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월 6일) 한국증권신문 주최로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ELW(주식워런트증권) 세미나에 다녀왔습니다. 여러 투자관련 사이트 게시판에 광고가 올라왔으니 아시는 분들도 계실 듯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워런트에 투자할 마음이 없었지만, 동아리에서 초청을 받은데다 식사 제공에도 끌려서 친구와 함께 다녀왔습니다.
ELW 시장이 열린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얼마되지 않는 자료를 모아 발표하시는 분들의 노고를 느낄 수 있는 세미나였습니다. 특히 풋워런트 같은 경우 나온지 아직 한 달도 지나지 않았지요. 아래는 제가 이전에는 몰랐지만 세미나에 가서 배운 ELW의 특징들입니다. 옵션과는 약간 다르더군요.
1. ELW의 전환가격은 만기일 전 5일간의 평균종가로 한다.
ELW를 발행 및 관리하는 LP(유동성공급자)의 시장교란을 막기 위한 방책입니다.
2. ELW의 주간사가 파산하면 ELW 권리는 사라진다.
ELW는 기반 주식뿐만 아니라 발행한 기관의 재무상태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3. 기반 주식이 합병 등으로 상장폐지되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제대로 된 보상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4. 전환우선주와 달리 만기가 되면 자동으로 행사된다.(이익이 있을 경우)
현재 상장된 ELW 대부분은 현금식 ELW이기 때문에, 만기가 되면 주식이 아니라 차익이 들어옵니다. 손해일경우는 자동으로 권리 포기됩니다.
5. 옵션에 비해 장기간이다. (약 1년이상)
6. ELW의 가격은 시장에 의해 결정되며, 현재 같은 회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도 만기 및 발행사에 따라 ELW의 가격이 모두 다르다.
그럼 이제 후기의 본론입니다. 사실 이 내용을 쓰기 위해서 후기를 작성했습니다. 초대받아 세미나 가서 식사까지 대접받고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참 양심에 찔립니다만, 적어도 당분간 ELW에 투자하지 마세요. 그것이 제 결론입니다. 레버리지 효과를 위해 ELW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은, 그냥 보통의 레버리지를 사용하시는 게 낫습니다.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현재 ELW 시장의 참여자는 LP와 개인투자자가 거의 대부분이고 기관과 외국인은 거의 참여하고 있지 않습니다.(주가하락에 대해 풋워런트 음모론도 있지만, 사실과 다릅니다.) 덕분에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관과 외국인이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홍보 부족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ELW 상당수가 만기와 기반 주식의 주가로 계산되는 이론가격(블랙-숄즈 공식)에 비해 고평가이기 때문입니다.
호기심에 세미나장에 비치된 ELW 전용 단말기 및 프로그램을 통해 ELW 가격들을 봤지만, ELW 가격들이 이론가에 맞게 형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반 주식의 주가가 5% 내리는데 콜 워런트가 오히려 오르는 것도 보았습니다. 즉, 통상의 레버리지의 경우에는 투자 방향이 옳다면 통상 투자보다 고수익이 가능하지만, 현재 ELW의 경우는 투자 방향이 맞건 안맞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릅니다.
혹시 다른 사람이 미처 모르는 ELW의 저평가를 이용하시려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지만, 세미나장에서 펀드매니저 전용 단말기&프로그램을 사용해보니 마우스 두 클릭이면 블랙-숄즈 공식에 의한 이론가, 헷지 포트폴리오 구성이 바로 나옵니다. 일반 투자와 달리 사용하는 툴의 레벨이 다릅니다. 적어도 ELW의 이론가와 헷지 패턴을 바로 계산할 수 있는 툴이 없으면, 주가를 가리고 주식에 투자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ELW의 적정가를 계산할 수 있는 능력 또는 툴을 가지고 계시지 않는다면, 적어도 합리적인 시장이 형성된 후에 관심을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특히 발행 규모에 비해 현재 거래가 가장 활발한 하이닉스, 삼성SDI, 삼성물산, SK텔레콤 등의 ELW는 주의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즐거운 투자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