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봉래 외부필자

 

 

증시에서 기업을 발굴하는 건 마치 우리가 초등학교 시절 소풍에서 자주 했던 보물찾기와 같다. 보물은 한정되어 있는데 “나” 외의 다수의 경쟁자가 참여한다. 덕분에 보물이 있을 거라고 확신이 드는 곳에 가면 이미 경쟁자들이 득실거리고 있다.

결국 가장 효율적인 발굴방법은 다른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부터 먼저 살펴보는 것이다. 어차피 주식시장에서 다수가 관심을 가지는 기업의 정보는 노력하지 않아도 귀에 들려오게 되어 있다.

시가총액 대형주들과 대체에너지, 바이오, 남북경협 등의 테마주들은 입소문이 돌고 돌아 테마 붐이 불 때는 전혀 해당산업에 관심이 없던 투자자들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우선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기업은 현재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으나 뛰어난 가치를 가진 기업이다.

그런 이상적인 기업이 과연 남아있을까?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아주 많다. 시장 의견이 없는 수많은 우량 기업들이 국내 증시에는 존재한다. 시장 의견이란 각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이 내놓은 매수, 보유 등 투자 의견을 의미한다.

증권사 한 곳 만으로는 시장이라 부르기 부끄럽기 때문에 적어도 두 곳 이상은 있어야 한다. 이런 시장 의견이 나오는 기업, 즉 보고서가 여러 증권사에서 작성되는 기업은 많아야 100여곳에 지나지 않는다. 전체 상장기업이 1680여곳에 달하는 걸 감안할 때 터무니 없이 적은 수치이다.

수천 가지의 기업 중 몇몇 종목에만 보고서가 한정되는 이유는, 주식시장은 선거처럼 모두가 공평한 표를 들고 있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이다. 각자 투자금이 다른 주식시장에서는 다수의 개미투자자보다 소수의 기관투자자가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증권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의 역할은 이런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정보를 제공하여 매매를 유도하는 것이다. 따라서 애널리스트 대부분은 기관투자자의 자금규모로 투자가 가능한 유동성이 풍부한 종목 보고서를 쓰게 된다. 이 단계에서 가치있지만 거래가 잘 되지 않는 수많은 기업들이 버려지게 된다.

그럼에도 이러한 시장 의견은 경제신문, 투자정보업체 등 2차 정보 매체들을 통해 사람들에게 퍼져간다. 투자정보를 작성하는게 아니라 전달을 해야하는 경제신문의 입장에서는, 공신력 있는 증권사 여러 곳이 보고서를 제출한 기업에 대한 정보를 먼저 제공하려고 한다.

그 편이 정보가 잘못되어도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매체들의 정보는 투자를 하다보면 좋든 싫든 우리 귀에 들려오게 된다. 이런 정보들은 잊어버리려 해도 무의식중에 박혀버려, 결국 자신이 분석하지 않고 주식을 매수하는 사람들은 시장 의견에 무의식적으로 따라가게 된다.

그럼 우리는 간단한 방법을 사용해서 시장 인기 기업들을 걸러낼 수 있다. 각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이 제공하는 보고서의 숫자를 세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실적발표 기간은 3개월이니, 최근 3개월동안 해당기업에 대해 레포트를 제출한 증권사의 수를 세면 된다.

우리나라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22곳의 증권사에서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분석가들이 지속적으로 살펴보는 기업이기 때문에 3개월 실적발표때 뿐만아니라 특별한 뉴스가 나올때마다 관련 보고서가 나온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보고서가 실적발표때마다 나오지 못하고 1년정도 나오다 그만두게 된다.

따라서 최근 3개월동안 보고서를 제출한 증권사 수가 2곳 이하라면 그 기업은 대형 기관투자자들에게 거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봐도 좋다. 3곳 이상의 증권사가 다루는 기업은 다른 증권사에서도 한 번 정도 검토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증권사 보고서 작성 시점 자체도 한 발 늦을 때가 많다는 걸 감안한다면, 증권사가 다루지 않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한 발짝 앞서가는 투자가 된다.

증권사들의 레포트는 각 증권사 홈페이지에서 고객에게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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