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제법 시원한 바람이 간간히 불어오는 것을 보면
올 여름의 절정도 지난 것 같습니다.
지난주에는 속초로 여름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하조대, 남애항, 어성전 계곡 등을 거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휴가기간에 중국 위안화 절하로 인해 주가가 엄청나게 출렁거렸더군요.
저도 상반기 코스닥의 호조로 괜찮은 수익을 올리고 있었지만
7월중순부터는 '줄기차게' 수익을 차곡 차곡 깨 먹고 있습니다.
지금 보유중인 주요 종목은
아트라스, 동성화학, AK홀딩스, 제이콘텐트리, 유진기업, 한신공영, 서희건설, 교보증권, 유진증권 등 입니다.
7월초 그리스 문제가 완화되고 저금리 상태에서 주가가 한 번 랠리할 것으로 보고 증권, 건설주를 집중 편입했었는데
결과적으로 성적이 좋질 못했습니다. 지금은 환율상승에 수혜를 보고 실적도 좋아질 회사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이번주 남은 휴가 기간에 앞으로 주식시장에 대해 여러가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1. 대외변수: 그리스 문제는 한 풀 꺾였고, 중국 경제의 성장률 저하문제는 우리기업의 실적으로 계속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만 외국인의 중국시장에 대한 영향이 적은 점을 볼 때 중국시장에서 외국인 자본유출 문제는 크지 않고 중국이 금융문제로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봐 크지 않다.
제일 큰 변수는 미국의 금리상승 시기인데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주식시장의 속성을 볼 때
미국 금리인상 전까지, 최소한 9월말 전까지 우리 주가가 랠리를 보일 가능성은 높지않다.
또한, 9월말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외국인들이 한국시장에서 주식매도를 지속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서 원화가 평가절하되면 외인들의 한국주식투자 수익률이 떨어지므로 미리 팔 수 있다)
2. 대내변수: 한국의 대표산업인 철강, 조선는 매우 좋지않고, 자동차, 전자도 작년보다 실적이 떨어진다.
화학도 유가하락이 지속되면 바닥을 쳤다고 하기도 어렵다. 실적만으로 보면 종합주가지수가 잘 가기 어려운 구도다.
3. 기술적측면: 올해 최고점은 4월말 2150선 부근이고 사상최고치는 2011년의 2200선. 현주가는 1980선이므로
현재 주봉상으로 1950선 위에 장기이동평균선이 여러개 걸쳐있다. 2012년부터의 종합주가지수의 이동평균선(주봉, 월봉)을 보면 최저치가 1950선 이하로 떨어진 적은 많지 않은 것을 볼 때 기술적으로 현재가 위험한 지점은 아닌 것 같다.
다만 1950선을 하회하면 보유물량을 줄이든지 종목수도 줄이는 걸 생각해야한다.
4. 결론: 주요 회사들의 실적이 좋지못하므로 현 상황에서 올해 최고점을 돌파하는 어렵다.
반면 금리를 엄청낮추어 시장에 돈을 풀어놓았으므로 급락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물론 연초 많이 오른 종목은 예외)
기술적으로도 현 주가 수준이 그렇게 위험한 상황은 아니다.
그렇다면 올 하반기에도 대내외 변수에 따라 1950~2100을 왔다갔다 할 가능성이 높고,
시장하단에서 너무 겁을 먹거나 비관적으로 볼 필요도 없고, 시장상단에서 너무 흥분할 필요도 없다.
실적이 개선될 종목을 중심으로 시장이 비관적으로 될 때 그냥 사고, 시장이 막 달릴 것 같으면 미련없이 팔자.
그럼 어떤 파트가 실적이 나아질까? : 놀자 주식(여행, 카지노, 영화, 음악, 드라마, 게임?), 유가하락수혜주(항공, 운송?),
건설 및 기자재 (국내 건설회사, 건자재 회사, 페인트?), 경기방어주며 상반기 뜨거웠던 제약? 소비재 회사(과자, 음료?)
그간 죽을 써왔던 은행(금리인상되면 나아질텐데?), 거래량 증가의 수혜주 증권? 빅싸이클이라는 반도체와 부품주?
아무리 전망이 좋은 주식이라도 너무 비싸게 사면 결코 수익을 얻을 수 없으니 어떤 분야에 관심을 둬야할 지는
각자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겠지요.
어쨌든 8월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하다가 보니 다른 때 보다 책도 많이 읽고
EBS의 인문학 강좌도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이진우 교수의 '니체' 강좌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읽었던 책중에는 1941년 6월 이승만이 쓴 '일본의 가면을 벗긴다(Japan Inside out)'가 재미있었습니다.
'짜라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신은 죽었다' '초인' '마지막인간' 등으로 유명한 니체이지만
어려운 철학이야기라서 혼자서 책으로 읽기는 쉽지않았지만 EBS 강좌는 쉽게 잘 들을 수 있는 강의였습니다.
니체 철학의 기저에 깔려있는 허무주의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고,
듣는 사람마다 다 받아드리는 의미가 틀리겠지만
제가 느끼는 니체는 다른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의심하고,
과거나 미래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에 충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초인'을 이상적인 인간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니체의 '초인'은 주식투자자들에게도 적용되는 개념이라고 느꼈습니다.
다른 투자자나 애널리스트가 당연히 여기며 지나치는 fact를 찾아내고
과거에 했던 투자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자신의 수준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초인'이
훌륭한 주식투자자의 모범이 아닐까 봅니다.
하지만 주식투자를 하다보면 '나는 10억을 모으겠어' '나는 100억이 목표야' '나는 상장기업의 5%를 갖고 싶어' 등의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열심히 돈을 모으고, 투자해서 얻은 수익을 쓰지않고 재투자하면서
치열하게 사는 분 들을 종종 만납니다.
이런 분들일 수록 주가가 좀 조정을 받거나,
이웃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리면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습니다.
'빨리 수익을 올려 부자가 되어야 하고"
"다른 애들보다 더 좋은 수익을 올려야 하는데"
잘 올라가던 수익률이 오히려 떨어지니 마치 큰 손해를 본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주식을 공부하고
앞으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현재의 즐거움을 많이 희생하며 스스로 스트레스를 엄청받습니다.
니체는 '현재를 중시하지 않고 미래의 목적만 추구하다면 그것이 곧 죽음이다'라고 보고
'도달해야할 목표를 위해 현재를 건너뛰고, 순간을 가볍게 본다면 영원을 잃게된다'라고 하더군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수익을 올리는 것도 좋지만
그걸 위해서 현재의 시간, 즐거움을 희생하는 것은 바보같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장이 좋지 않을 때는 가족과 여행을 간다든지
그동안 번돈을 나를 위해 쓰는 노력을 통해
현재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것이 긴 투자 여행에서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주식시장은 다음주에도 열리고, 내년에도 열리고, 10년 뒤에도 열리지만
오늘 받은 스트레스로 포기하는 나의 시간, 가족과의 대화, 친구들과 같이 지내는 즐거움은
영원히 보상받지 못하니까요.
나의 주식투자 목표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목표로 향해 가는 긴 여행의 과정에서 내가 분석한 결과가 들어맞는 기쁨,
같이 투자하면서 지냈던 사람들과의 추억,
수익의 결과를 가족, 친척, 주변사회와 나누는 기쁨이 더 소중한 것 같습니다.
쓰다보니 여러가지 생각들이 뒤죽박죽이 되었네요.
더운 여름 잘 보내고 좋은 수익을 올리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