숙향

2019-01-16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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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세계명작산책] 10-3. 성장과 눈뜸..

3-1. 스티브 빈센트 베네, 조니 파이와 바보귀신 - 삶에 대한 눈뜸과 죽음과의 친화
- 어릴적부터 바보라며 놀림을 받던 조니 파이가 집을 뛰쳐 나옵니다. 몇 차례 경험을 쌓은 후 사환으로 들어간 가게에서 주인으로부터 성실함을 인정 받아 급여도 오르고 다른 일도 배우게 됩니다. 어느 날 그는 그의 생각을 지배하는 바보귀신으로부터 받은 영감으로 인해 다시 여행을 떠나겠다고 주인에게 말합니다. 주인은 월급 때문이라면 더 주겠다며 만류하지만 그는 단호합니다. 헤어지기 전 주인과의 대화는 의미가 있습니다.

조니: 주인님, 괜찮으시다면 한 가지만 대답해 주시겠습니까? 만일 제가 계속 이곳에서 일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상인: 그것 참 어려운 질문이군. 난 별로 자화자찬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이것만은 말할 수 있지. 나는 어렸을 때 가게 청소부터 시작했단다. 야심에 가득 찬 똑똑한 젊은이인 너 같은 친구가 여기서 일을 계속한다면 나처럼 성공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나?
조니: 어떻게 성공하셨는데요?
상인: 글쎄, 나는 자랑하기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것은 네게 이야기해줄 수 있지. 10년 전 나는 이 마을에서 가장 부자였고 5년 전에는 우리 군에서 가장 부자가 되었지. 이제 5년 후쯤 나는 우리 주에서 가장 부자가 되는 꿈을 가지고 있단다.

- 이 말을 하면서 상인의 눈은 약간 빛났으나 조니는 그의 얼굴을 무덤덤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턱은 바위처럼 단단했으나 얼굴 혈색은 좋지 않았으며 피부는 축 늘어져 있었다. 바로 그 순간 조니는 문득 지난 일 년 반 동안 같이 지내면서 손님과 거래할 때를 제외하고는 그가 진정으로 스스로를 즐기며 사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조니: 죄송합니다. 주인님. 그러나 그것이 성공이라면 저는 정말로 떠나야겠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바보귀신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중인데 만일 제가 여기에 계속 머물면서 주인님과 같이 된다면 그가 곧 저를 잡으러 오고 말 것입니다.
상인: 이 건방진 풋내기 같으니라구! 이 돈 가지고 당장 꺼져버려.

숙향

2019-01-15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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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용찬, [실전 퀀트투자 - 수익률을 확인하고 투자하라 in 2019].. 숙향이 사용하지는 않지만 퀀트 투자는 시장 수익률 이상을 얻을 수 있는 유용한 투자법이라고 생각합니다. 2/3쯤 읽었는데 쉽게 읽히는 책으로 간혹 상식 혹은 통념과 전혀 다른 결과를 제시하는 통에 당황스러운 경우도 만났습니다. (6)

다양한 투자지표를 사용했고 굳이 퀀트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저자가 제시한 통계자료는 경험상으로 이럴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옳았음을 확인하는 즐거움이 있었고 앞으로 활용할만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고ROE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이 저ROE 기업들로 포트폴리오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는 투자수익률을 보여준 것은 역시 시장에서 고평가되어 거래되기 때문입니다.

숙향

2019-01-1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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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76세로 타계한 스티븐 호킹의 유작, [스티븐 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에서 저명한 과학자들이 한결 같이 주장했듯이 세상을 창조한 신은 없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습니다. 책 소개 기사에 나온 호킹의 유언을 옮깁니다.

- 그러므로 발을 내려다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별을 바라보자. 눈으로 보는 것을 이해하려 하고 우주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을 품도록 노력하자. 상상력을 가지자. 삶이 아무리 어려워도, 세상에는 해낼 수 있고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일이 언제나 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상상력을 가두지 말자.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

숙향

2019-01-1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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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세계명작산책] 10-2, 죽음의 미학..

2-1 미시마 유키오, [우국] - 삶의 보완 양식 혹은 가치 부여의 수단
- 1936년 일본 육군의 청년 장교들이 일으킨 쿠테타 사건이 소설의 배경 혹은 모티브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것보다는 의리를 따르는 30세 중위인 남편의 할복 자살과 이를 따르는 23세 아내의 자결입니다. 소설 전개 과정은 독자로 하여금 자살 충동을 일으킬 정도로 아름답지만 할복하면서 펼쳐지는 이후의 장면은 할복한 중위가 생리현상을 억제하지 못하고 구토했듯이 잔인한 장면 묘사는 역시 그런 자살은 하기 싫어!가 됩니다.

이문열의 해설입니다.
- 어떤 삶은 죽음에 의해 완성되거나 가치를 부여받는다. 이때 죽음은 삶을 보완하는 양식 혹은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수단이 된다. [우국]에서 미시마 유키오가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는 다케야마 중위의 자결이 바로 그러하다.
- 2.26사건은 중위가 한 무사로서 가장 상위에 두었던 두 개의 가치-충성과 신의-가 충돌을 가져오고 그의 삶은 근원적으로 위협받게 된다. 그가 한 가치를 선택할 경우 그가 소중하게 품어 온 삶의 의의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삶을 지키기 위해 선택하는 것이 바로 할복이란 수단이다. 삶을 비교적 훼손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중단시킴으로써 자신이 믿는 완성에 근접하려는 결의이다.
- 그렇게 되면 그에게 있어 죽음이란 비극이 아니라 미학이 된다. 피할 수 없는 자연의 한 과정이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연출하는 신성한 의식이 된다. 죽음은 살아서는 훼손당할 수밖에 없는 삶의 의미를 보완하고 확정하는 수단이다.

2-3 헤르만 헤세, [크눌프] - 삶의 최종심(最終審).. 대화 일부..
크눌프: 우리가 깊이 생각한다는 것은 별로 보람이 없네. 인간이란 생각에 따라서 행동한다기보다 오히려 마음 내키는 대로 자기 길을 가고 있는 거라네. 그리고 우정이나 연애 같은 것은 내가 깊이 생각한 것과 같을 걸세. 결국 인간은 각기 자기의 세계를 갖고 있네. 타인의 침범을 불허한단 말이야. 사람이 죽는 경우도 예외일 수 없지. 사람에 따라서 하루, 한 달, 혹은 일 년쯤 울고불고하겠지. 그러나 결국 다 잊고 말거든. 그리하여 죽은 사람만이 관 속에서 고향도 친지도 없는 젊은 직공처럼 혼자 누워 있기 마련이 아니겠나.

나: 이 사람아, 그 기분 나쁜 소린 집어치우게. 우리는 <인생은 결국 의미를 가져야 한다>고 종종 말해 오지 않았나. <악하고 원수가 되는 대신에 착하고 친절을 베풀면 그만큼 보람 있는 인생이다>라고. 만일 지금 자네 말을 긍정한다면, 사람은 도둑질을 하든 살인을 하든 결국 똑같이 된단 말이야.

크눌프: 아니지. 그건 이야기가 다르네. 자네가 만일 사람을 만나는 대로 무조건 쳐 죽여 보게. 그리고 노랑나비에게 독이든 나비가 되라고 호통을 쳐보게. 자네는 남의 조소거리가 될걸세.

나: 그런 의미에서 한 말은 아닐세. 그러나 모든 것이 다 허망하다면 올바르고 성실하게 산다는 것이 무슨 의의가 있겠나. 황색도 청색도 결국은 다 함께 사라지고 선도 악도 속절없다면 세상엔 선하고 값진 것이 있을 수 있겠나 말일세. 인간은 누구나 숲 속의 짐승들처럼 본능 그대로 살아가도 무방하지 않겠나.

크눌프: 아, 어떻다고 할까? 필경 자네 말이 옳을 걸세. 모든 일들이 우리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부질없이 그 점에 대하여 고민하는 모양일세. 그러나 일이 그렇게 외부의 힘에 의해 이루어졌을 경우에도 죄가 성립될 수 있거든. 우선 나 자신이 그것을 긍정하니 말일세. 그리고 선을 행하고 나면 마음이 편하고 양심이 흐뭇해지는 것을 보니 선은 역시 올바른 것임은 사실이야.

숙향

2019-01-0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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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세계명작산책] 10-1, 사랑의 여러 빛깔..

1-5 토마스 하디, [환상을 좇는 여인] - 외날개의 새.. 이문열의 해설 중 일부를 옮깁니다.
- 사랑은 그 자체와 지극히 혼동하기 쉬운 두 개의 유사물(類似物)을 가지고 있다. 육욕과 환상이 그러하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또한 사랑의 두 날개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사랑은 그 두 날개 중 어느 것이 없어도 온전하게 날지 못한다.
- [환상을 좇는 여인]은 바로 그런 불구(不具)한 사랑과 그것이 빚어내는 엉뚱한 비극이다. 여주인공 엘라는 겉보기에는 유복하면서도 별 특징없는 유부녀지만 내면으로는 엄청난 열정과 욕구를 지닌 여인이다. 남편은 현실적으로는 유능하고 합리적인 사람일지 몰라도 시(詩)를 숭앙하는 엘라에게는 다만 물질적이고 둔감한 속인으로만 느껴진다. 요컨대 육욕은 채워줄 수 있어도 환상을 품게 할 수는 없는 인간이었다.

1-6 바실리 아크쇼노프, [달로 가는 도중에].. 주인공 바실리 키르피첸코가 벌목 노동자로 일하는 곳은 사할린입니다. 휴가를 맞아 모스코바 여행을 위해 하바로브스크에서 탄 비행기에서 만난 스튜디어스에게 빠져 모스코바와 하바로브스크를 몇 차례 왕복하는 짝사랑(?)을 얘기합니다. 사랑의 양면성을 싱싱하게 형상화한 단편으로 수작이라는 이문열의 해설보다 바실리가 여행하는 지역과 단 한번 지명으로 언급되는 오하 등이 숙향에게 익숙한지라 이 단편을 읽었다는 자욱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