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영업을 한지 9년째 되가는 군요.
입사한 이래로 한 회사에서 계속 다니고 있는 제가
가끔은 신기할 때도 있습니다. ㅡ.ㅡ
제가 후배들에게 영업을 가리킬 때 하는 교육자료가 있습니다.
'영업을 쉽게 하는 방법은 무얼까' 라고 후배들에게 물어보기 전에
다음의 질문에 제시합니다.
1.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은?
다 아시겠져. 에레베스트 산입니다.
2. 그러면 두번째로 높은 산은?
....
1. 세상에서 제일 먼저 비행기를 만든 사람은?
라이트 형제
2. 그러면 두번째로 만든 사람은?
....
바로 이게 '영업을 쉽게 하는 방법'에 대한 답인니다.
바로 그 고객에게 첫번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닌 과학입니다'라는 에이스침대도
이제까지 가구라고 생각하고 있던 고객에게 '과학'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하면서 고객들에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항상 고객에게 처음일 수 없다는 것에 있습니다.
보통 기업들이 어떤 히트형상품이 나오면 곧바로 모방을
하는데 영업세계에서는 이것을 'Me Too' 전략이라고 합니다.
대개의 Me too 전략은 실패합니다. 왜냐하면 고객의 인식에는
이미 첫번째라는 상품에 대하여 기억이 되 있기 때문입니다.
아주 쉬운 예가 광동제약에서 나온 비타500입니다. 이 상품은
박카스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하자 비타 800 , 비타 1000 등의
숱한 아류작이 나왔지만 여전히 그 위상이 하늘을 찌를 듯 합니다.
그러면 기업이 고객에게 첫번째가 아니었을 때는 어떻게 해야되는가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며,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은 고객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것입니다.
고객의 인식을 전환시킨 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예전 88올림픽 전에 국내 음료시장은 콜라, 사이다, 환타가 주종을
이루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때 당시에 동아오츠카에서 이온음료라는
음료수로 '포카리스웨트'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당시에는
대단한 충격이었지요. 음료 하면 콜라, 사이다 밖에 없던 시절에
이온음료라는 첫번째 상품이 등장을 하게 된 거지요.
그러자 지금의 CJ인 제일제당에서 곧바로 미국사와 협력하여
'게토레이'를 국내 시장에 내노았습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그 때 신문기사에서 '게토레이' 광고를 많이 하면
'포카리스웨트'의 매출이 올라가는 현상이 생길 정도 였으니까요.
'게토레이'는 단순한 이온음료의 아류작으로 고객들은 생각했으니까요.
그러자 제일제당 마케팅 담당자가 다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 사람은 '게토레이'의 경쟁자가 과연 '포카리스웨트'일까 하는
것에 대한 의문부터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이 사람이 제일 먼저 생각한
질문은 바로 '사람이 가장 많이 마시는 것은 무얼까' 답은 '물'이었습니다.
그러자 이 마케팅 담당자는 더 이상 이온음료 시장이 경쟁시장이 아닌
'물'이 경쟁상대가 되었습니다. 이 결론으로부터 나온 유명한 카피가 바로
'물보다 흡수가 빨라야 한다'....그 다음은 다 아시다시피 게토레이의
매출이 많이 올랐습니다.
제가 위의 글을 장황하게 쓴 이유는 오늘 화장품 주식인 태평양과
코리아나와 씨름을 하면서 생각을 한 것입니다.
이미 저가 화장품은 '미샤'라는 강력한 제품이 고객의 인식속에
첫번째가 되어 있습니다. '미샤'의 화장품가격은 보통 3,900원 정도
하더군요.
태평양은 고가제품이며 한방화장품의 처음인 '헤라''설화수'를 통하여
이 불황인 국내에서 승승장구 하구 있습니다.
태평양에 대해 개인적으로 더 놀랜 것은 목욕탕같은데 가며 목욕하는 사람을
위하여 스킨, 노션등을 비치하는데 놀랐게도 그것도 태평양 이더군요.
화장품을 제대로 알기 위해 이마트에서 '이니시스'라는 화장품을
샀는데 가격이 3만원 정도 하더군요. 그리고 장모님께 선물하고자
설화수를 사 봤는데 가격이 20만원 하더군요.
그리고 주위에 좀 경제여건이 되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다가
'헤라''설화수'를 쓰더군요. 일종의 생활귀족의 필수품 같은게 느껴졌습니다.
코리아나 화장품은 국내 3위 (1등 태평양 2등 LG생활건강) 업체입니다.
이 회사에서 이미 태평양이 만들어 놓은 한방화장품에 도전하기 위하여
'자인'이라는 화장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얼마 전 채시라가 선전하는
'자인'광고를 봤는데 별 감흥이 없더군요.
코리아나 화장품은 작년도 대규모 적자를 낸 후 올해에도 적자폭은
줄였지만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주가도 1,400원 하던 것이
계속 흘러내려 이제는 1,000원 마저도 위협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어떻게 하면 '자인'이 고객의 인식에 새롭게 다가가면서 코리아나가
다시 부활할까요?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 하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