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은 희귀, 난치성 질환의 하나로서
흔치 않지만 질병의 특성상 잘 알려진 병입니다.
우리나라엔 모두 1800 여명이 등록되어 있고, 이 환자들의 대부분은
혈우재단이라는 민간기관에서 체계적인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 재단에 딸린 의원에서 진료를 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대학병원등에서도 치료하는데 서로 연계가 되어 있습니다.

이 병은 대부분이 아시는 대로, 주로 유전적인 원인으로 혈액 응고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서 자발성의
혹은 작은 충격에도 출혈이 생기고 지혈이 되지 않아, 근육이나 관절 심지어 뇌등에서
출혈이 지속되어 문제를 야기하는 질병입니다.

우리 몸엔 모두 12 종류의 응고인자가 유기적인 관계를 가져,
필요시 혈액을 응고시켜 더 이상의 출혈을 막아주는 방어작용이 있습니다.
그런데 유전적인 이유나 기타 이유로 이 시스템의 인자에 이상이 생겨 더 이상 시스템이 진행되지 못하게 됩니다.
이병은 주로 남자에게 있으며 여자는 보인자(혈우병 유전인자를 보유한 사람)가 됩니다.
아주 드물게는 여자에서도 있다고 합니다.
남자에게만 나타나는 이유는 이 유전인자가 성염색체 X 에 위치하기 때문이며 X’X’ 인 경우 태아가 죽습니다.
남자는 X’Y 로서 혈우병이 오는 거죠.
X’X 인 경우 보인자인데, 가끔 X 가 어떤 이유로 힘을 못쓰는 경우 여자면서도 혈우병 증세를 보입니다.
그런데 유전에 의한 것 뿐만 아니라 mutant(돌연변이) 에 의해서도 생긴다고하며
혈우재단 통계상 혈우병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1800명중 50% 정도이고 나머지는 가족력이 없습니다.
물론 가족력이 없어도 유전인자는 있을 수 있으니 이 모두가 돌연변이에 의한 것은 아닙니다.


이 병의 유래는 아주 오래되었으며
탈무드에도 소년들이 할례 후 출혈이 지속되어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러시아의 레닌 혁명이 일어난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도 왕자가 혈우병을 가진 것 하고 관계가 있습니다.
외국에서 데려 온 왕비가 낳은 자식이 혈우병을 가진 결과 그 자식을 돌보는 의사(?)인가 누구가 총애를 받게되고,
이 양반이 온갖 못된 짓을 많이 하여 결국 피살당하고
이것이 왕정의 몰락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혈우병에는 인자 결핍에 따라 분류하는데
응고인자 8(factor 8) 결핍; 혈우병 A
응고인자 9 결핍; Christmas disease, 혈우병 B
응고인자 11 결핍, von-Willebrant ds 등이 있습니다.
이 중 혈우병 A 가 75% 가량
혈우병 B 가 15% 가량 이고 나머지는 소수 입니다.

이 병의 치료는 짐작하시겠지만
부족한 응고인자를 보충해 주는 것이 일차적인 방법입니다.
그 응고인자는 어디에서 구할까요? 그냥 공장에서 만들면 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Factor8 이 농축된 냉동 혈장을 사용하면서 혈우병 치료에 큰 발전이 있었지만
동시에 많은 합병증도 얻었습니다. 혈액을 통해 전염되는 간염이나 성병,에이즈등에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었습니다.

이후 몇가지 방법들에 의해 안전성이 획기적으로 발전하였습니다.
혈액을 분리해 적당히 열을 적당히 가하여 AIDS 나 간염균, 성병등의 균을 죽였고
그 다음엔 단일클론 항체를 이용한 더 세밀한 방법으로 응고인자만 추출 사용하였으며
1994년엔 드디어 박스터사에 의해 유전자 재조합에 의한 factor8 의 제조를 성공했습니다.
이유전자 재조합 방식은 혁신적입니다.
감염의 위험이 전혀 없으며, 인간의 혈액이 필요하지도 않고, 기술만 있으면 공정도 훨씬 경제적 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혈우병 치료 환자들에서 간염과 에이즈가 발생해 문제 된 적이 있는데
이것이 제조 과정을 보면 이해 할 수 있으며 1994년 이 후 더 이상 에이즈 환자 발생이 없습니다.


우리나라 혈우병 환자는 반 이상이 녹십자(홀딩스) 산하 혈우재단 의원에서 치료 받고 있으며
질병의 특성상 완치가 안되므로 일생 동안 혹은 필요 시 마다 응고인자를 투여 받아야 합니다.
얼마 전 신문에서도 났지만 일인 당 진료비 청구가 1년에 12억인가 15억이 나와서 보험공단과 녹십자 사이에
분쟁이 있었습니다. 결국 힘 없는 녹십자가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았지만…
(즉, 약가를 대폭 삭감하여 지불했다는 뜻 입니다.)
수술을 하였는데 지혈이 안되는 일부 중증 환자에서는 대량의 응고인자 투여가 필요하며 이 약가가 매우 비쌉니다.
2004년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혈우병 A 환자 1인당 평균 factor8 약제비가 5600만원 입니다….5천600만원.

혈우병 환자들 대부분은 희귀.난치성 진환 대상자로 분류되어 국가에서 부담하는 걸로 알고있습니다.
또 일부는 경제 사정등에 따라 무상지원을 못 받기도 하는데, 이런 환자들에 대해서는
녹십자가 비용을 일부 지원해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혈우재단에서 발간하는 혈우병 백서를 보면 지원 규모가 나와 있습니다.

현재 녹십자는 유전자 재조합 factor 8 개발을 완료하여 국내임상 3 상을 통과하였으며
올해 말이나 쯤에 제품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하며, FDA 에는 3상에 들어 간 걸로 알고 있습니다.

녹십자의 주 사업은 혈액 관련 사업과 백신제조 입니다.
그들이 하는 사업 대부분은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국내 타 회사가 하지 않거나 할 수 없는 일들입니다.
한타박스(유행성출혈열 백신), 헤파박스 그리고 혈우병 치료등은 모두 녹십자의 자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