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봉래 외부필자

 

 

강세장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물론 여러 사람들이 늘어난 계좌잔고를 보며 흡족해 할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에 강세장은 주식 분석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증권전문가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강세장에서는 종목 추천의 성공률이 워낙 높아, 많은 전문가들이 자신이 추천한 종목을 자랑하며 모여든 청중들이 추천 종목과 펀드 추천을 원한다. 나 역시 주위에서 많은 추천 질문들을 받았고 몇몇 기업들과 펀드를 추천했다.

하지만 약세장에서는 이런 추천 분위기가 정반대로 변하게 된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추천 종목이나 펀드를 원하지 않는다. 이제 나에게 들어오는 질문들은 손절매에 대한 것이 90% 이상이다.

"손절매를 어떻게 하시나요?" "어떻게 하면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 사실 이런 손절매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 쯤이면, 이미 주가는 급락해 있어 손절매를 말하기에는 늦은 시점인 경우가 많다. 이미 20% 이상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에게 10% 손실이 나면 손절매하라고 이야기 하는 건 의미가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단순한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절매는 하지 않는다.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그 기업을 선택할 때의 투자 아이디어가 여전히 건재하다면 오히려 주식을 더 매입할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식을 팔 때는 투자 아이디어가 처음과 달리 어긋나 훼손되었거나 다른 더 좋은 투자 기회가 보여서 옮겨갈 때이다. 기업과 그 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투자한 기업 중 20% 정도는 투자 아이디어가 훼손되곤 한다.

손절매는 손실을 제한시킨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손절매는 수익도 제한시킨다. 나는 POSCO의 주식을 3년간 보유하고 만족스런 수익을 얻었다. 하지만 대기업인 POSCO 역시 3년간 10% 이상의 하락을 열 번은 겪었다.

만약 내가 10% 하락시 손절매를 했다면 그 때마다 주식을 매도해야만 했을 것이고, 나는 좋은 기업에 투자하고도 투자 수익은 커녕 손실을 냈을 것이다. 기업 가치가 흔들리지 않는 이상 그리고 현재 주가가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이상 좋은 기업의 주식을 팔아서는 안 된다.

일단 손절매를 하고 더 떨어지면 사도 되지 않냐는 주장도 있지만 항상 그렇게 일이 잘 풀리지 만은 않는게 투자이다. 모든 투자자가 자신이 매각한 가격보다 훨씬 더 낮은 가격에 매입하려 하는 심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손실이 난 기업은 별로 보고 싶지도 않기 때문에 점점 더 신경을 쓰지 않게 되고 결국 관심권에서 벗어나 버린다. 만약 주가가 자신이 매각한 가격보다 올라가기라도 한다면 매도한 주식을 다시 보유하기란 더욱 어려워진다.

나와 달리 손절매를 투자의 절대적인 원칙으로 삼는 투자 고수들도 많지만 그러한 고수들은 손절매를 할 때 타인에게 묻지 않는 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손절매를 하려면 자신의 감정과 타인의 의견을 배제하고 자신이 주식을 매입한 가격에서 주가가 일정 이상 떨어지면 기계적으로 주식을 정리해야 한다.

타인에게 손절매를 해야할 지 말아야 할 지 묻는 시점에서 그건 이미 손절매가 아니라 자기 결정을 포기하고 주위 의견에 흔들리는 뇌동매매에 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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