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말콤 글래드웰의 "티핑 포인트"를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티핑 포인트는 사회문화적으로 평형을 깨드리는 힘이 작용이 분명해지는 지점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출판된지 꽤 된 책들이 어느날 갑자기 베스트셀러가 되는 극적인 전환이 티핑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티핑포인트를 만드는 요소로서 이 책에서는 세가지를 제시하는데 그 중에서 첫번째로 제시하는 것이 커넥터로 대표되는 소수의 법칙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커넥터는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세계에 연관이 있어서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을 다른 사회적 관계와 연결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을 말합니다.

 

  우리 중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맺고 있는 사회적 관계를 소수의 사람들에 의존하므로 그런 사람들에 의해 티핑포인트가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이 주장입니다.

 

 

  이 내용을 읽으면서 커넥터라는 개념이 단순히 사교적이고 유능한 사람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다수의 기업들을 연결시켜주는 기업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커넥터로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월마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월마트는 소비자와 다수의 제조업체들을 연결시켜주면서 이 책에서 말하는 커넥터로써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커넥터라는 개념에 부합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강력한 독점력을 가지고 고이익률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월마트의 그동안의 실적과 지속적인 주가상승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은 접점으로써의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정상품에 연연하지 않고 환경에 다양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커넥터인 기업들은 어떤 기업들이 있을까요? 일단 월마트에서 연상할 수 있는 할인점들이 있겠죠.

 

  인터넷포털들도 커넥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포털들이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할 수 있는 것도 그들이 각각의 사업들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소비자와 인터넷과의 점점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들도 커넥터입니다. 그들의 행보에 은행과 방송사들이 주목하는 것도 이동통신사들이 소비자과 이동성서비스의 접점을 장악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1차적인 의료서비스도 이동통신사가 장악할 수 있습니다.

 

  정유사들도 역시 커넥터입니다. SK 그룹의 OKCashbag서비스도 그들의 이동통신사 뿐만 아니라 주유소 네트워크를 함께 이용할 수 있었기에 그처럼 성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정유사가 주유소망을 이용한 편의점 사업 및 중고차 사업을 벌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정유사가 패스트푸드사업, 택배사업, 자동차부품유통업, 렌트카사업, 금융사업 등으로 진출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대형은행사들도 커넥터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의 금융겸업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앞으로는 자산운용, 보험, 예금 등을 각각의 업체에 가서 구입하기 보다는 은행에 가서 일괄적으로 처리할 것입니다. 금융상품도 할인점에서 물건을 사듯이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우체국이 최대금융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는 것도 커넥터이기 때문입니다.

 

  편의점들의 최근의 변신도 그들이 커넥터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그들은 은행, 택배사업, 패스트푸드, 서점 등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각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다소 생소할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의 음식료사업도 커넥터입니다. 롯데제과, 롯데칠성, 해태, 빙그레, 진로, 하이트맥주, 오뚜기, 농심 등의 회사들이 물건들을 잘 만들어서 우리나라 음식료사업을 이처럼 완벽히 장악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세계적인 음식료회사인 네슬러가 우수한 제품을 못 만들어서 한국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위 회사들은 음식료 산업에서 해당제품의 유통망을 완벽히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그처럼 고부가가치를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광동제약의 비타500의 수많은 경쟁자들 중에서 가장 후발주자인 비타파워가 가장 앞서가고 있으며 광동제약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지도 롯데가 커넥터이기 때문입니다.

 

  레미콘 사업도 역시 커넥터입니다. 시멘트사업과 건설업자를 연결시켜주는 유통망이 레미콘 사업의 핵심부가가치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 커넥터 기업들은 서로 사업영역이 겹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어떤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거의 성격에서 벗어나 소비자와 상품 및 서비스를 연결하는 것이 현재의 핵심역량이 되며 대부분의 고부가가치는 여기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다소 낮설지만 앞으로는 이동통신사와 은행 혹은 인터넷포털과 정유회사 또는 편의점과 은행 간의 합병도 충반히 가능합니다.

 

  또한 이러한 흐름을 파악한 제조업자들도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커넥터로 편신하려고 하는데 GM이 GM 캐피탈로 세우고 키워가는 것이 한 예입니다.

 

 

  그렇다면 왜 커넥터기업이 이처럼 뜨는 것일까요?

 

  이는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기가 점점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과잉생산능력 및 기술의 상향평준화로 몇몇 특수사업을 제외하면 상품 및 서비스에서 다른 회사보다 아주 우수한 질의 상품을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케팅 및 브랜드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고 하고 몇몇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성공하지만 많은 경우에는 이조차 힘듭니다.

 

  또한 그저그런 너무 많은 상품들에 질린 소비자들은 상당한 상품들을 그저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구입합니다.

 

  그래서 그들과 다수의 제조기업들을 연결해주는 커넥터 기업들이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커넥터적 경쟁우위는 쉽게 모방하기도 힘들다는 점에서 막강한 독점력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상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커넥터인 기업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독점력이 있고,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어서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갖춘 장기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할 기업입니다.

 

  당신이 관심을 가지는 기업들은 단순한 제조업자인지 아니면 커넥터인 기업인지, 커넥터인 기업인데도 시장에서 그 가치를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것도 좋은 기업들을 발견하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