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많은 전문가들은 Clean Tech이 21세기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태양에너지에 대한 투자 레버리지가 반도체와 같은 크기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올해 실리콘밸리를 가장 뜨겁게 달군 주식 중 하나는 단연 ‘에쉴론(Echelon)’이다. 에쉴론은 에너지 컨트롤시스템에 전기기구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킹 기술을 제공해 모니터링을 통한 에너지 소비 절감과 편의성 증대를 추구하는 기업이다.

세계적인 패스트푸드업체인 맥도널드사가 지난 7월 주방의 에너지 절감과 작업 효율화를 위해 에쉴론의 파워라인 기술을 사용하기로 협약을 체결한 데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캘리포니아주를 방문했을 때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와 함께 애쉴론사를 방문해 탄소방출 및 에너지 절감을 위한 견해를 공유한 일이 보도되면서 국제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렇듯 첨단산업의 메카, 실리콘밸리에서는 친환경기술을 사용해 기존의 에너지 소비를 감소시키는 신재생에너지 기술, ‘Clean Tech(클린텍)’이 각광받고 있다. 반도체의 주요 소재가 실리콘이라는 데서 이름이 비롯된 실리콘밸리에 태양에너지를 비롯한 클린텍이 반도체 이후 ‘제2의 실리콘’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자사 사무실에도 친환경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방출을 줄이고자 전기절약에 나서고 있고, 하이브리드 차량 구입은 물론 직원들이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하지 않도록 설득에 나서고 있다. 벤처캐피털리스트도 캘리포니아의 클린텍 기업들에 2005년 11억 3000만 달러의 자금을 투입했다.

미국 부시 대통령은 2006년 연두 국정연설에서 미국 경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과제로 선진 에너지정책을 제시했다. 미국은 국제정세가 불안한 지역으로부터의 석유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어 대체에너지 기술개발을 통해 석유의존경제에서 탈피하겠다는 의도로 태양·풍력에너지, 바이오연료, 수소전지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또한, 수도인 워싱턴 DC를 비롯한 22개주에서는 전력생산 시 신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의무화하고 있는 등 전방위적인 정책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앨 고어 전 부통령의 영화 ‘불편한 진실’을 본 많은 미국인들의 지구온난화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태양열 주택보유자에게 비용 지원

실리콘밸리가 속한 캘리포니아주에서는 ‘100만 태양열 지붕(Million Solar Roofs)’ 프로그램을 통해 주택보유자에게 관련비용의 3분의 1을 지원해주는 정책을 펼치면서 태양에너지 설치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태양에너지는 2006년 전 세계 매출 150억달러에 달하는 거대산업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10년 뒤 다시 10배 이상 규모가 커지는 고도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여 실리콘밸리를 위시한 벤처캐피털은 태양에너지 회사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으며, 선파워(Sun Power)나 선텍 파워(Suntech Power)와 같은 기업들은 기업공개를 통해 약 10억달러의 자금을 모집했다.

캘리포니아주 일부지역에서는 태양열 주택판매가 기존 주택판매를 앞지를 정도로 태양열 주택의 인기 또한 높아지고 있어 주택개발업체들이 태양열 주택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태양에너지의 과제는 태양열 셀과 모듈이 얼마나 많은 햇빛을 전기에너지화할 수 있느냐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는데, 실리콘 소재 태양열 셀은 17% 정도이나 선두주자인 선파워는 2006년 10월 22%에 도달했다고 발표하는 등 꾸준한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터넷 검색으로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구글은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06년 10월부터 태양에너지를 위한 공정을 시작하여 2007년 6월부터 가동된 구글플렉스의 구글 솔러 패널(Google Solar Panel)에서는 24시간 9900 kw의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태양에너지 이 외 다른 주요 클린텍에는 풍력, 바이오연료,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친환경 건물, 친환경 자동차 등을 들 수 있다.

2006년 전 세계 매출 179억달러 규모로 성장한 풍력 에너지의 대표적인 기업은 미국 내 풍력 터빈의 3분의 2를 공급하는 GE다. 최소화를 추구하는 나노기술이 최신 트렌드인 것과는 상반되게 GE나 미쓰비시 등 대기업들의 최신 풍력기술은 터빈 사이즈가 클수록 비용절감과 전력 생산율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아이러니컬하다.

바이오 연료 수요 늘어 옥수수 값 폭등

식물을 원료로 하는 친환경 바이오 연료는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기술로 최근에는 주요 원료인 옥수수 값이 폭등하고 있으며, 스마트 그리드는 에너지가 많이 사용되는 시점에 미리 저장해 둔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신속하고 저렴하게 에너지 과잉지역에서 부족지역으로 전달하도록 하는 설비이다.

친환경 건물은 일반건물에 비해 30% 내외의 에너지 절감을 달성하고 있는데, 추가투입비용이 거의 없음에도 에너지 절약뿐만 아니라 종업원의 참여와 생산성 증대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새너제이의 IBEW 건물은 원래 사용하던 전력의 4분의 3만 쓰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몬트레이만에 위치한 왓슨빌은 재활용 목재 등 친환경자재 사용과 아울러 실내 공기순환을 증진시킨 미국 내 최대 초효율성 주택개발지역이다.

자동차업계의 가장 큰 과제는 주 연료인 석유를 전기와 바이오 연료로 전환하는 것이다. 적은 배기량과는 달리 연료 효율성과 성능을 극대화한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도요타의 프리우스인데, 2010년까지 전 세계 100만 대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 내 많은 전문가들은 클린텍이 21세기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태양에너지에 대한 투자 레버리지가 반도체와 같은 크기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KOTRA 샌프란시스코무역관이 한국무역협회와 공동으로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개최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절단 행사에는 우리 기업 40개사 50명이 참석해 태양열, 풍력, 지열 등 현지 신재생에너지 기업과 캘리포니아주 에너지사무국을 방문했다.

이렇듯 우리 기업의 클린텍에 대한 관심도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샌프란시스코 무역관 구본경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