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거래소가 상장사에 기업 내용과 관련된 풍문·보도 등의 사실 여부를 확인해달라며 조회공시를 요구한 사례는 170건으로 전년(124건)보다 3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된 기업은 74곳으로 역대 최대였다. 코스닥이 ‘개미들의 무덤’이란 오명을 뒤집어쓰게 한 최악의 코스닥 업종 7개를 각 증권사 스몰캡팀장과 전문가들에게 물어 정리해봤다.

UC아이콜스
2008년 4월 17일 상장폐지 - 무리한 인수합병·CEO 횡령 등 작전 완결판

소프트웨어 제작업체 UC아이콜스는 수많은 작전들이 얽히고설킨 작전주다.

유상증자,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무리한 기업 인수, 불성실공시, 대주주 횡령, 작전 전문 브로커, 명동 사채업자 개입, 투자회사·외국 투자은행 개입 등 가히 작전주의 ‘종결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규모 작전판이 벌어진 UC아이콜스 주가는 2006년부터 2007년 사이 1000% 이상 뛰어올랐다. 2006년 당시 2000원대에 불과했던 주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2007년 4월 한때 2만88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주가가 한 번 고꾸라지기 시작하면서는 연속 13일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바닥 깊은 줄 모르고 추락했다. 이후 유상증자, 대표이사 교체 등이 이어지는 등 온갖 우여곡절을 거쳐 결국 2008년 4월 상장폐지에 이르게 된다.

자본 전액 잠식, 2회 연속 자본잠식률 50% 이상, 2회 연속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등이 이유였다.

소설 같은 얘기의 발단은 이승훈 구름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가 2007년 9월 UC아이콜스(당시 사명 아이콜스) 주식 400만주를 166억원에 사들이는 데서 시작된다.

일약 UC아이콜스 최대주주로 등극한 이승훈 씨와 그에게 돈을 대준 인물로 알려진 박권 씨가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회사에 변혁이 일어난다. 사명을 UC아이콜스로 바꾸고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신지소프트를 비롯해 여러 회사를 인수합병했다. 더불어 대규모로 자사주를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주가 급등 현상이 벌어졌다.

심지어 세계 3대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도 주식 25만주를 55억여원에 매수했다. 리먼브라더스 투자 소식에 주가는 다시 한 번 급반등했다.

이후 유상증자와 BW 발행이 줄줄이 이어지는 가운데 무리한 사업 확장에 대한 의구심과 실적 악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회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박권 씨 등이 주가 조작 및 수백억원대 횡령을 저지른 혐의가 드러나면서 주가가 빠르게 곤두박질쳤다. 회사는 채권자를 대상으로 한 현물출자와 유상증자, 파격적인 조건의 사채 발행 등 각종 편법을 총동원해 회생 노력을 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검찰수사 결과에 따르면 UC아이콜스 주가 조작에 차명계좌 140개와 130억원의 자금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실제 작전에 투입된 자금이 1000억원이 넘었다고 전한다. 전문 작전세력인 브로커와 명동 사채업자, 국내 투자기관, 외국계 투자은행 등 다양한 세력이 한꺼번에 모여들었던 탓이다. UC아이콜스 사기극에 속아 투자한 개인투자자 자금과 무리한 인수합병 과정에서 피해를 본 회사들까지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집계가 어려울 정도다.

플래닛82
2008년 4월 17일 상장폐지 - 허위 공시로 코스닥 시총 4위까지 올라

플래닛82는 허위 홍보 및 공시, 신기술에 대한 기대감을 앞세운 주가 조작의 결정판이다. 껍데기 기술로 아시아나항공, GS홈쇼핑을 제치고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4위의 기업을 만든 희대의 사기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주가의 이상한 움직임은 2005년 10월 초 시작된다. 당시 2500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10월 14일 1670원까지 떨어진다. 이는 급상승의 전조였다. 플래닛82는 11월 7일까지 6번의 상한가를 기록하며 5320원까지 오른다. 다시 11월 10일을 기점으로 17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12월 7일에는 4만6950원으로 급등한다. 정확히 주가가 28.11배 오르며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었을까. 2005년 11월 10일 열린 기술시연회에 답이 있다. 플래닛82는 이날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는데 “2003년 산업자원부 산하 한국전자부품연구원(KETI)으로부터 50억원에 나노광전소자의 원천기술을 매입했다. 이번에 그 기술로 어두운 곳에서도 촬영이 가능한 나노이미지센서의 상용화칩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다음날 언론은 앞다퉈 관련 기사를 다뤘다. 기술 시연을 한 사람이 국책연구기관 KETI 소속의 김훈 나노광전소자연구센터장이었기 때문에 기술 진위 여부를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주가가 고공 행진을 하자 윤상조 플래닛82 대표는 2005년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차명으로 보유한 주식 427만주를 매각했다. 이렇게 챙긴 부당이득이 358억원에 달한다. 나노이미지센서의 우수한 성능을 밝힌 기술시연회는 비교 대상인 다른 카메라에 적외선 차단필터를 장착한 조작극으로 검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결국 2008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윤상조 대표에게 허위사실을 공시한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플래닛82는 검찰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신기술을 입증했다는 보도자료를 돌리며 주가의 이상급등 현상을 이끌기도 했다. 결국 피해를 본 건 단기 호재에 투자한 개미(개인투자자)들이었다.

이 사건으로 국책연구기관인 KETI 역시 윤리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플래닛82가 허위 공시를 통해 주가 조작을 하기까지 KETI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KETI의 일부 연구원들은 플래닛82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사고파는 수법으로 억대의 차익을 남겼다. 지난해 대법원은 이들 연구원에 대한 유죄 판결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팬텀엔터테인먼트그룹
2009년 4월 16일 상장폐지 - 반도체·바이오디젤까지 손 뻗치다 결국…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3번, 최대주주 변경 6번, 사업목적 변경 6번, 대표이사 변경 9번.’

2005년 팬텀엔터테인먼트가 증시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2009년 4월 사라질 때까지 공시에서 볼 수 있었던 내용이다.

팬텀엔터테인먼트(이하 팬텀엔터)는 이가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주형 씨가 2005년 코스닥 등록 기업 동성그린테크 지분을 인수, 최대주주 자리를 꿰차면서 본격 출범했다. 이후 ㈜우성엔터테인먼트,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가 합류하면서 엔터업계 황제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안 돼 코스닥 부실기업의 전형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잦은 대표이사 교체, 사업목적 변경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우회상장에 성공한 2005년에만 대표이사가 2번이나 교체됐다.

2005년 공시자료에 따른 종전 회사 주력 업종은 스포츠용품 제조 및 판매업, 의복 제조 및 도소매업, 가구 및 기타제품 제조업. 하지만 2005년 5월 음반 기획·제조·배급 및 판매업, 비디오 제작·배급 및 판매업, 영화 제작·투자·수입·배급 및 판매업, 영화에 관한 홍보물·기획상품 등 수입·제작 및 판매업 등으로 사업목적을 변경했다. 2개월 후에는 연예매니지먼트업을 추가했다. 여기까지는 엔터테인먼트사업체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진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듬해부터 뭔가 이상했다. 회사명을 ㈜팬텀엔터테인먼트그룹으로 바꾸고 실질적 오너 이도형 회장이 최대주주로 전면에 등장했다. 주가는 더욱 올랐다. 그러나 재무제표는 형편없었다. 적자 누적이 지속됐다. 이후 회사는 각종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공시에 나선다. 2006년 캐릭터머천다이징 및 상품화 사업, 각종 일반 판매용품 제조 및 도소매업, 생활필수품 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이때만 해도 연예인을 토대로 한 연관산업이라 생각할 만했다. 더불어 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사세를 키우는 듯했다. 실제로 팬텀엔터는 2007년 상장사 팝콘필름을 인수했다. 여기에 신동엽, 유재석 등 잘나가는 MC가 주축이 된 DY엔터테인먼트마저 인수해 우회상장하며 시장의 기대를 다시금 모았다.

그럼에도 불구, 회사 실적은 나아지지 않았다. 급기야 회사는 자구책을 찾기 위해 핵심 경쟁력과는 전혀 상관없는 업종에 연이어 진출한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퇴출되기 1년 전인 2008년 공시를 보면 이런 절박함이 잘 드러난다. 당시 팬텀엔터는 ‘섬유류 및 의류, 액세서리 제조 도소매업, 대체에너지 연구 및 개발, 바이오디젤 제조 및 도소매업, 신재생에너지 및 관련 설비 제조·판매 및 투자사업, 환경 상담 및 관련 엔지니어링 서비스업, 전자기기 및 동 부분품 제조·판매업, 반도체 및 관련 장치 제조·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이런 과정에서 대주주의 주가 조작, 횡령 혐의가 불거졌다. 검찰이 수사한 결과 이도형 회장은 주가 조작 등의 혐의로 유죄선고를 받았다. 결국 팬텀엔터는 회계감사 ‘의견 거절’로 2009년 4월 상장폐지됐다.

2008년 상장폐지된 UC아이콜스는 가히 작전주의 "종결자"였다. 영화 "작전"의 한 장면.

네오세미테크
2010년 8월 23일 상장폐지 - 허술한 우회상장 화근, 정ㆍ관계 띄우기 한몫

시가총액 4000억원, 코스닥시장 26위 상장사로 주목받던 태양광업체 네오세미테크. 우회상장 10개월 만에 상장폐지당하는 오명을 남겼다. 네오세미테크는 금감원 감독 미흡, 한국거래소 우회상장제도 미비, 회계감사 부실, 최고경영자 도덕적 해이 등으로 점철된 부실의 종합판으로 불린다. 지금도 3000명이 넘는 피해 소액주주들이 연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하는 종목이다.

네오세미테크는 태양광 잉곳 및 웨이퍼 제조기업으로 2000년 설립됐다. 증시에 입성한 것은 2009년 9월, 당시 코스닥 상장사였던 모노솔라에 인수합병되는 형태로 발을 들여놓았다. 우회상장 시 네오세미테크가 공시했던 기업 실적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2007년 매출액 314억원, 당기순이익 24억원이던 네오세미테크는 2008년 매출액 1032억원, 당기순이익 2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으로는 3배, 순이익으로는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게다가 퇴출당하기 1년 전인 2009년 3월에 당시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회사를 방문한 데 이어 같은 해 9월에는 최경환 전 장관도 회사를 찾았다. 산업은행으로부터는 글로벌 스타기업 1호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상장폐지 불과 4개월 전에도 지경부로부터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에까지 선정돼 투자자들은 의심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덕분에 2009년 10월 6일 주가는 1만7800원(액면가 500원)까지 뛰어 시가총액 6288억원으로 코스닥 서열 13위에 오르기도 했다.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합병과 함께 회계법인이 바뀌면서부터다. 대주회계법인이 2009년 실적을 감사하면서 네오세미테크 오명환 대표이사의 분식회계가 드러났다. 오 전 대표는 2003년부터 7년간 분식회계와 거짓 수주 공시를 계속해왔다. 부풀린 회계보고서를 바탕으로 부실 덩어리 기업이 알짜기업으로 둔갑돼 형식적인 ‘우회상장’ 심사 절차를 통과했다.

거래정지되기 불과 한 달 전에도 매출액 1000억원의 2배 이상인 2298억원대 대규모 매출 거래 계약을 중국업체와 했다고 공시했다. 모두 허위 공시였다. 대주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 상장폐지의 사유가 되는 ‘감사의견 거절’을 적었다. 이후 한국거래소로부터 3개월의 개선기간을 얻었지만 재감사 후 또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고 결국 상장폐지됐다.

상장폐지에 따른 파장은 엄청났다.

네오세미테크에 투자한 주주는 무려 7287명. 90% 이상 소액주주였다. 지난해 3월 매매거래 정지 당시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이 약 3022만주, 주가는 8500원이었다. 단순 평균만 내도 개인당 3500만원 손해를 입었다.

세실
2011년 2월 10일 상장폐지 - 정부보조금 착복·분식회계 일삼아

2007년 11월 코스닥에 상장된 세실은 방제에 사용되는 천적 곤충류를 연구개발하고 각종 농산물, 농업자재, 비료 등을 판매하는 친환경 농업의 대표 기업이었다. 상장 후 2달여 만에 주가는 1만7450원까지 상승했다. 시가총액도 2000억원을 웃돌았다. 가치주에 투자하기로 유명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도 지난해 6월까지 세실의 2대 주주였다.

이렇게 탄탄해 보였던 세실은 올해 2월 경영진 공금 횡령으로 코스닥시장을 떠났다. 지난해 말 세실의 이원규 이사회 의장과 김헌기 대표이사는 천적상품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제공했던 농업용 천적 보조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이들이 가로챈 정부보조금 규모는 92억원에 달한다. 경영진이 판매 수량을 허위로 조작해 보조금을 착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지난 12월 20일 검찰이 이원규 의장과 김헌기 대표를 보조금 편취와 재무제표 허위 작성 및 공시 혐의로 공소를 제기했다. 세실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농민들에게 외상으로 판매했던 게 화근이었다. 외상으로 준 물량이 장기 미수금으로 잡히자 이를 숨기기 위해 장부를 조작했다. 공금 횡령도 모자라 분식회계까지 일삼은 경영진에 대해 투자자들은 등을 돌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검찰의 공소 제기가 있은 뒤 외부 감사인인 한미회계법인마저 세실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표명하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됐다. 감사인은 “총자산의 70%를 차지하는 매출채권과 유형자산이 적절히 기록되지 않아 감사 자체를 수행할 수 없었다”며 감사의견 거절 배경을 설명했다. 그리고 한 달 뒤 거래소는 상장위원회를 통해 세실 퇴출을 최종 결정했다.

지난 3월 22일 이원규 의장과 김헌기 대표의 보조금 편취는 사실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정부보조금 92억원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원규 의장과 김헌기 대표에게 각각 징역 2년, 1년형을 선고했다.

에코솔루션
2011년 3월 28일 상장폐지 사유 발생 - 상장폐지 직전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

에코솔루션은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당하기 직전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유상증자, 전환사채를 발행해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올 들어 세 차례나 최대주주가 바뀌며 경영난을 겪은 에코솔루션은 3월 28일 감사인 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문제는 이처럼 회사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했다는 점이다.

지난 1월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일반투자자에게 9억9900만원을 조달했다. 2월 유상증자로 발행한 신주는 1974만주. 98억7000만원어치에 달한다. 이를 통해 최근 조달한 투자금만 110억원에 육박한다.

자금 조달 이후 CEO가 바뀌었다. 황종식 대표는 유상증자로 기존 5.09%의 지분율이 3.08%로 줄어들었고, 최대주주는 유진투자증권으로 변경됐다. 유진투자증권이 잔액 인수 계약에 따라 청약되지 않은 지분을 떠안았기 때문. 유진투자증권은 총 4.4% 지분율로 단숨에 최대주주가 됐지만, 보유 지분을 인수한 지 보름 만에 모두 매각했다. 다시 황종식 대표가 최대주주로 복귀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짧았다. 권혁일 전 NHN 사회공헌실장이 장내에서 꾸준히 주식을 매입해 총 지분율 9.9%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하지만 권 씨가 최대주주가 된 지 한 달도 안 돼 에코솔루션은 회계법인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에코솔루션 감사를 진행한 한영회계법인은 “재무제표일 현재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132억원이 많으며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이 -76억원, 누적결손금이 636억원으로 기업 존속이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과거 공시를 보면 정확하지 않은 내용도 눈에 띈다. 지난해 3분기 실적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년간의 매출액은 72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555억원에 그쳤다. 에코솔루션은 ‘테마주’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기도 한다. 이 기업은 2006년 고유가 행진으로 바이오디젤 열풍에 힘입어 한때 5배 이상 주가 급등세를 보였다. 2006년 주가는 6100원대를 육박했지만, 지난 5년 동안 하락해 주당 141원으로 가라앉았다.

루보
2007년 주가 조작 혐의 - 다단계 활용해 주가 끌어올려

루보는 다단계회사 제이유(JU) 간부들이 연루된 대규모 주가 조작 기업이다. 기계공업에 쓰이는 베어링 및 금형 표준부품을 생산하는 루보의 2006년 10월 말 주가는 1300원대. 하지만 특별한 상승 이유도 없이 2007년 3월 중순까지 5만원대로 치솟았다.

이면에 철저한 주가 조작이 있었다. 제이유 부회장 김 모 씨를 비롯한 작전세력이 1500억원대 자금과 728개 차명계좌를 동원해 조직적으로 주가 조작에 가담했다. 단기간에 대규모 계좌와 자금을 동원할 수 있었던 힘은 다단계였다. 김 모 씨 형제는 지역별로 모집책을 고용해 투자자를 모았고 증권사 및 은행 전(前) 직원 등이 이를 도와 시세를 조종했다.

이들은 전국을 돌며 투자설명회를 열었고 몇몇 도시에는 팀장을 지정해 체계적으로 작전을 진두지휘했다. 정부 관계자를 배석시켜 참석자 신뢰를 얻었고, 며칠 만에 2~3배 수익을 낸 통장을 내보였다. 여기에 현혹된 투자자들은 수백만~수천만원이 든 계좌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작전세력에 넘겼다. 작전세력들은 모집자금으로 주가를 다시 올려나갔고, 차익 실현 후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지급했다. 수익금을 받은 1차 투자자들은 추가 입금과 함께 다른 투자자들을 찾아 나섰다. 전형적인 피라미드 사기다. 심지어 다단계사업 피해자였던 제이유 회원들도 투자자금 회복이라는 말에 넘어가 또다시 덫에 걸려들었다. 이런 다단계 방식에 현혹된 사람은 3000여명에 달한다.

주가 조작세력은 다단계방식뿐 아니라 루보 주식을 담보로 사채업자와 저축은행에서 수백억원의 돈을 빌려 시세조정 자금을 마련한 것은 알려져 있다. 그 결과 약 6개월 만에 주가는 40배 이상 폭등했고, 김 모 씨 형제 등은 119억원의 부당이익을 얻었다. 치밀하게 진행된 주가 조작의 끝은 허망했다. 검찰 수사 이후 주가는 2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주가 조작의 주범인 김 모 씨는 징역 7년과 벌금 70억원, 30억원 몰수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루보는 제다라는 이름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지만 수년째 적자 상태다.

[김범진 기자 / 박수호 기자 / 김헌주 기자 / 윤형중 기자 / 조은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01호(11.04.13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