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동네 슈퍼 아주머니가 줄기차게 유가공 냉장고를 빙그레 흰우유로

채워 놓더군요. 첨에는 빙그레가 바나나 우유가 아닌 흰 우유를 만드는 구나

신기해했지만 날이 갈수록 빙그레 흰 우유가 점점 더 많아 지더군요.

동네 아줌마들이 많이 사는 이유가 무어냐고 물어봤더니 서울우유보다

값이 많이 싸다고 하더군요..

 

잠시 어떤 경영의 효율성이나 이미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서울우유에 대한 가격경쟁을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슈퍼 아주머니 말이 걸작이더군요.

 

'이거 다 속임수에요. 서울우유는 1,000ml 이지만 빙그레 우유는 900ml

 에요. 그런데 겉은 비슷한 크기로 했기 때문에 소비자가 속고 있는 거예요.'

 

유통의 변화

우리 와이프가 요새 이마트 가는 일이 뜸해졌더군요.

왜 안 가냐고 물어 봤더니 동네에 '슈퍼익스프레스'가 생겼다고 하더군요.

그게 모냐고 물어 봤더니

 

'홈플러스에서 운영하는 동네 슈퍼 개념인데, LG25시나 Family Mart 등은

24시간 운영해서 좋지만 가격이 비싸잖아. 그에 비해 활인점인

E-mart는 가격이 싸고. 그런데 이 홈플러스에서 운영하는 슈퍼익스프레스는

홈플러스에서 파는 가격 똑같이 활인하여 판매하는 곳이야'

 

덧붙여 말하길..

 

'사실 E-mart가 물건도 많고 싸고 좋지만 항상 많은 물건을 혼자

가지고 오기에는 힘들었거등..그런데 같은 가격으로 그것도 홈플러스에서

운영하는 슈퍼가 있다면 굳이 이마트까지 갈 필요는 없거등..'

 

그리고는 우유 사러 간다고 슈퍼익스프레스를 가더니 그 문제의

'빙그레 흰우유'와 '뻥이요'라는 과자를 사 왔더군요.

(흑..나의 애널리스트인 동네 슈퍼 아주머님께 넘 미안하네요.

어제 소주 한 병 사면서 상추가 필요하다니깐 상추가 없다고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정육점 가서 잽쌉게 상추 사다 주셨는데..ㅜ.ㅜ)

 

'뻥이요'는 제가 좋아하는 과자이어서 먹을 려고 보니 이상하게도

과자명이 '뻥이요'가 아닌 '홈플러스 뻥이요'  이더군요.

 

'음..드뎌 PB브랜드가 옷을 넘어 과자로까지 진출하는군..'

 

제조회사를 보니 '서울식품공업'으로 되어 있던데 

'서울식품공업 뻥이요'와 '홈플러스 뻥이요'는 상당한 차이가 있군요.

 

어는 님의 말씀처럼 강력한 브랜드만 살아남고 그 외의 브랜드는

유통의 막강한 힘에 하청업체로 전략하는 현장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이마트에 대한 단상

 

외국계 활인점인 '월마트'나 '까루프' 등의 도전에 당당히

토종 기업의 위력을 보여주고, 내친 김에 중국으로까지 파이를

넗히고 있는 이마트에 2등 홈플러스가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포수를 늘리는 방법과 더불어, 이제는

재래시장에 이어 동네슈퍼까지 장악하려는 홈플러스의 변화가

괜시리 두통꺼리로 작용하는군요..(음..나 이마트 주주 아닌데..)

 

돌이켜 보니 '98년에 이마트에서 자전거 하나 사고 2주일 안 되

고장이 나 무료로 교환해 주는 이마트를 보고 참 좋은 회사구나

하고 무심코 넘어갔는데 어느 날 보니 이마트가 공룡이 되어 있더군요.

 

혹시나 슈퍼익스프레스가 또 다른 유통의 변화가 될지 자뭇 흥미진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