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4월에 결혼을 했습니다.

당시 강원도 춘성군에서 공중보건의(군복부 대신 무의촌 보건소)로

근무할 때 였습니다.

당시 저의 아버님이 사업에 실패하고 충격으로 중풍까지 걸려있고

경제 사정은 그야말로 파산 상황이었습니다.

등록금 때문에 남동생은 학교를 휴학하고 군대에 갔고요.

 

당시 저의 월급이 17만 4천원이었습니다.

20년전이라해도 지금 값어치로 70~80만원이 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래도 그 월급으로 생활비 쓰고 저금까지 했습니다.

당시 저의 부부의 유일한 외식은 월급 날 가까운 홍천읍내에 시내버스 타고 나가

중국집에 가서 자장면을 사먹는 것 이었습니다.

보너스 타는 달에는 통크게  탕수욕을 먹기도 했지만....

처가집에  갈 때 양념통닭을 사가지고 간것이 제 기억에 있는 큰 사치였습니다.

 

혹,믿지 못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저의 妻는 ,아마도 10년은 넘은 듯한 ,시골 결혼식장에서 무료로 빌려주는

세탁도 제대로 안 된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을 했습니다.

당연히 변변한 반지 , 시계 하나도 예물로 못 주었습니다.

처는, 자기 친구 단 한 명에게도 연락하지 않고하는 결혼식이었습니다.

신혼여행은 저의 고향 집에서 40분 거리인 대전 유성온천에서

하룻 밤 보낸 것이 전부였습니다.

저희 妻는 결혼해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결혼 사진을 다른 사람에게  꺼내 놓은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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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한 10년전부터는 어느정도 여유있는 생활을 하고 있지만

저의 무관심등으로 인해서

결혼해서 20년이 지난 오늘까지

처의 유일한 패물은 2돈짜리 금반지가 전부였습니다.

결혼 때의 시계는 벌써 고장났고요.

 

 

오늘 결혼 20년 기념으로  妻에게 로렉스 시계를 선물했습니다.

원래는 기념일인 4월 12일에 주려고 했는데

너무 비싸 싫다고 완강히 거부하는 바람에 일주일을 더 실랑이 하다가

오늘에서야 사서 손목에 채워 줄 수 있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터무니 없는 사치인줄 알지만

20년만에 사치 한번 해보니 기분이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