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매서운 바람이 불던 밤에 집에서 공부하고 있자노니 소주 한 잔
생각이 나더군요. 반바지 차림에 잽싸게 동네 슈퍼로 산 소주 한 병을 사면서
'그래, 소주의 병뚜껑은 삼화왕관, 병유리는 금비, 삼광유리...애들의 주가가
지금 얼마더라..???? 잉?? 내가 언제부터 참이슬 대신 산 소주를 마시고 있었지?'
추운 바람이 부는 날 동네슈퍼에서 반바지 차림으로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제가 휴스틸을 공부한건 8월말이었습니다.
그날도 평소처럼 경제신문 읽고 책상에 수북히 쌓여 있는 상장기업 분석
리스트 중에 휴스틸을 꺼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 음, 이 회사는 국내 3위의 강관회사이고, IMF 때 부도가 난 경험이 있으며..'
그리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배당성향을 보았습니다.
' 01년에 배당 없고, 02년에 1,000원 배당에 최고가가 12,950원
03년에 600원 배당에 최고가가 5,700원 현재 주가는 6,000원..
음..올랄만큼 올랐군..별 볼일 없네...'
아무 생각없이 EPS를 보니
'02년 EPS가 1,409원 03년 2,141원 04년 반기까지 5,752원...?
잉 현주가 6,000원에 EPS가 5,752원...무슨 특별이익이라도 생겼나? '
약간 흥분되는 마음으로 손익계산서를 보니 특별이익은 없고, 영업이익이
아래와 같이 늘었더군요.
| 02년 | 03년 | 04년 2분기까지 | |
| 배당금 | 1,000원 | 600원 | |
| 영업이익 | 202억 | 96억 | 152억 |
| 순이익 | 95억 | 147억 | 198억 |
'오호...02년 1,000원 배당시 순이익이 95억인데 04년은 반기까지 벌써
198억...단순계산으로 올해 순이익은 400억??? 그럼 배당은 1,000원이
올해 가능하다는 말이 아닌가?'
잽싸게 전자계산기를 두들겨 봤더니 현주가 6,000원 대비 배당 1,000원은
18%가 나오던구요...그 순간 전 눈이 뒤집혔습니다. 세상에나 은행금리 3.8%인
세상에 배당수익률만 18%라니....그 회사의 영업이익이 왜 올랐는지..계속적인
배당이 가능한지...이런 건 남의 이야기였습니다. 바로 매수주문을 내고
몇 일 동안 있는 돈 범위내에서 몽땅 샀습니다.
그리고는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이 회사의 가치를 아는
누군가가 반드시 들어올 것이다. 지금이 8월말이니깐 12월초까지만
기다리면 되겠군...그리고는 1주일의 시간이 지났나...갑자기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오홋...드뎌 오르기 시작하는군...룰루랄라..
근데 이 휴스틸이 쉬지 않고 2주일 만에 30%가 오르더군요..
내가 공부한 대부분의 고배당 주식들은 몇 달 동안 오르는데 2주동안
급등을 하니 오리혀 마음이 불안해 지더군요...
그래서 오히여 이 휴스틸에 대하여 더 많이 공부를 하게 됬습니다.
철강주가 오른 이유는 중국의 엄청난 수요로 인하여 철강가격이 급등한데
기인하였고, 철강주는 피터린치에 의하면 대표적인 경기변동 주기형 종목에
해당한다..갑자기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니 중국의 경제가 궁금해 지고..
생전 보지도 않았던 중국 증시 차트도 보게 되더군요...
위안화가 절상되면 중국경제는 어떻게 되는 건지...인민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중국경제는..???
피터린치의 주식투자원칙 중에 소위 '아우토반을 달릴 때에는 백미러로
뒤를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 라는 말이 생각이 나더군요..즉 그 회사의
가치를 보기 보다는 장세를 보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가보지도 못하고..
살아 보지도 못한 중국경제를 예상을 하려고 하니 머리만 뽀개지고..마음이
불안하던구요..그래서 12월초에 매도하려고 했는데 얼마 못 버티고 8,000원대에 전량 매도했습니다.
이 주식을 매매하면서 얻은 교훈은
1. 시장에는 부지기수로 비합리적인 가격으로 거래가 되는 종목이 많다.
-늘 공부하자...
2. 회사의 영업이익이 늘어난 사실을 확인 한 후 들어가도 먹을게 많다.
-6,000원에 휴스틸을 샀을 때 이미 1달동안 2,000원 즉 50%가 급등한
상태였습니다.
3. 장세를 예측하려는 시도는 어리석으며, 아무리 많이 공부해도 머리만 아프고
가슴만 불안하다.
늘 이 사이트를 찾으시는 모든 분에게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