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5.09.02 16:26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2일 주식시장에서 현대모비스(012330)가 급등세로 마감했다. 주가는 장중 7만9400원까지 상승까지 상승한 후 전일보다 4.52% 상승한 7만8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일에 이어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그동안 매도우위를 지속한 외국계창구 매매가 소폭이나마 매수우위로 돌아선 점도 주가상승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재료측면에선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사진>이 본텍지분을 매각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최근 조정에 따른 자연스런 반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앞서 정의선 사장은 전일 현대차그룹의 전장부품업체인 본텍의 지분 30%를 독일의 지멘스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본텍의 지분구조는 기아차(39.7%), 정의선 사장(30%), 글로비스(30%) 등이었으나 이중 정 사장의 지분을 지멘스가 넘겨 받은 것.


지멘스는 현대차와 컨소시엄을 통해 현대오토넷을 인수함으로써 현대차그룹의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했으며,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사장의 본텍 지분을 지멘스에 넘김으로써 양사는 더욱 긴밀한 관계를 갖게 됐다.

이러한 정 사장의 본텍 지분 매각과 관련해 주식시장에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선 정 사장이 본텍의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현대모비스에는 큰 호재가 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사장의 지배구조가 본텍을 중심으로 강화될 경우 지주회사격인 현대모비스의 위상이 흔들릴 수 밖에 없는데, 그럴 우려가 크게 불식됐다는 것.

특히 정 사장이 30%나 되는 개인지분을 매각함에 따라 본텍 중심의 후계구도 스토리의 가능성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결국 정 사장의 본텍 지분 매각이 현대모비스에겐 호재로 작용해 주가가 급등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물론 다른 의견도 만만찮다. 예컨데 정 사장의 본텍 지분 매각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된 것이어서 특별한 호재로 볼 수 없으며, 최근 조정에 따른 자연스런 반등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정 사장이 본텍지분을 팔았지만, 자신이 39.85% 보유한 글로비스를 통해 여전히 본텍과 많은 지분관계를 맺고 있고, 만의 하나 본텍과 현대오토넷이 합쳐질 경우엔 정 사장이 다시 지분을 사들이지 말라는 법이 있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주식시장에선 현대·기아차그룹의 후계구도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시나리오속에 이미 큰 그림이 그려졌을 것이고, 다양한 방법들이 모색내지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정 사장은 본텍지분 60만주를 주당 9만5000원에 팔아 57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선 이 자금의 사용처에 주목하고 있다. 혹시나 후계구도를 가늠할 단서가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지영한 기자 yhji@edaily.co.kr ▶지영한기자의 다른 기사/칼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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