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법인계좌에선 절세 차원에서 평가손이 나 있는 종목에 대해 매도하고 있습니다. 실제 손실을 현실화하는 작업입니다. 세법상 장부상 평가익이 나 있더라도 매도하기 전에는 이익을 계상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법인 보유주식은 모두 평가익이 나 있으므로 내년초엔 엄청 편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역 Window-dressing 작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세무사를 하면서 법인의 세무를 봐주는 친구는 '작은 회사에서 뭘 신경쓰느냐'고 하지만 제 입장에선 최대한 그럴듯하게 절세를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아마 미국처럼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나라에서는 연말에 세금 조정을 위한 매매가 일상화되어 있지않을까 싶습니다.
종목 한 개는 결국 매도하지 못했습니다. 매도손실도 불과 몇 십만원이고...계속 저가 매수하고 있는 녀석을 매도한다는 것도 맞지 않는 것 같아서, 인건비를 늘리는 것으로 절세에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인건비를 늘리면 당장 종합소득세가 많이 나가서 불리한 것 같지만, 장차 자금출처 등 유리한 면도 많이 있습니다.
이한구가 경제성장률 7%가 가능하다고 했군요. 마구잡이로 돈 끌어다 마구 파 헤치면 가능할 수도 있겠죠. 이한구, 이 사람을 보면 대우의 악몽이 생각나서 몹시 불안합니다. 대통령이 누가 되든, 그것은 우리나라의 운명이고, 저는 우리나라의 저력을 믿습니다. 그렇지만 제 돈을 투자하는 입장에서, 지금보다는 훨씬 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읽고 블로그에 밑줄 친 내용까지 올린 '글로벌 머니 매니저들의 아침회의(Inside the House of Money)'에서 대단한 Trader들의 가장 큰/기억에 남는 실수는....대부분 Timing을 지적했습니다. 방향/생각은 맞았는데, 좀 빨랐다는 건데요. 레버리지를 많이 사용한다든지, Loss-Cut의 제약으로 인해 손절매를 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타이거펀드의 몰락인데(경우가 좀 다를 수 있네요. 수익률 하락에 따른 펀드자금 환매가 이유가 될 수 있겠습니다), 비정상적인 닷컴주의 버블에 대해 매도로 맞섰지만, 끊임없이 올라가는 주가에 버티지 못하고 펀드 해산을 하게 됩니다. 하필이면 해산한 그 달, 나스닥 지수는 꼭지를 치고 하락을 시작했습니다. 공매도의 위험입니다.
소로스만큼 대단했던 줄리안 로버트슨이었지만, 거품이 언제 꺾일 것인지 시간은 맞출 수 없었습니다. 대신 소로스는 당초의 기술주에 대한 매도에서 정반대로 돌아서면서 엄청 이득을 얻게 됩니다. 장기적으로 맞는 견해라도, 아직은 아니라면, 생각을 바꾼 것이죠.
레버리지의 위험과 함께 거품의 붕괴 시점은 어떤 대가도 맞출 수 없음, 겸손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일면, 평범한 진리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편, 할 수만 있다면, 기다릴 수 있는 가치투자자의 투자자세가 얼마나 편한지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타이밍이 중요하기 때문에 차트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였을테고, 이로써 주가의 대부분이 해석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차트를 보며 매수나 매도 타이밍을 챙겨보기도 합니다. 아무리 저평가된 기업이라도 오를 때가 되어야 오름을 알고 있습니다. 그분이 나타난 것이죠. 그 분을 찾기 위해 차트에 의지하는 모양입니다. 저는 그렇게 찾는 방법은 알지 못합니다. 다만 나름대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저만의 차트는 있습니다.
타이밍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모두가 투자의 결실을 빨리 얻기 위함입니다. 증권TV의 소위 전문가라는 분들은 모두 차트를 이리저리 그어가면서 설명을 합니다. 그렇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 않음 또한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이채원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었죠. '나도 빨리 결실을 얻고 싶다. 그걸 모르니 사놓고 기다릴 뿐이다.'
피셔님이 말씀하셨던가요.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고요. 편하게 잘 수 있을 만한 자금으로 편안한 기업의 주인이 된다면 투자에 있어 굳이 타이밍은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기업에 대해 공부하고 대가의 책을 읽으면서 때로는 차트도 살펴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빨리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 열심히 궁리하고 있습니다.
저는 편안한 자금(잃어도 되는 자금이라지만 세상에 그런 자금은 없을 겁니다)으로 편안한 기업(가격에 비해 저평가된 기업이겠죠) 만으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맘대로 되지 않더라도 오랫동안 기다릴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집에 들어왔더니, 벤처회사 한 곳에서 안내문이 와있네요. 자본을 완전 잠식하고 자기자본이 마이너스인데, 전액 무상감자를 한후에 다시 유상증자로 회사를 살리겠다고 하는군요. 소액주주 보호차원에서 액면가 500 원의 주식을 100 원에 매수하겠다고 하는데...제가 받을 금액은 250,000 원입니다. 2000 년도에 1 천만원을 투자한 기업이니까 투자금액의 2.5%를 돌려받게 됩니다. 투자손실 97.5%가 되는데, 저로선 어차피 몇 년전에 장부가 '0'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25 만원은 고스란히 'B-Fund'의 자산으로 편입할 수 있는 특별이익이 됩니다.
벤처투자 전성기에 상당한 금액을 묻지마 투자하면서 30 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했었는데, 성공적으로 상장까지 가면서 차익을 얻었던 기업은 3 개 정도입니다. 한 회사는 상장된 후 1 년 정도 지난후에 상장폐지 되면서 엉뚱한 분들께 피해를 입히기도 했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파워로직스는 투자금액도 컸기에 다른 투자손실을 상당폭 만회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투자기업은 벌써 사라졌고, 아직 살아있는 기업은 3 개 정도인데, 한 곳 말고는 별로 희망이 없어 보입니다.
벤처투자에서 10%만 성공하면 성공이라는 말이 유행했었는데, 제 경우를 보면 실제 그럴 수 있었습니다. 파워로직스 한 곳만 제대로 매도했다면 나머지 30 개 이상의 투자기업에 대한 투자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었거든요. 지금이라면 그렇게 어리석은 투자는 하지 않았을텐데, 제 경우엔, 정말 많은 실수를 하면서 배워야 하는 모양입니다. 시간은 자꾸 흐르고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선 끊임없는 공부와 노력이 필요함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벤처투자에 대한 역사를 얘기하자면...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아마 군대 얘기 만큼 되겠죠^^
개인적으로는 상당폭 만회했지만, 다른 인간에 대한 투자로써 또 한번 코피가 터졌죠. 공명님의 말씀처럼 몇년이 아닌, 아직까지 고생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회상하길, 아마 2000 년 ~ 2009 년 - 제게는 잃어버린 10 년이 될 것 같습니다.
포토에서 한전의 비중이 가장 높았는데, 지난주와 오늘의 반등을 이용해서 일부 줄이고 있습니다. 어쩌면 오늘 중으로 1 위와 2 위가 바뀔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곳곳에서 한전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이 이제 상승할 때가 된 모양입니다. 제가 팔아 줌으로써 주가 상승에 가속도가 붙어줄 것을 기대합니다.
지난 5 월말에 집사람이 저 몰래 불입하고 있던 주식형펀드를 해약한 후 남편의 실력을 믿고 맡겼던 0.1 억원으로 한전 70%와 대덕GDS(우) 30% 비중으로 매수했었습니다. 내내 마이너스로 체면을 구기게했던 0.1 억 펀드도 이제 플러스 수익률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아마 본 계좌는 내년에도 매매할 일이 없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12 월 들어서면서, 제 펀드들이 몹시 변태스럽습니다. 지수가 상승하는 날은 펀드평가수익률이 하락하고, 지수가 하락하는 날에는 평가수익률이 상승하곤 합니다. 오늘도 포토의 1~4 위 기업의 주가가 모두 상승하는 통에 지수가 꽤 하락하였지만, 도리어 그 만큼 평가수익률은 늘어났습니다. 감히 '변태펀드'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