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인상을 보며



발전이 덜 되어있는 국가의 모습을 언론을 통해 보게될 때 나는 습관적으로
한국의 과거와 비교를 하게 된다.
한국은 한국인들에게 특수성이지만 외국인들에겐 일반명사에 가깝다.
한국인들은 한국과 태국이 비교불가능할 정도로 다르다고 믿지만
먼 곳에 있는 외국인들이 그 차이를 알기는 매우 어렵다.
한국인들에게 베네룩스3국은 그냥 베네룩스 3국이지만 그 세나라는
결코 자기 나라를 다른 베네룩스 2국과 동일시 하지 않을 것이다.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전을 대비해 중국과 평가전을 가진 프랑스를 보면서
한국인들은 과연 중국과의 평가전이 한국전에 대한 준비가 될 수 있을 지
의아해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적절한 평가전이라 생각할 것이다.
각자 생각하는 대로 살아도 어지간하면 살아갈 수 있는게 인생이다.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두 달 연속 인상했다.
미국은 서브프라임모기지의 부실로 인해 FRB가 금리인하를 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과감히 콜금리를 인상한 점이 눈에 띈다.
우리가 파키스탄의 중앙은행이 회의하는 모습을 만약 방송을 통해 본다면
저 사람들이 과연 제대로 된 판단을 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솔직히 들것이다.
파키스탄이 적절치 않다면 투르크메니스탄은 어떤가?
아제르바이젠은? 우즈베키스탄은?

그러나 위에 열거한 국가의 중앙은행은 그들 나름대로 자신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판단을 할 것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솔직히 좀 잘 모르겠다.)
30년전 한국 중앙은행이 금리에 대한 회의를 하는 모습은 외국인들에게
어떻게 비쳤을까?
촌스럽고 후진적인 모습으로 보여졌을 것이고 과연 저네들이 뭘 알고 판단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선진국 사람들은 했을 것이다.

묻혀지고 잊혀진 찬란했던 고대도시들이 많은 것 처럼 어찌보면 지금 이 순간에
어디에 살고 있나하는 것은 완전 운에 달린 것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행의 회의 모습이나 결정내용등은 30년전 처럼 비쳐지진
않을 것이다.  뭐라고 근거를 들어 설명할 순 없지만 전혀 엉뚱한 판단을 할 것으로
보이진 않을 것이다.
미국 FRB 가 또라이같은 판단을 하진 않을 것처럼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행의 결정에 대해 진지하게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일반인의 관점에서 보건대 그동안의 금리정책의 핵심은  " 과연 이렇게 경기가
침체되어 있다고 하는데 금리를 올리면 침체가 더 심해지는 것이 아닌가" 라는
불안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게 좋은가였다고 본다.
주가가 2000을 찍은 지금도 대다수 한국인들은 경기가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그런지 아닌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한국은행이 매우 냉철한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
2007년의 한국은행은 적어도 투르크메니스탄의 중앙은행보단 선진적이라 생각한다.
2007년의 한국은행은  경기회복이 대다수 한국인들의 생각보다 훨씬 급격히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맛도 없는 음식을 팔면서 장사가 안된다고 푸념하는 식당주인들의 비위를 맞추는데
급급하진 않았다.
그 식당주인들은 영원히 경기탓을 할 것이다.
엄청나게 많은 돈이 시중에 풀려있으며 이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는다면 또 다시
부동산 광풍이 불어 많은 서민들을 오히려 절망하게 할 것이라 판단했다.
과도한 가계대출은 시급히 정리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과도한 부동산담보대출자체를 이미 막아버린 상황에서 남은 대출에도 신경을 쓰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바야흐로 그 콜금리는 5% 이다.
이것은 심리적 상징이기도 하다.

요체는 경기회복이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소 선제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2개월 연속인상정책을 택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파퓰리즘적인 것이 아니라 아주 엘리트적이고 지도적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금리인상은 주식시장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
5% 금리는 높은 것 같기도 하고 안 높은 것 같기도 하다.
금리인상이 되면 주식시장에 직격탄을 날린다고 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과거를 돌아보면 주가가 상승할 땐 반드시 금리가 오른다.
그 시작은 저금리상황이었지만  시간이 갈 수록 주가도 금리도 오른다.
그렇게 되게 되어있다.
경기확장이 너무 심해 누구나 호황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 상황에서의 금리인상까지
발생한다. 그 시기에 잔뜩 거품이 낀 주가에 구멍이 뚫리게 된다
금리가 시의적절하게 오르지 않는다면 세상의 모든 돈은 주식시장으로 갈 것이고
돈의 힘에 의해 내재가치와는 무관하게 주가는 끝없이 치솟을 것이다.
그럼 좋지 않느냐고 묻지는 마라.
그 끝은 허탈하고 처절한  폭락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탈출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지마라. 나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들이 다들 그 쉬운걸
못해서 전재산을 날려왔다.
5% 콜금리상황은 경기회복에 대한 인정이다.
어쨌거나 금리가 인상되었으므로 주식시장에 잠깐의 동요를 부를 수 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다. 주식시장의 주체들은 " 음.. 그래?  알았어."  하고 다시 베팅을
할 것이다. 
지금은 거품이 터지는 상황은 아니다.
서브프라임사태와 금리인상의 여파가 언제까지 갈 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먼저 매맞은 미국덕분에 한국판 서브프라임사태는 과격하지 않게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외국관료들이 놀라는 촘촘하고 정교한 대출규제망을 미리 깔아놓은 덕분이기도 하다.
그리 우려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결국은 엄청난 시중유동성이 인플레이션상황을 만들어 내려 할 것이다.
중국은 과거 디플레이션을 수출했지만  벌어들인 엄청난 외화와  늘어가는 자국민의
소득으로 인해 이제 인플레이션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
주식선택도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려해야 될 것 같다.
여하튼 5% 콜금리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고마운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