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가운데 고유 제품명이 보통명사처럼 사용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만큼 오랜시간 애용됐다는 의미다. 지난 83년 녹십자가 13년간의 연구 끝에 세계에서 세번째로 개발한 B형간염백신 ‘헤파박스’가 대표적이다.

처음엔 ‘헤파박스-B’라는 제품명으로 출시됐다가 88년 제2세대 백신인 지금의 ‘헤파박스-진’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2001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간질환 사망자는 인구 10만명 당 22.3명으로 간암 다음으로 많고 이중 40∼50대 사망원인은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간질환 가운데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70%에 이른다.
오늘날 헤파박스가 세계시장의 일류 상품으로 부각될 수 있었던 것은 국내는 물론 전세계의 B형간염퇴치에 획기적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헤파박스가 개발되기 이전까지는 고가의 수입백신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효능이 우수한 국산 백신이 생산됨으로써 서민들도 수입가의 3분의 1이라는 낮은 가격에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게 됐다. 국내 B형간염 퇴치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헤파박스는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7000만도즈(1회 접종량) 이상이 접종됐다. 그 결과 80년대 초 13%에 이르던 B형간염 보균자 비율은 2001년 말 현재 7%로 줄었다. 80대 이후 출생 세대가 이전 세대에 비해 감염자 비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