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제출용으로 짧게 쓴 리서치입니다. 리서치라기엔 많이 부족하고 게다가 아직 자신이 가지지 않은 기업을 소개하려니... 뭔가 양심이 푹푹 찔리네요. 그래도 이왕 쓴거 집에서 썩히느니 올립니다 ^^
[리서치] 안철수연구소 2004. 9. 21. by 우 봉 래(Sapere)
1. 서론 ~ 안철수연구소
“(컴퓨터) 방역과 보안에는 돈을 아끼면 안 돼.”
이 글은 필자가 자주가는 블로그가 해킹 및 바이러스의 집중공격을 받고 모든 자료가 날아간 후 주인장이 올린 글이다. 이미 컴퓨터 보안은 기업이나 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터넷 서버기능을 어느정도 다룰 수 있는 컴퓨터 중수들에게도 보안은 자신의 귀중한 자료를 보호하기 위해 필수이며, 보호할 자료가 없더라도 전자상거래에서 비밀번호 및 개인정보의 유출을 막기 위해 컴퓨터 보안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중요한 보안시장의 60%를 과점하고 있는 업체가 우리에게 친숙한 안철수연구소이다.
2. 강력한 브랜드 ~ 시장지배력
컴퓨터를 MS-DOS시절부터 사용해온 사람이라면 잊지 못할 백신 프로그램이 있다. 그 이름 V3. 약 10년전에 모든 바이러스 걸린 컴퓨터의 구세주였던 백신이다. 안철수연구소는 당시 V3 백신을 개발했던 안철수씨가 CEO겸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로 V3의 브랜드를 그대로 이어받고 있는 회사다. 그 강력한 브랜드파워는 아래의 시장점유율이 증명해 주고 있다.
● 국내 안티바이러스 시장 점유율 현황
|
|
2001년 |
2002년 |
2003년 |
|
점유율(%) |
점유율(%) |
점유율(%) | |
|
안철수연구소 |
64 |
61 |
62 |
|
트렌드마이크로 |
16 |
8 |
7 |
|
하우리 |
14 |
15 |
20 |
|
시만텍 |
5 |
7 |
4 |
|
기타 |
1 |
9 |
5 |
|
합계 |
100 |
100 |
100 |
(출처: IDC 및 안철수연구소)
만약 여러분이 컴퓨터 보안을 위해 백신 프로그램을 구매한다면, 어느 기업의 제품을 선호할까? 모든 보안 산업이 그렇듯, 만드는 회사의 제품을 신뢰할 수 있는지가 주된 기준일 것이다. 어차피 돈을 주고 구매하는 백신이라면, 고가라도 확실한 방벽을 원하지 않겠는가? 안철수연구소는 자그마치 10년의 역사를 가진 V3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초창기의 V3는 무료 배포여서 당시 컴퓨터를 쓰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V3을 써봤거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당시 사람들의 V3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는 지금까지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브랜드형 기업으로 손색이 없는 기업이다.
3. 뛰어난 비즈니스 모델
안철수연구소의 매출의 97%는 V3 백신 프로그램 및 기타 솔루션의 판매에서 나온다. V3백신에는 일반 CD판과 다운로드판이 있는데, 두 가지 모두 재고부담이 거의 없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제품이다. 게다가 컴퓨터 바이러스 및 해킹 프로그램은 계속 신종이 나오기 때문에 기존의 백신만으로는 곧 막을수 없게 되며, 이를 위해 업데이트 패치가 필요하다. V3의 패치 유효기간은 1년으로, 유효기간이 끝나면 업데이트 패치를 받을 수가 없어서 사용자는 위험에 노출된다. 따라서 V3 기존 사용자는 1년마다 계약 연장을 하게 되고(새로 프로그램을 사는 것 보다 계약 연장이 더 저렴하다.), 지속적인 안철수연구소의 수익원이 되는 훌륭한 사업 모델이다.
게다가 안철수연구소는 인기 만화인 “마린블루스”의 캐릭터를 V3의 인터페이스에 도입한 색다른 특별판 백신을 만들어 인기를 끌었고, 다른 컴퓨터 주변 장치들을 V3와 모듬으로 모아서 파는 등경쟁기업들에 비해 판매기술에서도 비교적 우위를 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백하지만, 마린블루스 버전의 깜찍함에 반해서 구매버튼을 누를뻔 했다….). 이런 보이지 않는 강점들이 다른 보안기업들(하우리 등)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안철수연구소의 견실한 흑자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 ||||||||
4. 그러나... 기술력은?
다음은 그리스의 모 바이러스 패턴 수집가가 테스트한 2004년 8월 세계 43개 백신(트로이 검색기를 포함하면 50개)의 성능 테스트 표다. 기준은 실제 바이러스들을 사용한 검색가능율로, 백신 성능의 척도라고 할 수 있으며, 가장 방대한 테스트로 여겨지고 있다. 길이상 톱3와 국내 백신 또는 한글화된 수입백신으로 한정했다.
|
Rank 1. Kaspersky Personal Pro version 4.5.0.58 - 99.09% 2. F-Secure 2004 version 4.71.5 - 98.77% 3. Extendia AVK Pro version 11.0.4 - 98.68%
8. Norton version 2004 Professional - 93.38% (시만텍-외국회사)
16. Virus Chaser version 5.0 - 89.07% (뉴테크웨이브-외국 기술제휴)
37. ViRobot Expert version 4.0 - 45.68% (하우리)
39. V3Pro 2002 Deluxe version SP2 - 42.33% (안철수연구소) |
아쉽게도 결과는 처참하다. 국산 백신업체인 안철수연구소와 하우리의 백신은 검색률에서 50%를 넘지 못하며 거의 마지막에서 기고 있다. 더욱 문제인 것은, V3와 바이로봇 순위상 앞뒤에 있는 백신들이 공짜로 쓸 수 있도록 공개된 쉐어웨어 또는 프리웨어라는 것이다. 그 중에는 개인들이 만들어 소스를 넷상에 공개해서 올린 것들도 다수 있다. 이 테스트 결과대로라면 국내 백신의 기술력은 외국의 무료백신 수준이거나 더 못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결과는 공인되지 않은 테스트에서 나온 것으로 무시할 수도 있지만,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백신 공인 사이트인 Virus Bulletin(http://www.virusbtn.com)의 평가를 보면 V3는 아직 윈도우 XP부분의 인증을 통과 못하고 있으며, 컴퓨터 서버용으로 중요한 리눅스 계열의 경우에는 신청도 하지 않은 상태이다. 통과한 것은 윈도우 NT 계열부문이지만, 윈도우의 보안은 취약한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보안이 필요한 곳에서 서버용 NT를 쓸 일은 없다. (평가 보는 곳 - http://www.virusbtn.com/vb100/archives/products.xml?table)
안철수연구소는 내수시장의 한계를 느끼고 일본, 중국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국내와는 달리 해외에는 V3의 브랜드 파워가 존재하지 않는다. 외국산 무료백신과 비슷한 기술력을 가진 V3가 해외에서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인가? 물론 위에서 쓴 바와 같이 보안시장은 회사의 신뢰도에 의해 좌우되므로 단순한 기술력으로는 차지할 수 없다. 기술력에서는 훨씬 앞서고 있는 외산백신이 국내시장을 뚫지 못하는 이유가 이미 신뢰도를 차지한 V3브랜드의 강력한 신뢰를 뚫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으로 안철수연구소가 미리 시장을 선점한 외국 백신의 벽을 뚫기는 너무나 전도다난할 것이다. 안철수연구소가 해외에서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기술력의 업그레이드가 절실히 필요하다.
5. 결론
안철수연구소는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회사로, V3라는 뛰어난 브랜드를 가진 회사이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로 국내시장의 60%를 과점하고 있는 회사이며, 경영난을 겪고 있는 다른 백신 회사들이 사업을 포기할 경우 나머지 시장까지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유망한 회사이다. 또 백신 업계의 특성상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므로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서도 지속적으로 이익을 남길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주가 기준으로 올해 수익 예상 PER 12.5 , PBR 1.5의 수준은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 지속적인 현금 창출 및 브랜드 가치 및 국내 보안시장에서의 지위로 지속적으로 상쇄될수 있다고 예상되므로 저평가로 보인다.
그러나 해외 업체에 비해 떨어지는 기술력은 문제로, 향후 안철수연구소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큰 장애가 되리라 예상된다. 최악의 경우 국내에서의 브랜드가치 역시 장기적으로 갉아먹힐 위험이 크다. 중소형 업체들이 외국과의 기술제휴를 통해서 성능이 좋은 백신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하우리도 자체 백신엔진 제작을 포기하고 외국과의 기술제휴를 하기로 결의하였다. 따라서 안철수연구소에 관심이 있거나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안철수연구소의 백신 기술의 발전 - 새로 나올 AV 솔루션을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2004. 9. 21. 우 봉 래 (Sape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