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는 시황과 관계없이 우량한 저평가 기업을 사는 투자방법이다. 올해처럼 박스권 장세가 길어지고 대형종목이 많이 오른 상황에선 저평가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진다. 전업투자자인 구도형 인텔리전트인베스트먼트 이사(37)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자산가치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구 이사가 관심을 갖는 종목들은 시가총액이 실제 자산가치의 30%(PBR 0.3) 이하인 기업들이다.

“중소형 주식 중에선 우량한 재무구조와 안정된 사업구조를 갖고 있으면서도 주가가 상식 이하로 싼 기업들이 많아요. 특히 내년에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되면 기업 자산도 시가평가를 하기 때문에 자산가치가 큰 기업들이 더욱 부각될 겁니다.”

그의 투자 방법은 이렇다. 먼저 기업의 자본총계(자산총계-부채총계)가 시가총액보다 큰지 살핀다. 그 기준은 최소 3배 이상이다.

그는 부동산 투자와 비교해 설명했다. “부동산 경매로 싼 물건을 산다고 해도 시가의 50% 이상이고 그것도 권리관계가 복잡해 골치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현재 주식시장에는 시가의 20%, 심지어 10%에 매수할 수 있는 기업들이 많이 있어요.”

두 번째 자본총계의 질(내용)을 따진다. 자본총계 수치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기업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령 같은 1억원의 재고자산이라도 의류처럼 시간에 따라 제품가치가 떨어지는 제품이 많은 기업은 할인을 많이 하고 철강 등 원자재 재고가 많으면 할인을 거의 안 하지요.” 부채의 질도 중요하다. 같은 금액을 빌렸다고 해도 제2금융권에서 빌렸다면 투자하지 않는다. 추가적으로 자회사의 자산과 실적도 중요하게 본다. 우량한 자회사를 두고 있으면 결국 모회사 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공장이나 기계보다는 토지를 보지요. 자회사 부지가 개발지역에 있다면 가치를 더 쳐줘요.”

구 이사는 이렇게 시총의 3배가 넘는 자산가치주가 현 주식시장에 100개도 넘게 있다고 했다. 이 중에서 옥석만 잘 가려 투자하면 실패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 하지만 일부 자산가치가 현저히 낮아도 주가에 반영이 안 되는 기업이 있다. 이럴 땐 어떻게 할까. 그는 현금흐름을 눈여겨볼 것을 주문했다.

“BYC 같은 기업은 시총은 800억원인데 실질자산은 2500억원이 넘어요. PBR가 0.3이죠. 55년 설립된 이후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어 현금흐름도 좋고요. 약 1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내의시장에서 과점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모델도 안정적이죠.” 다이어리로 유명한 양지사도 추천했다.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국내 시장에서 70%, 호주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3년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해 지금까지 120여개 기업에 투자했다. 이 방식으로 투자한 결과 단 2개 기업에서만 손해를 봤다고 했다.

“과거 미국 등 선진시장에도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된 기업들이 있었지만 투자문화가 선진화되면서 PBR 1 이하 기업들이 거의 사라졌어요. 그런 면에서 한국은 현재 가치투자의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어요.”

■ 구도형 투자이사는…

73년생.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출판사업을 하다가 2003년 주식투자를 시작하면서 전업투자자로 변신했다. 현재 여의도에 사무실을 내고 네이버 투자카페 ‘현명한 투자자들의 모임’(cafe.naver.com/highstock15) 운영자로 활동 중이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투자클럽 가입’을 권했다.

투자클럽은 취미 차원에서 수익을 올리고 공부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강조했다. 재무제표 관련 추천서적을 부탁하자 이민주의 ‘워렌 버핏처럼 재무제표 읽는법’, 존 트레이시의 ‘MBA, AICPA를 위한 재무제표 읽는 법’ 등을 꼽았다.

[김충일 기자 loyal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51호(10.04.14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A도 모바일로 공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