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월입니다.
올해의 1/6이 지나갔고 종합지수는 플러스인데
제 계좌는 아직 마이너스 상태라 마음이 무겁네요.
쉽지않은 한해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듭니다.
작년 4/4분기만 해도 삼성전자의 엄청난 상승과 반도체 가격의 회복, OLED 주식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뭔가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느낌이었는데
최근 외국인들이나 시장의 모습을 보면 IT 주식은 계속 던지고, 금리 상승 수혜주인 금융주도 저조하고
그동안 꺼려했던 유통주(홈쇼핑 등), 철강 등이 달리네요.
주식투자가 참 어렵습니다.
1~2월 동안은 그간 비중이 너무 높았던 GKL를 줄이고 일부 IT주(아이원스, 유니테스트 등)의 비중을 줄이고,
정유주/배당주(S-oil우, GS우), 낙폭이 컸던 내수주(웅진씽크빅), 원자재주(황금에스티) 비중을 높였습니다.
앞으로 3개월, 3월에서 6월은 국내외로 너무나 많은 변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보면 인플레이션 압력의 증가, 미국 이자율 상승이란 것은 분명해 보이고
결국에는 정유주/원자재주와 은행주 등이 더 좋아질 것 같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쇼킹한 이벤트에 대비하여
현금비중을 어느정도 가지고 가야한다는 생각입니다.
미국 시장과 달리 지지부진한 시장을 보면서
2월에는 하워드막스의 '투자에 대한 생각(The most important thing)'을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특히, 그동안 투자하면서 제대로 챙기지 못한 '리스크'에 대한 개념과 관리에 대해서
절실하게 인식하게 된 것 같습니다.
주식투자는 간단히 말해서 주식을 가치보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고,
한정된 시간과 재원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집중투자'가 중요하지요.
그런데, 괜찮은 주식을 가치보다 주식을 더 싸게, 집중적으로 사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것을 3단계로 나눠서 생각해 볼까요?
1단계 (괜찮은 주식을 고르는 단계)
어느 주식이 괜찮은 주식인지는 BM과 기본적분석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겠지요.
1단계에서 많은 개미투자자들이 훌륭한 투자자 대열에서 탈락할 겁니다.
왜냐하면 아직도 재무제표를 보지않고 투자하고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가투소에는 기본기가 탄탄한 분들이 많으니
1단계를 다 통과에서 괜찮은 주식을 고를 능력들이 어느정도 된다고 가정합시다.
2단계 (싸게 대규모로 사는 단계) : 리스크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단계
자 그럼 그 괜찮은 주식을 가치보다 '싸게' 거래되고 있을 때, '대규모'로 사야합니다.
그런데 최근 수익이 괜찮고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는 주식들은 대부분의 경우 싸게 거래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개미투자자들은 좀 비싸더라도 시장의 관심을 받는 주식을 더 비싸게 팔 기대를 가지고 삽니다.
높은 수익률을 위해서는 시장의 관심이 높지않은 괜찮은 주식을 골라야 '대규모'로 '싸게' 살수 있는데
이렇게 할 수 있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시장에서 관심을 받지 못한 주식을 샀다가 남들이 가진 주식은 다 오르는 데 나만 오르지 않거나
그동안 한동안 내렸던 소외주가 '계속' 더 내려서 지하실로 갈 까봐 무섭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작년말 쯤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주식이 달릴 때 저점을 경신하던 홈쇼핑주를 왕창 살 분이 얼마나 있을까요?
실제로는 홈쇼핑주가 리스크는 매우 낮고 좀 기다리면 수익확률이 아주 높은 투자였지만
저를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좀 비싼 반도체/디스플레이 주식을 사서 남들처럼 10~20% 버는 것이 마음 편했을 겁니다.
하지만 IT주는 작년말 시장관심이 높고 주가도 PER 10 이상으로 형성되어
안고 가야할 손실리스크는 크지만 기대수익은 높지않은 투자였습니다만
저도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예상수익만 봤지 주가하락 리스크를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하워드막스도 대부분의 리스크가 '지나친 시장의 낙관심리'에 휩쓸려 지나치게 상승한 가격에 매수'하는 데에 있다고 했습니다.
즉, 이런 거죠. "반도체 대세상승기다" "삼성이나 중국 회사 등 대부분 회사들이 증설한다" 라고
언론이나 애널이 앞 다투어 발표하면 시장에 낙관적인 분위기가 넘치고,
많은 투자자들이 한 방향으로 IT가 좋다, 유망하다라고 점차 믿게 되고
해당 섹터의 주가는 올라가고, 적정 PER는 10에서 15로 상승하고 애널들은 적정주가를 더 올립니다.
그간 주가가 제법 올라 예상수익이 낮아졌음에도
주가가 내릴 리스크는 매우 낮거나 심지어 사라졌다고 생각하게 되는거죠.
그 주식에 시장의 관심이 커질 수록 기대수익은 감소하고 리스크는 증가하지만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는 주가가 떨어질 리스크가 매우 큼에도 '우량주'라는 이유로, '대세상승주'라는 이유로
기대수익만을 쫓아 매수하게 되고, '우량주' 투자에서 손실을 보게 됩니다.
오히려 이보다는 언론에 보도된 부정적인 사항이 너무 많아서 모두가 매수를 꺼려하면
주가는 리스크가 전혀없는 수준으로 떨어지고 기대수익만 매우 높은 주식이 되는 데
이런 주식을 용기있게 매수할 안목을 가진 투자자는 많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인지 고레가와 겐죠 등 많은 훌륭한 투자자들이 '수면 아래'의 주식을 사라고 했고,
워렌버핏도 주식투자의 원칙으로 '1. 절대 손해보지마라' '2. 첫번째 원칙을 잊지마라'라고 했는데
2단계를 제대로 통과할 개미들은 더 적겠지요.
3단계: 비싼 가격으로 '대규모' 매도를 합니다.
이것도 두가지 때문에 매우 어렵습니다.
첫번째는 비싼가격으로 매도하기 전에 참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보유중인 주식이 갑자기 20~30% 급등한다면 얼마나 많은 분이 그 주식을 '꼭 쥐고' 있을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개미들은 '땡큐'하고 잽싸게 팔고나서 다른 급등주가 없는지 찾아 나설 겁니다.
왜냐하면 열심히 공부해서 그 주식의 적정가가 얼만지 확신을 갖고 있지 않는 한 시장의 출렁임을 극복하기 어렵지요.
두번째는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더 오를 것 같은' 생각에 쉽게 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 15%가 올랐다면, '지금 분위기로는 내일 10%로는 더 갈거야. 조금만 더 참자' 하는 생각들이죠.
그러다가 긍정적인 애널 보고서에 신문보도 등이 나오면서 목표가를 올려잡다가
갑자기 시장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면 '물량'을 처분할 타이밍을 놓치기 쉽습니다.
훌륭한 투자자는 시장전체가 상승을 확신할 때야 말로 가장 리스크가 높은 것을 알고 매도하는 사람이겠죠.
'강세장은 비관속에서 태어나 회의 속에서 자라며 낙관 속에서 성숙하여 행복 속에서 죽는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격언을 잘 풀어보면,
각종 부정적 소식으로 아무도 안사려하는 시기에 현명한 투자자들이 리스크와 가치를 보고 매수하면서 주가는 조금씩 오르고,
고평가니 저평가니 가치평가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매수세력이 점점 많아지면서 주가와 리스크는 더 올라가고,
모든 사람이 낙관하면서 행복하게 매수하려할 때 실제는 리스크와 주가가 극대화되고,
마침내 더 이상 사려는 사람은 없고 분위기가 돌변할 때 짧은 시간내 폭락한다 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비관속에서 태어나 낙관 속에서 성숙'할때 까지는 서서히 주가 상승이 진행되는 데
'행복 속에서 죽을 때'는 매우 짧은 시간내 급격하게 주가가 하락한다는 것이죠.
저는 아직도 IT주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작년말에 리스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분위기에 휩쓸려 '비싸게' 산것은 잘못된 결정이었습니다.
많은 반성을 하게되는 1~2월 투자였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잔인한' 봄에 대비하여 '안전밸트'를 단단히 매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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