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PBR 에는 결점이 있다. 재무제표에 기록된 기업의 장부가치는 보통 매입시 가격으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오른 지금은 기업이 소유한 부동산의 실제 청산가격은 장부에 기록된 가격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
또한 기업이 비싼 가격에 매입한 설비가 사소한 결함으로 고철이 되기도 하며, 유행을 지난 의류 재고와 첨단산업의 재고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상당한 가격손실이 생긴다. 게다가 기업에 따라 자신의 낡아가는 자산을 고철로 평가하는 시점의 기준이 다르기도 하다. 이러한 여러가지 이유로 기업이 양심적으로 분식회계를 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장부가치와 실제청산가치와의 오차가 발생한다.
물론 그 오차가 PBR 을 사용해서 얻는 편리함에 비해 사소하다고 판단하거나, 혹은 다른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PBR 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기업의 부채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주식투자자들은 그 기업의 자산가치에 대해 보다 깊게 공부를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PBR 에 사용되는 기업의 순자산가치는 곧 기업의 총자산에서 채권자의 몫인 부채를 뺀 것이다.(순자산가치=자산-부채) 그런데 위에서 설명한 오차들은 대부분 자산부분에서 일어나며 부채부분은 거의 정확하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건전하다고 평가받는 100%의 부채비율을 갖는다고 생각해보자.(순자산가치1=자산2-부채1) 그렇다면 자산부분에서 10%의 오차만 난다고 가정하더라도, 실제 순자산가치의 오차는 그 두 배인 20%가 된다. 그렇다면 보통 기업의 부채비율 200% 또는 다소 높은 부채비율 300%를 적용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렇다. 실제 순자산가치의 오차는 30%와 40%로 크게 벌어진다. 10% 오차를 가정하였지만 부채비율 300% 기업의 경우 PBR 0.6이 저평가가 아닌 합리적인 평가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위기는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만약 실제청산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장부에 자산이 기록된 기업을 찾아냈다면 부채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증시에 잘 알려진 지표인 PBR과의 괴리가 더 크다. 즉 숨겨진 자산을 가진 기업이 부채비율이 높다면 숨겨진 자산을 발견한 투자자는 재무제표만 보고 투자하는 다른 투자가보다 더욱 저렴하게 주식을 매수할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부채비율은 성장하는 기업에 있어 양날의 칼임과 동시에 주식투자자에게도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가져다주는 지표이다. 부채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기업의 안정성과 장부가치의 오차가 높아지지만, 그 리스크를 기업 탐구의 노력으로 상쇄하고 도리어 기회로 만들 수 있다. 바른 원칙을 가지고 노력하는 투자자는 반드시 성공하는 법이다. 부채비율이 높을수록 더욱 신중하고 깊이 있게 기업을 분석하는 습관을 가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