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장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미국시장을 볼 때는 더 많이 떨어질 법도 한데
미래에셋 덕분인지 개인들이 심리적으로 지칠때 쯤되면
밑에서 받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요즘은 워낙 미래에셋에 대한 비난이 많기는 하지만
저는 그리 나쁘게만 보지 않습니다.
불과 1-2년전만해도 외국인들이 마음껏 시장을 흔들어 대면서
우리나라의 국부를 유출해 갔습니다.
개인이나 기관이나 외국인의 money power에 대응할만한
세력이 없었기에 외국인이 한껏 올렸다가 몇번 흔들어 대면
속절없이 미끄러져 내렸던 것이 한국시장이었습니다.
덕분에 삼성전자, 국민은행, POSCO같은 우량주식을
외국인들이 헐값에 사서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한국인들이 제조업에서 땀흘려 벌어서 금융에서 외국인들에게
많은 부를 가져다 바치는 형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도 기관이 풍부한 자금이 있고
외국인들이 서브프라임이다 뭐다 해서 갑자기 들어왔다 빠졌다해도
상대적으로 과거보다 덜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그 배경에는
적립식투자와 펀드열풍으로 조성된 우리나라 기관의 힘이 있겠지요.

어쨌든간에 개미 투자자로서 요즘 시장은 매우 견디기 어렵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가을부터 기관화장세다 해서 중소형주가 소외되는 통에
수익률이 별로였는데 11월에 들어서는 1800선도 깨어지면서
대형주,중소형주 할 것없이 무차별적으로 하락을 하니 마음이 편치않습니다.

올해 투자 10년째를 맞는 '장수개미'이지만
최근의 주식시장은 투자하기 쉽지않습니다.
요즘에는 차라리 올해 주식시장을 이만 접고
현금만 보유하고 싶은 생각도 들곤 합니다.

시장도 어수선하고 해서 개미투자자로서 작장생활을 하면서 주식투자로
'장수'하기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첫째,  개인이 오랜동안 주식을 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많이 해야합니다.
공부해야 하는 만큼 남들처럼 놀시간을 줄이고 나름대로 고민도 많이해야겠지요.
가장 먼저해야하는 공부는 재무제표를 볼 수 있어야 하며 ROE가 뭔지,
PER가 뭔지, Free Cash Flow가 뭔지 알아야 겠지요. 그래야, 증권방송, 유료웹사이트
등에서 유혹하는 '이상한 주식'을 사서 깡통차는 일이 없을 겁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가치평가 기준이 있어야 하고, 괜찮은 종목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생활하면서 끊임없이 사회현상과 주식투자를 연관지어야 합니다. 예컨대 '비타500'이란
새로운 제품이 나와서 시장의 선풍적 인기를 모을때 '광동제약'이란 회사를 연결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첫번째 단계는 어느정도 노력을 하고 관심만 있으면 어느정도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쉽게 용돈을 벌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큰 돈을 벌기위해서는 공부만 잘해서는
부족합니다. 시장이 요동을 쳐도 공부한 종목을 쥐고 있을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내가 열심히 분석해서 매수한 종목이 몇 달째 계속 횡보하고 다른 종목은
엄청나게 뛸때 종목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참을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매수했다가 갑자기 주가가 뛸때 빨리 팔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설사 좋은 종목을 선정했다고 하더라도 푼돈 밖에 벌지 못합니다.
개인적인 차이는 있기도 하지만 결국 인내심이라는 것도 종목에 대한 믿음에서
나오고 첫번째 공부의 '강도'에 따라 인내심의 크기도 달라지겠지요.


그다음 요구되는 덕목은 '유연성'입니다.
어떻게 보면 위의 인내심과 상반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나의 공부결과와 판단과 달리 내가 매수한 종목이 폭락하거나 쉬지않고
꾸준히 계속 내릴때 상당한 갈등을 겪게됩니다.

해당 종목이 나의 포트폴리오에 차지하는 비중이 낮으면
그런대로 참을 수 있지만 몰빵을 했거나 비중이 매우 높은데
시장이 생각했던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게됩니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주가를 누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내가 모르는 회사의 큰 문제점이 있는지 걱정이 되고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지요.
저의 경우 해당종목의 비중이 커서 내가 정신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정도이면
손실이 얼마가 났건간에 '단칼에' 손절매를 해 버립니다.

왜냐하면 내가 매수한 후에 지속적으로 상당히 떨어진 종목의 경우
다시 상승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최악의 경우 계속 지속적으로 떨어져서 투자원금이 거의 바닥나는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경우 나의 실수를 솔직히 인정하고
물러서는 '유연성'이 있어야 다음 기회에서 더 좋은 수익을 올릴 수 있고
투자금이 오링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저의 경우 이런 위기가
5년에 1-2회 찾아왔던 것 같습니다. 그대 손절매 하지 않았다면
지금 저의 계좌의 돈이 훨씬 적게 남아있겠지요.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손절매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주식을 잘 고르는 것이겠지요.


마지막으로 직장인으로서 취미생활로 주식을 투자하는 분들에게
필요한 덕목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비밀유지'입니다.
주식투자는 조용히 해야 뒷탈이 없습니다.
심지어 집사람도 주식해서 돈 벌었다면 옷사달라고 조르는데
내가 주식투자해서 돈 벌었다고 하면
나를 가만히 둘 친구, 직장동료 들이 없을 것입니다.

주식투자로 돈 벌었다고 직장동료의 등쌀에 밥을 사줘도 문제입니다. 
사람의 심리라는 것은 남이 잘되는 것을 참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왜냐하면 같이 경쟁하는 동료입장에서 나도 그만큼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옆에서 주식해서 돈벌었다고 하면 왠지 내가 무능력해진다는 생각이 들고
옆의 동료가 이유없이 얄미워지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그러니 주식투자해서 돈벌었다고 해서 구지 그것을 말해 시기심을 받을
필요가 없지요.

그래서 행복한 가정생활, 원만한 직장생활, 좋은 친구로 남기위해서는
설사 주식해서 돈을 벌었건, 잃었건 간에 조용히 지내면서
성실한 샐러리맨으로 보이면서 직장에서는 주식투자 이야기를
절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결코 그렇게하기 쉽지 않지요.


결국 주식투자를 한다는 것은 앞의 세가지 고통을 참아내야하는 숙제를
안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남이 놀 때 시간내서 공부하고,
내가 산 주식이 오를때 빨리 팔고싶은 유혹을 참고
산 가격보다 내려있어 횡보할 때 기다리는 고통을 참고
너무 많이 내려 정신이 없고 포기하고 싶을 때는 유연하게 손절매하면서
기회를 기다리고
돈을 벌어다고 해서 결코 회사에서 티내지 않고 조용히 지내야하는 고통을
참는자에게만 주식투자의 달콤한 열매가 주어지지 않나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쉽지 않지요. 그래서 주식투자가 어려운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