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월간 코스피, 특히 코스닥은 엄청 달렸습니다. 

그러나 제게 10월과 11월은 무척 힘든 달이었습니다.
코스피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해서 대형 IT장이 전개되었고
코스닥에서는 신라젠을 대장으로 바이오 주식만 줄기차게 올랐는 데
변변한 IT 대형주도 없고, 바이오주에 문외한인 저는
두 달 동안 '지문이 없어질 정도로' 손가락만 빨고 있었습니다. 



유동성 장세가 전개되어서 대부분의 주식이 함께 오르거나
아니면 장이 침체되어 다같이 수익률이 지지 부진하면 
계좌 수익이 좋지 않아도 '그려려니'하고 참을 수 있습니다만
신라젠이 한 해10배 오르고, '몇 월의 결산' 등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는 글에서
'못 먹어서 50%', '더 먹을 수 있었는 데 100%라서 아쉽다'는 내용이 올라오면
투자 자신감이 급감하게 됩니다.

김동조님이 '나는 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책에서 썼듯이
"많이 번 사람은 우쭐해지고,
적은 돈을 번 사람은 초조해지며,
돈을 잃은 사람은 절박해집니다."



저는 항상 많이 벌지는 못하기 때문에
이런 장에서는 특히 초조해졌던 것 같습니다.
차마 달리는 바이오주는 사지 못하고
그나마 덜 올랐다는 IT주(제이엠티, 아바코)를 찔끔사다가
내수주 3개(현대백화점, CJ CGV, 진도), 
주식거래량 증가 수혜를 받는 증권주중 밸류가 낮은 종목(유진투자증권)를 매수했습니다.

최근 시장의 주요 사건을 보면
첫째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둘째 원화절상폭 증가, 
셋째 유가의 상승, 넷째 북한 핵문제에 대한 시장의 무반응 등을 꼽을 수 있는데
경기회복과 원화절상의 수혜를 볼 수 있는 내수주에 대해 관심을 둘 필요가 있겠죠.   


어쨌든 저의 경우는 집중 투자를 못하다보니 수익률은 떨어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방식이 제게 그리 나쁜 것은 아니죠.

저의 목표수익률은 연 15%로 그리 높지않고
전업투자자 처럼 종목을 치열하게 분석할 시간이나 열정이 없다보니
좀 덜 먹더라도 종목을 분산하고 hot한 종목을 쳐다보지 않는 것이
리스크 관리나 정신 건강상 좋기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간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투자자님들을 뵈었었는데
기억에 남는 분은 Brett님과 Pete Hwang님이었습니다.

Brett님은 철저히 저평가, 소외된 종목을 발굴해서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큰 비중을 싣는 가치투자자입니다.
저도 투자한지 올해로 20년이 되어 왠만한 종목들은 한번쯤 이름이라도 들어보았는 데
이 분이 투자하는 종목은 소형주에 잘 들어보지 못한 종목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Brett님이 초창기 어떤 종목을 소개하면 듣는 분들의 대부분의 반응이
"처음 듣는 종목인 데", 
"요즘 같은 IT 장세에 철강이나 신발, 장판 파는 회사가 가겠어?" 하고 무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몇 달, 1년쯤 지나면 어느새 50%, 또는 2~3배 올라 있었지요.
좀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바로 이런 투자가 리스크는 낮고 기대수익률은 엄청나게 높은 가치투자가 아닌가 합니다.

Pete Hwang님은 최근 책을 써서 유명인사가 되셨지만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배당성장주 투자의 대가입니다.
주식투자에 뛰어드는 초보투자자들은 최소 20~30%, 많게는 50%, 100~200%의 투자수익률을
기대하므로 배당수익률 5% 내외를 아주 우습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배당주 투자한다고 하면
참 답답한 사람으로 보곤 하지요.
하지만 5% 배당을 바닥에 깔고, 성장에 따른 자본수익까지 생각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게다가 그 수익에 몇 년간 복리로 수익이 성장된다면 성장주 투자 못지않은 성과를 거둘 수 있지요.
실제로 최근 몇 년간 Pete Hwang님의 수익률은 보면 엄청납니다.
이 역시 좀 기다림은 필요하지만 리스크는 낮고 높은 기대수익률이 있는 가치투자자입니다.
하락 리스크가 낮기에 적은 종목으로 높은 비중을 싣을 수 있는 trading이 아닌 investment이죠.

요즘 같은 활황장에서는 인기주 trading을 통해 높은 수익률은 올리는 분들이 제법 있습니다만
많은 경우 오래가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큰 돈은 벌지 못하더군요. 
의미있는 자본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수면 아래의 BM 좋은 종목을 사서'
'시간을 내편으로 만들어 참고 기다리는 것'이 리스크가 낮으면서도 성공확률이 높은 투자인 것 같습니다.


인내하고, 자신에 맞는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주식투자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얼마전 이순신 장군에 대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임진왜란 초기 당포, 당항포, 한산도, 부산포 대첩까지 연전연승을 하던 이순신 장군은
부산포 해전이후에 한산도로 진을 옮기고 나서
무려 3년 8개월 동안 한산도 길목만 지키면서 거의 꼼짝도 하지 않았더군요.

현지 사정을 잘모르는 선조는 '남쪽의 장수'는 싸울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이순신 장군을 파직해서 백의종군을 보내고
원균이 조정의 지시대로 왜군 진영으로 쳐들어가서 괴멸당하게 됩니다.

연전연승을 하던 이순신 장군인들 왜군에게 쳐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왜 없었겠습니까?
숫적으로 상대가 되지 않는 왜군에 정면으로 맞붙어서는 패전할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게릴라 전 형태로 국지전을 벌이면서 전라도로 나아가는 길목을 지켰지요.
주위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기회를 기다리면서 괴롭지만 꾹 참고 기다렸던 겁니다.

현 상황에 대한 냉정한 분석을 하고,
자기의 처지를 고려한 최선의 전략을 고른 후,
기회가 올 때까지 인내하고 기다리는 것이야말로
주식투자자가 가져야할 자세인 것 같습니다.

어쩌다보니 코스닥 바이오 장세를 이야기하다가
이순신 장군 이야기까지 흘러와 버렸네요.
이러다 늙는가 봅니다. 

12월에도 높은 수익 거두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