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에서 저녁 먹고 TV를 보고 있을 때였다.
이제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나도 모르게 아주 자연스럽게 방귀를 연달아 꼈다.
집 사람이 갑자기 같이 보다가 다른데로 간다.
나는 별 생각없이 다시 TV를 보면서
또 한번 방귀를 꼈다.
참다 못한 집사람이 한마디 한다.
"똥을 깔고 앉았나? 왜이리 냄새가 지독해?"
사실 요즘 집사람이 내게 유난히 잘해주려고 한다.
왜 그러지?
이제 나 말고는 팔릴데도 없다는 자기 주제를 깨닫았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몇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이번 여름 휴가때 좀 무리해서
좋은 리조트로 데려다주었더니
히히거리며 좋아하더라.
또 얼마전 결혼기념일 때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좋은 식당에서
잘 먹여주었고
얼마전 애들 학원 더 보내고 싶다고 해서
군말없이 허락해 주었더니
젊을 때는 비리비리하고 별 쓸모없던데
이제 사람 구실 좀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여자들, 특히 마누라는 좀 단순한 측면도 있다.
중요 기념일때 챙겨서 식사나 선물해주고
휴가때나 가족들 같이 하는 행사때 좀 더 신경쓰고
애들에게 하고 싶은대로 좀 해주면 대체로 행복해한다.
나는 주식시장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위에서 말한 모든 것을 하기 위해서는
회사에서 받는 봉급가지고는 턱도 없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 참여하지 않은 수많은 샐러리맨들은
매달 꾸준히 나오는 급여를 아끼고 쪼개고 해야
과외나 외식, 여행을 힘들게 할 수 있으니
주식투자 덕택에 이런 제약을 덜 받아도되니
나에게는 축복과 같다.
하지만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은 주식시장에도 통한다.
주식투자로 번 돈이 가장 고마울 때는 백만원, 2백만원 벌 때인 것 같다.
이정도 규모의 돈은 마치 보너스 타는 기분에
친구들과 식사 한번, 가족들과 좋은 곳에서 외식, 여행갈 때 좀 보태쓸수 있고
쓴 돈의 규모대비 효용은 매우 크다.
그러나 수익규모가 백만원에서 천만원, 억대로 넘어가면
돈을 써도 처음 투자 때의 감흥이 별로 없다.
어짜피 내 주머니에서 넣고 쓰는 것도 아니고
확률적으로 내가 개인적으로 쓰기보다는
집사람이나 다른 사람이 쓸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미 나혼자 컨트롤 할 수 있는 범위를 점차 넘어선다.
돈은 똥과 같아서
좀 쌓아놓으면 냄새가 나는지
똥에 파리가 달려들듯이
이상한 사람들이 많이 몰려든다.
반지의 제왕에서 선한 사람도 반지만 보면 악마처럼 변하듯
주위에 있던 멀쩡한 사람도 뭐가 씌었는지 변한다.
나의 경우 우리 집사람이 그렇다.
나의 투자 수익률에 관심을 계속 보이며
좀 벌었다 싶으면 반지나 보석, 백, 그것도 안되면 구두라도 건지려한다.
그정도는 애교다.
몇년간 연락없던 친구가 찾아오고
가족, 친척들
아니면 먼 친척이 외국에서도 찾아와서 돈을 빌려달라고 한다.
안 빌려주면 인간관계에 상당한 영향이 올 것이다.
요즘 오랫동안 직, 간접적으로 알고 투자하던 분들 가운데
많은 돈을 버신 분들이 생겨나고 있고
그 분들중 일부가 언론 인터뷰를 하거나
지분 신고를 하는 분들을 본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솔직히 나로서는 왜 그러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멀쩡히 같이 잘 지내던 동료들도 부러움 반, 시기 반 해서 이상한 눈으로 보고
그러한 기사가 실린 곳에 이상한 댓글이 달리고
'거짓말이다' '진짜인지 검증해야한다' '복 모씨와 같은 류가 아닌가'하는 불필요한 욕을 먹는다.
주식투자자로서 수익도 잘 올려야 하지만
잊지않아야 하는 것이
얼마를 벌었는지에 대해 가족들에게도 말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돈이 있다는 것을 알면
열심히 학교다니던 애들이 느슨히 공부할 것이요,
직장에서는 동료들이 취미로 회사다닌다고 뒷담화를 할 것이요.
돈 때문에 친척, 친구들과 의를 상하는 일도 생길 것이 때문이다.
돈을 많이 벌었으면
냄새나는 똥을 치우듯이
조용히 주위에 열심히 베풀던지
아니면 배가 아프고 방귀가 좀 나오더라도
싸지 말고 배안에 좀 쌓아두다가
조용히 화장실에 가서 처리하는 것이
주위에 순진한 사람이 돈에 물들지 않도록 보호하는 길인것 같다.
* 투자실패를 부르는 7가지 결함: 근시안적이다. 손실공포감이 강하다. 무리짓기를 좋아한다. 미래를 알수있다고 착각한다.
자신 능력을 과대평가한다. 최근정보에 과잉반응한다.
- 일반투자자들은 투자금을 줄여야할 강세장 막바지에 투자금액을 늘리는 실수를 해서 큰 손실을 입니다.
(즉 큰 시세가 나고 나서는 투자금을 늘려서는 안되고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 1999년, 2007년)
- 일반투자자들은 최근의 단기악재에 민감히 반응해서 싸게 매도하는 실수를 범한다.
* 바보라도 이익을 내는 BM : 카지노와 보험회사(인플레에 강하다 / 설비투자 불필요)
* BM이 좋은 회사는 불황일때 투자해야
* 문어발식 경영으로 망한 회사는 있어도 구조조정으로 망한 회사는 없다
- 구조조정 효과가 확인되는 시점은 늦다. 어느정도 불확실 상태라야 싸게 살 수 있다. (조선?)
* 주식을 싸게 사는 것이 어려운일이 아니라 싼 주시이 오를때까지 참고 또 참는 것이 진짜 어려운 일이다.
* 거래량이 폭발할 때는 빠져나올 때이지 들어갈 때가 아니다.
* 투자할 종목보다 투자하지 말아야 할 종목을 아는 게 더 중요하다.
* 첨단분야에서 한 제품만 의존하는 기업은 위험하다(레인콤)
* 모든 오너는 기본적으로 부정직하다.
* 공기업이 민영화되고 대주주가 민간으로 넘어가면 무조건 투자해야 (SK텔레콤)
* 우리나라 주식중 크게 오른 종목은 유상증자가 없었다.
*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종목은 장기투자하지마라: 철강, 자동차, 화학, 정유, 조선, 항공
* 차별성이 없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투자조심: 철강, 시멘트는 3년이상 계속 큰 돈 벌기 어렵다. 항상 초과공급상태
* 한국은 5대 상품으로 먹고산다 :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조선, 컴퓨터(가전)
* 거북이 투자법: 자산가치(PBR), 수익가치(PER), 성장성(ROE/PER)
* 경기순환주는 저PER 투자에 주의해야: 조선, 철강 / PER가 낮을때는 호황이며 이때는 주식을 팔때지 살때가 아니다.
* 주식을 살때: 경영진이 매수시, 거래량이 작을때, 시장이 폭락할때 (20%이상), 애널리스트가 제쳐두었을때, 경기순환주 고PER
- 거래량이 폭발할 때는 팔아야 할때이다.
- 애널리스트가 모두 좋다고 하는 주식은 먹을 것이 별로 없다.
- 경기순환주(자동차, 철강, 반도체)는 저 PER 일때 꼭지이다.
* 주식이 아닌 때를 사라는 말은 단기투자자에게 해당되며 들을 가치가 없다.
* 한 종목에 30% 이상 투자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투자 종목수를 최대 10종목을 넘기지 않을한다.
- 투자에서 이익을 내려면 하나를 알아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수는 시세의 무서움을 알고 겸손하다.
외국에 자주 나가 살다보면
한국에서는 잘 모르고 지나던 것들을
보다 잘 알게되는 경우가 있다.
한국에서는 나이를 한달이라도 더 먹은 것이
큰 벼슬이나 되는 것처럼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
몇 년전에 지하철에서 70대 노인과 60대 후반 노인이 서로 싸우는 것을 본적이 있다.
아마도 경로석에 누가 먼저 앉았는 것으로 다툰 것 같은데
내눈에는 두분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으로 누가 나이가 더 많은지 잘 모를 정도였는데
서로 목소리가 커지다가 시비가 되니
한 노인이 "너 몇 살이야?"라고 소리를 꽥 지른다.
그러다 서로 나이를 확인하더니
70살 노인이 하는 말이 "나이도 어린놈이 버릇없이"라고 윽박지른다.
내가 옆에서 보기에는 70대 노인이 늦게 와서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잘못한 것인데
나이가 단지 몇 살 많다는 이유로 60대 노인에게 오히려 야단치려 하는 것이 너무 어이없었다.
나이로 모든 것이 다 용서되면 자기가 잘못해놓고 어린 사람을 주어패고 윽박질러도 된다는 말인가?
그래서인지 나는 나보다 아무리 어려도 20세가 넘은 성인이면 함부로 말을 놓지 않는다.
20살이 넘었으면 좀 경험이 적다고 하더라도 사리분별이 되고 독립적인 성인이며
어떤 분야에는 나보다 나은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에서 서로 친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우선 민증부터 까고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 형, 적으면 동생으로 부르면서
형, 동생하면서 지내야 하는데
나의 말을 잘 놓지않는 버릇이 사회생활에 장애가 되는 경우도 많지만
이런 버릇이 어느덧 몸에 배였다.
주식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투자경력이 20년이야'
'내가 처음 주식투자할 때는 이랬어' 하면서
주식투자 경력과 나이를 통해서 인정받아 보려는 사람들을 만난적이 몇 번 있었다.
그런 사람일 수록 별로 노력하지도 않고 수익률도 별로 였다.
오히려 이제 주식시장에 대해서 눈을 막 떠서
질문도 많고 열심히 분석도 하고 노력도 하는 20대가 훨씬 나았다.
2001년인가 IT 버블이 꺼지고 시장이 흉흉할 때
팍스넷을 검색하다가 '낭중지추k'라는 필명을 가진 블로거를 알게되었다.
성장주나 챠트에 집착하던 시장 분위기와 달리
한섬, 하나은행, 부산가스 등 가치주, 배당주에 대한 글을 읽을면서
이 사람이 도대체 누굴까 하는 마음에
글을 추적하다보니 서울대 경영학과에 다니는 대학생임을 알게되었다.
그래서 같은 과에서 근무하던 경험이 많은 한국은행 조사역께
이 친구가 대학생이지만 참 투자에 대한 일가견이 있는 것 같다고 알려드렸더니
그 분의 반응이 "쳇, 대학생 녀석들이 알면 뭘 많이 알겠어" 하면서
깡그리 무시해 버리는 것이였다.
나는 그 대학생 글이 너무 마음에 들고
나보다 가치분석 측면에서는 훨씬 낫다는 생각에
그 대학생이 하던 동아리에도 온라인으로 가입하고
매월 올라오는 동아리 주식글을 찾아 읽으면서
온라인으로 많이 배웠다.
그리고 동아리에서 신문도 발간하길래 10만원 내고
구독도 하고, 한번 만나서 식사라도 할 요량으로 메일도 몇 번 주고 받았다.
그 친구를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지만
온라인 상에서 대학생 동아리의 활동을 따라가면서
그레이엄, 워렌버펫, 챨리멍거, 템플턴, 피터린치를 알게 되었고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고 그동안 주식판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밑거름을 마련했다.
나이는 나보다 한 10년 어릴지도 모르지만 내겐 정말 고마운 선생님이었다.
그 대학생은 친구와 함께 졸업 후에 자문사를 차렸고
지금은 성공해서 몇 천억을 굴리는 펀드매니저가 되었다.
내가 이제 만나려해도 만나기 어렵겠지.
그때 대학생이었던 VIP투자자문의 김민국 대표는
요즘 욕도 많이 먹고 있지만 내겐 가치투자 스승이다.
요즘도 가끔씩 20~30초반의 열정이 넘치는 친구를 보면
가슴이 설렌다. 저 친구는 10년후에 얼마나 커져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 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에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곳에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