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한 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연초에 생각보다 높은 수익률로 기대가 컸었지만
9~10월 아베노믹스, 중국경기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이리저리 연타를 맞다보니 수익률이 생각보다 많이 착해졌네요.
주위에 뛰어난 투자자를 두고 있는 복 덕분인지
올해 탁월한 수익률을 올린 분들을 많이 뵙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들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고 좋은 투자자세를 갖춘 분들이니
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 같습니다.
환율 우려와 세계경기 회복 부진으로
삼성과 현대가 주춤했던 올해 최대 주식은
내수주(화장품, 음식료, 건자재 등)이었습니다.
저도 내수주에서 성과가 좋았으나 보다 많은 비중을 싣지 못했던 것이 아쉽습니다.
10월들이 눈에 띄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유가의 하락'입니다.
과거에는 중동에 분쟁이 생기면 유가가 폭등을 하곤 했는데
요즘은 이라크, 리비아 등에 문제가 생겼는데도 유가는 오히려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세계경기 회복 부진은 수요는 지지부진하고, 세일가스로 생산은 늘어났으니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유가가 하락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이쯤되면 유가를 결정하는 종주국인 사우디가 뭔가 움직일 때도 된 것 같은데
별로 움직임이 없습니다.
지난주 OPEC 회의에서 분명해 졌지만
사우디는 일시적으로 감산을 통해 유가를 올리기 보다는
유가를 더 떨어뜨려 세일가스 증산을 할 수 있는 잠재적 투자의 싹을 잘라버리는 것이
더 유용하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마치 반도체 가격 하락시 경쟁회사를 없애기 위해
생산성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가 더 많은 생산을 해서 가격을 폭락시켜
경쟁사를 시장에서 퇴출시킨 후 더 많은 수익을 올리듯이,
사우디도 유가를 낮게 유지함으로써
미국, 중국 등의 세일가스 생산이 중장기적으로 늘지 않도록 해서
장기적으로 OPEC의 역할을 유지하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 OPEC의 맹주인 사우디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OPEC이 감산에 돌입할 가능성은 작고
방향성이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투기적 세력까지 가세한다면
앞으로 당분간은 저유가는 기조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면 정유, 화학, 그리고 원자재 분야에 대한 투자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 제 집사람 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가온전선, 유아이엘, 솔브레인, 현대백화점, 세원정공, 현대상사, 동성화인텍 등입니다.
지난 9~11월간은 직장일도 많았지만
투자도 지지부진해서 별로 쓸 것도 없어서
주식투자 일기도 자주 쓰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투자에 관심을 많이 두지 않으면서도
경제관련 뉴스를 듣거나 투자모임에서나 주위 투자자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종목이나 산업 업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되면
별로 투자할 자금도 없는 대도
"건설경기가 회복되면 어떤 종목에 영향을 미칠까"
"저 분이 이야기한 종목이 진짜 괜찮아질까?"
"진짜 저 회사 매출이 급격히 늘어날까?" 하면서
몇 년치 재무제표, 뉴스, CEO에 대한 소식을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그 업종에 있는 지인들에게 물어보고 하면서
몇 시간을 보내도 전혀 지루해하지 않은 제자신을 보면서
'정말 나는 주식을 좋아하는 구나' 하고 절실히 느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이 일을 하면서
좀 더 회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출렁이는 시장에서 감정을 잘 억제하면
금전적 혜택까지 가져다주니
이보다 더 좋은 취미생활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금년 가을처럼 지루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
정신적으로 버티기 어렵기는 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종목을 열심히 분석하고
감정을 다스려도 상승장이 아닌 박스권에서는 운이 따르지 않은 이상
개별종목에서 큰 수익을 올리기 쉽지않습니다.
게다가 오히려 계좌의 돈이 더 줄어들면
오랜 투자경험을 가진 분들이라도 버티기 쉽지가 않지요.
하지만 길게 보면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나도 워렌버펫 처럼 앞으로 30~40년은 더 투자할 것이고
이러한 지루한 박스권도 길게 보면 짧은 순간일 뿐.
소중한 자산을 지키면서 계속 기회를 노리면서
꾸준히 노력하다보면 어느덧 계좌에 더 많은 돈이 쌓여 있는 것 같습니다.
빨리 많이 벌겠다는 생각,
옆에 있는 분은 대박이 나는데 왜 나는 못벌까하는 비교심리,
스스로 공부하지 않고 주위사람 도움을 받아 돈을 벌어보려는 심리를 억누르고
자기 판단을 믿고 꾸준히 노력하도록 계속 노력한다면
앞으로 10년~20년 후에 다들 부자가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식투자가 어려운 것 아닌가 합니다.
저도 앞으로 잃지않고 조금씩, 제가 노력한 만큼만 앞으로 30년동안 벌고 싶습니다.
올해 많은 분들에게 어려운 장이었고
내년 장도 얼마나 좋아질지 모르겠습니다만
바른 투자자세와 부지런함을 갖춘다면
길게보면 이 지루한 장이 짧은 순간에 지나지 않을까요?
한해를 차분히 정리하는 연말 투자를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