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투소에서는 심심하면 현재 세대가 지난 세대보다 힘들다는 투정이 나오네요 솔직히 황당합니다. 우리 할머니 백수 하셨읍니다. 그분 1911년에 태어났었읍니다. 그러면 일제 강점기, 남북전쟁(우리 마을이 딱 경계지역이었다고 하더군요 밤에는 공비가 낮에는 국군이 점령하는), 전쟁후 극심한 보리고개, 많은 자녀들의 육아와 결혼, 자신보다 먼저 떠나는 자녀들..... 경제발전에 의한 가치관의 붕괴와 소외 등등........ 한국 근현대사의 모든 것을 관통하셨지요 그러면 부모님세대는 어땠을까요 전쟁부터 모든 것이 똑 같이 흘러 갔겠죠(아주 어릴때 일제를 경험하셔고, 창시개명도 강요당하셨다더군요) 그러면 우리세대 나는 386세대의 막지막 년도의 89학번입니다. 이때는 도농간의 격차가 가장 컸던 세대인 것 같습니다. 농촌은 60년대의 삶 그대로였고, 도시는 근대화의 수혜를 받았죠 1살 많은 형수님과 이야기 해보면 정말 같은 세대인지 황당합니다. 나는 할머니가 깍아주던 소나무껍질을 빼겨 먹고, 풀뿌리도 먹었던게 생생하게 기억됩니다. 초등학교 다닐때 혼분식 검사를 했고, 학교 난로에 땔 나무를 하러 전교생이 다 산에 가기도 했읍니다. 중학교부터는 더 심합니다. 2시간에 한번 다니는 버스 타고 학교에 등교하기 위해서 6시에 일어나서 밥 먹는둥 마는둥해서 7시전에 차를 타야했읍니다. 아니면 지각하니........ 그리고 하교도 시간 마추어서 차를 못타면 안되니 막차되기 전에 돌아와야 했읍니다. 체력이 약해서 멀미도 많이 했고 ........ 대학 진학률은 우리때 30% 넘지 않았던 걸로 알고 있읍니다.(2년제 포함) 어째던 대학 갔고 졸업할때 그해 취직 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내밖에 없었읍니다. 물론 지방대고 농대이니 좀 더 심했을 수도 있지만 그때도 취업은 쉽지 않았읍니다. 그러면 생활은 어땠을까요 농촌이 당연히 중학교때부터 모내기 했읍니다. 땡볕에 하루종일 거머리와 싸워가면서....... 텔레비젼은 아마 초등학교때 샀던 것 같습니다. 그전에는 텔레비젼 있는 집에 가서 주인 눈치보면서 봤던 것 같습니다. 생활은 방이 두개여서 부모님과 동생이 한방, 할머니, 형님, 나 이렇게 한방을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당연 부엌은 입식이 아니닌 아궁이였고 변소는 전형적인 푸세식이었읍니다. 일년에 정말 목욕은 2번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하기 싫어서 동망다니다 어머니께 직사게 맞은 기억이 있읍니다.
어쨌던 지금까지는 시간이 흐러면서 생활이 나아졌읍니다. 그리고 전체 상황도 그렇습니다. 우리때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취직하는게 당연하던 시대였읍니다. 그리고 우리 윗세대는 더욱 힘들었겠죠 지금이 힘들다고 불평하는 사람들 솔직히 황당합니다.
뭐 자기 삶이 힘들다는데 뭐라하겠읍니까 단지 자기만 힘들고 지난세대는 편했다는 식이 문제죠 초근목피..... 어릴때 내가 할머니를 많이 따렀는데 간식으로 해 주셨읍니다. 소나무 위쪽 곧게 뻗은 것을 잘라서 겉껍질은 벗기고 안에 부드러운 부분을 먹게 하셨죠 그리고 풀뿌리도 같은 맥락입니다.
생각보다 제가 양반 님보다 나이가 많네요. 저는 79학번이거든요. 제가 자주하는 말이, '우리 때는 모두 가난했다'죠. 아마 부산시에서 태어나 살았기 때문에 양반 님보다는 환경이 조금 나았을지 모르겠지만.. 각자 태어나 자라는 동안의 환경에서의 느낌이 다 다를 겁니다.
다른 나라는 모르는 것이고, 우리의 경우 정말 급변한 건 사실이거든요. 제 때는 양반 님과 달리 취직은 잘 되었습니다. 제가 상고를 나왔는데, 600명 졸업생 중에 은행 150명쯤? 일반 기업체에 330명쯤 취직했고 아예 대학으로 간 동기가 120명.. 취직 걱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 큰아이 취업 과정을 지켜보면서, 현실적으로 취업이 쉽지 않음을 실감했습니다.
포토폴리오에 양반 님의 댓글을 보고서 잠깐 이에 대해 글을 달았는데, 어제도 아이와 얘기하면서 들었는데, 구직사이트에 구인공고 자체가 거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모양입니다. 우리 아이가 구직공고를 보고 지원하고 있을 3월만 해도 몇 페이지 되던 것이 어제 봤더니, 단 한 페이지밖에 없더라더군요. 1년 늦게 졸업하는 아이 동기의 하소연을 듣고서 확인했었다네요.
배고픔이나 물질적인 발전, 문화생활 등으로 좋아진 세상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것과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 느끼는 것을 비교하여 우리 생각만으로 단정하면 안 될 것같습니다. 그래서 주변부터 살펴보려고 하는데, 우리 아이부터 생각의 차이를 많이 느끼게 되더군요^^
그렇죠 프레임은 각자의 틀이죠 그 틀을 깰 수 있어야되는데 쉽지는 않죠 나도 요즘 쉽지 않다는 알고 있읍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틀이라고 생각됩니다. 나는 6급 공무원도 하기 싫어서 때려치웠는데 9급공무원 못되어서 아우성 치는 그 사람 심정을 내가 모를 수 있겠죠 그렇지만 한방향으로 가는 것은 별로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육체노동은 안된다. 돈 안되는 일은 안하겠다. 뭐.... 나는 생존문제에 자존심을 세우는 사람을 별로 좋아 하지 않습니다. 상황이 그러면 받아들여야 되고, 그곳에서 출발해 활로를 찾아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읍니다. 뭐 내 생각이 좀 특이한 면은 있죠
우리때도 어려웠읍니다. 농업이나 문과계열과는........, 공대는 좀 나았던 것 같고요 물론 학교가 별로 좋지 않아서 그렇다면 할말은 없지만...... 교수 되겠다고 박사 따고 시간 강사 전전하는 선후배들, 과나 과목이 없어지면서 허탈해 하는 것도 그렇구요 과가 날아가는 보면 특히 농대에서 핵심인 농학과가 가장 먼저 날아가는 것 보면......... 원예과는 이름 덕분에 살아 남은 것 같기도 하고요
serazade 님이 말씀하시는 때가 양반 님 졸업 때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88올림픽 끝나고서 주가가 반 토막 이상으로 떨어질 때죠? 제가 직자을 옮길 때라 대략 느끼기엔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어쨌든 지금 상황은 serazade 님의 말씀처럼 굉장합니다. 물론 눈높이의 문제가 있음을 감안하시더라도요. 공부에 들인 시간, 돈 투자에 비해 제시되는 급여 조건을 보면.. 아뿔싸 싶죠..
양반 님이 요즘 최 인기직종 공무원을 그만 둔 걸 말씀하셨는데, 저도 관둘 때, 연봉이야 서비스 직종이 그렇듯이 비교적 높은 편인데다 나이에 비해 직급이 높은 편이라 꽤 괜찮았거든요. 더구나 일 자체가 여유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이렇게 근무 시간에 여유를 부리듯이 말씀이죠. 여러번 구시렁거렸듯이 당시 생각엔, 이 정도 금융자산이면 그만 벌어도 되지 않겠나 싶었습니다. 이제 자유를 누리자^^ 아마 제가 양반 님 못지않게 제 멋대로였을 겁니다. 지금은 한 번 시겁한 이후로 엄청 겁쟁이가 되었지만 말씀이죠.
한국의 각 세대가 서로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는 단 한세기만에 왕정, 식민지, 분단/전쟁, 독재, 민주정, (IMF 이후)물질만능주의를 다 겪었다는데 큰 영향이 있을 듯 합니다. 지금 한국인들은 각 세대마다 성장 환경, 말씀하신 각자의 '프레임'이 워낙 다른지라 세대갈등이 심화될만한 상황이지요.
크게 보면 새마을운동 세대와 386 세대가 있고, 금융위기 시점부터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잉여의 세대'라는 생각이 드는데 맨주먹과 궁핍함 그 자체였던 새마을운동 세대 어르신들이나 빈곤한 정치수준에 괴로워했던 386세대가 보기에 한심한 부분도 많지만 부족한 것 별로 없이 자랐어도 막상 취업구멍이 너무 좁아서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로 느껴지는 것 또한 생각외로 정말 무서운 일인 듯 합니다.
전 386 세대와 잉여의 세대 사이에 낀 정체성 애매한 세대인데 지금같은 악조건 하에서 취업을 준비한다면 극심한 취업경쟁을 뚫었으리라는 확신이 쉽게 안듭니다. 요즘은 캠퍼스에서 대기업 입사하면 축하 현수막이 붙는다고 하네요. 저때만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입니다.
제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재취업을 시도한다면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대기업 취업은 힘든듯 합니다. 각 세대별로 나름대로의 고충은 있는듯 합니다. 앞뒤 문맥은 모르겠으나 현 세대가 힘들다는 건 취업에 한해서 하는 이야기일 듯 합니다. 취업에 온통 정신이 쏠려있는만큼 다른 여타의 사정까지 따질 정신은 없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