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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연동채권이란
물가연동채권은 채권이 물가와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는 점에 착안해 개발된 상품이다. 보통 채권은 미리 정해진 금리만큼 이자를 받기 때문에 물가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그만큼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물가연동채권은 원금과 이자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연동시킨다. 물가가 오르면 수익도 오르기 때문에 실질적인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상품인 셈이다.
물가연동채권은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는 수익률은 만기까지 변하지 않지만 대신 원금이 물가에 연동되는 유형이다. 물가가 오르면 채권에 투자한 원금도 따라서 올라가고 반대로 물가가 내려가면 원금도 그만큼 떨어진다. 예를 들어 1000만원짜리 물가연동채권에 투자했는데 물가가 3% 오르면 원금을 1030만원으로 조정하고 이 원금을 기준으로 미리 정해진 이자를 지급하는 식이다.
두 번째 유형은 원금은 고정된 채 이자를 물가 상승과 하락에 연동시키는 방식이다. 물가연동채권은 1981년 영국에서 가장 먼저 등장해 미국 금융시장에서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핀란드·영국·미국·프랑스·캐나다·일본 등 약 20여 개 국가에서 발행하고 있다.
◆물가 상승기 투자대안
국내에서 물가연동국채는 작년 3월 처음 발행된 뒤 올 들어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과 함께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물가연동국채는 매월 초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연동되며, 표면금리는 2.75%다. 국고채 10년물과 같은 10년 만기로 분기별로 한 차례씩 발행되며, 6개월마다 이자가 지급된다.
보통 채권은 수십억원 단위로 거래되지만 증권사가 채권을 매입한 뒤 개인 투자자에게 쪼개서 판매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증권사 영업점에서 물가연동국채를 10만~100만원 단위로 매입이 가능하다. 현재 대우증권이 약 1200억원 가량 물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우리투자·동양종금증권 등에서도 매입할 수 있다.
최근 소비자물가는 5%대를 훌쩍 넘어 6%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는 작년에 비해 5.9% 상승했다.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6.8%) 이후 1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한국은행의 소비자물가 연평균 상승률 목표치(3%±0.5%)도 뛰어넘었다. 정부는 지난 7월초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연초 전망 3.3% 내외에서 4.5% 내외로 올려 잡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앞으로 3년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원유를 비롯해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높은 물가상승률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물가 하락하면 원금 손실 날 수 있는 단점도
물가연동국채는 일반 채권에 비해 낮은 변동성으로 물가상승을 보전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에다가 절세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물가연동국채의 표면금리는 2.75%로 비슷한 수익을 내는 다른 국공채에 비해 표면이자율이 훨씬 낮다. 물가상승에 연동해 원금이 불어나지만 원금상승분은 비과세 대상이다. 낮은 금리에서 발생한 이자수익에 대해서만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다른 국채에 비해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이다. 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고액 자산가들에게도 매력적인 상품이다.
하지만 투자 위험도 없지 않다. 정부가 발행해 안정적이긴 하지만 물가가 기대 이상으로 오르지 않으면 오히려 일반 국공채보다 낮은 이자를 감수해야 한다. 허승범 대우증권 채권운용부 대리는 "물가가 하락할 경우에는 원금 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