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하다보면 꼭 사고 싶은 기업이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도 마침 수중에 현금이 없어 살 수가 없는 안타까운 지경에 자주 빠지게 된다. 이럴 때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아마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상대적으로 매력없는 주식이나 채권을 매도하거나 , 혹은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대출 등으로 현금을 융통하고자 할 것이다. 이는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언제나 그에 대한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
보유중이던 주식이나 채권을 매도할 때, 그 주식과 채권을 사기 위해 연구한 시간을 허공으로 날리게 되며, 대출을 받을 경우에는 이자비용과 레버리지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게다가 추가 거래에 대한 세금도 물어야 한다. 하지만 현금보유, 혹은 풍부한 현금수입을 가지고 있다면 이러한 상황을 걱정할 일이 드물 것이다.
기업의 경우에도 이와 같다. 풍부한 현금성 자산, 또는 현금수입을 가지고 있지 못한 기업은 언제나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잡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현금은 필요하지만 기존의 사업부나 공장 시설들은 쉽게 매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부채를 끌어오자니 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신용도가 낮아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게다가 새로운 사업 부문은 당장에 현금 수입을 내지 못하고 손익분기점까지 지속적인 자본 투자가 필요하기에 현금이 부족한 회사의 재정은 나날이 악화되어만 가는 것이다. 상장회사의 경우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모집할 수 있으나, 유상증자는 대개 기업의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신주를 발행해서 가치를 희석시키기 때문에 기존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히게 된다.
그에 비해 현금이 많은 기업은 어떨까? 풍부한 보유 현금 혹은 현금수입을 가진 기업들은 신사업에 투자하는데도 유리하지만 기업 인수, 합병 시장에 나온 매물 기업들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불경기에도 미래를 위한 신규 설비 투자 및 보수를 감행하여 호경기에 다른 경쟁업체들을 압도할 수 있다. 게다가 현금이 계속 쌓이기 때문에 주주들에게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대가를 꾸준히 지급하게 되며 결국 장기투자의 중심이 된다. 이것이 주식 투자가가 되도록 현금이 풍부한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이다.
게다가 재무제표를 완벽하게 분석하기 어려운 아마추어 투자가라면 더더욱 기업의 현금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기업의 자산의 경우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다른 주요 자산은 대개 재고자산, 공장 시설, 부동산, 무형자산들이다.
여기서 재고자산은 필수재의 경우에는 괜찮지만 컴퓨터와 같은 첨단 산업, 패션의류업과 같은 유행 산업의 경우 １년만 지나도 가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기업들은 보통 4분기에 재고자산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하는데 그 때 큰 폭의 자산감소가 이루어지게 된다. 그리고 공장 시설과 부동산, 무형자산의 경우 대개 회사의 매입 가격으로만 장부에 기재되어 있기 때문에 현재가치와는 크게 괴리가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자산들을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공장의 위치, 공시지가 및 실거래가 조사 등 발품을 팔아야 하지만 아마추어 투자가로서는 그러한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 따라서 가장 확실하고 분식회계를 하기 어려운 현금성 자산에 우선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기업의 현금성 자산을 알아보려면 금감원 전자공시 사이트(http://dart.fss.or.kr) 에서 분기보고서들을 검색한 후 당좌자산에서 매출채권 및 장기부채를 제외하면 된다. 물론 주식수에 따라 주주에게 돌아가는 현금량이 다르니 보유 현금 자산을 주식수로 나누어서 주당 현금을 구해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마추어 투자가에게 기업의 현금은 다른 지표에 비해 손이 덜 가면서도 효과는 좋은 편리한 지표이니 한 번 정도는 꼭 체크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