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8월이었습니다.

왼쪽 파도를 막고 있으면 오른쪽에서 때리고

이제 좀 조용해 졌나 싶으면 뒤에서 큰 파도가 밀려와

이리로 갔다 저리로 갔다 정신이 없었습니다.

 

1950이 깨지고 나서 생각해 둔 시나리오 대로

차례로 주식을 줄여나갔는데

증권주를 많이 편입했던 대문에 피해가 생각보다 컸고

시장이 겨우 진정되고 나니 올해 수익의 60%가 날아간 것 같습니다.

 

2000년 IT버블, 2001년 911테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유사하게 대응했었습니다만

이번 중국 쇼크로 촉발된 하락의 충격은 그 전 위기에 비하면 약했습니다.

그래선지 지금이 바닥인지 더 큰 하락의 시작인지 아직 확신이 서지는 않네요.

 

지금은 한 차례 태풍이 지나가고 다시 맑은 날씨가 돌아왔습니다.

폭풍우에서 많은 사람들의 재산이 떠내려갔고, 더러는 심각한 타격을 받은 분들도 있고

나는 수 많은 생각과 스트레스 하에서 지난 힘든 1~2주를 '존버정신'으로 버텨왔는데 

안정을 다시 찾은 주식시장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오늘도 변함없이 잘 돌아가는군요.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습니다만

8월 폭락기에 포트폴리오를 대거 물갈이 해서

가급적 최대한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수익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향후 시장 상황에 대응하려 합니다.

지금 보유하고 있는 종목은 아트라스, 경남스틸, DRB동일, 진양산업, 무림페이퍼, KT 등입니다.

 

오랜기간 시장에 있다보면 산전, 수전, 공중전, 화학전 까지 겪게 되고

어떨때는 '이러다 시장에서 아웃되는 것 아닌가'하는 아찔한 경험도 하게되는 데

현재 상황은 수익을 보다가 많이 까인 정도이지 다행히 crisis 수준은 아닌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주식투자도 망망대해에서 나만의 나침판을 가지고 떠나는 항해와 같은 것 같습니다.

가는길에 풍랑도 만나고 태풍에 휩쓸릴 수 있으므로

너무 빨리 가려하기 보다는 리스크를 생각하면서 조심해야 먼 항해를 안전하게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유럽의 톱 뉴스는 지중해 난민 소식들이더군요.

북아프리카, 시리아 등 중동에서 가난과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고파 

자유와 풍요를 꿈꾸며 작은 배에 의탁해서 망망대해에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채 해매는 마음은 어떨까요?

 

하지만 오늘 뉴스에 보도된 터키 해변에 엎드려 자는 듯 죽어있는 시리아 난민 3살짜리 애의 모습에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옆구리를 찌르면 깨어나 방긋 웃을 것만 같은 꼬마의 시신을 터키 군인이 부스러질까봐 조심스럽게 안고 가더군요.

 

 

 

 

 

지구 반대편 바닷가에서는 매일 망망대해서 수십, 수백명의 난민이 죽어가는 데

매일 매일 주가에 일희일비하는 저를 돌아보니 한없이 부끄럽게 느껴지는 군요.

 

8월에 손실보신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1/4 남은 기간 동안 손실을 회복하고 풍성한 성과를 보시기를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