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주절주절 쓰다가 통째로 날아가는 바람에 그냥 포기할까 하다가 기억을 더듬어서 씁니다. 이 글은 아이투자의 착한자본가님덕분에 쓰게 되었습니다. 나흘동안 머리를 쥐어뜯고 포기할까하다가 남북 당국자회담이 열리면서 희망을 갖고 올리게 되었습니다.
북핵문제를 해결하는데에는 남북간의 관용, 화해, 협력, 인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견해일뿐 미래를 정확하게 예견하는 글은 아닙니다. 다양한 의견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
남한의 북한에 대한 인식전환
북한문제는 많은 국민계몽(혹은 인식개선)을 통해서 남북문제보다는 북미문제로 인식전환을 가져다 주었다.
남한과 북한은 그동안 적대적 의존관계로 서로를 이용했다. 남한의 역대 권력은 북한을 반대자 숙청의 도구로 사용했고, 북한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70년대에 태어난 사람만 해도 반공글짓기 대회, 웅변대회에 때려잡자 공산당이란 구호는 극렬하기 보단 일상적인 구호였다.
그땐 북한이 언제든 남한을 집어삼키려고 하는 악의 축이었고, 현실적인 위협이었다. 적어도 90년대 초반 북한에 무장 공작원이 강원도를 휘젓고 돌아다니고, 서울 불바다 발언이 뚝 떨어져 국민들에게 보도될때까지 우리는 북한의 전쟁상대가 남한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북미대화재개와 김대중 전대통령의 방북, 정상회담으로 이런 인식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한미공조의 중요성 만큼이나 민족공조가 강조되면서 적대적 남북관계에 대한 인식전환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남북관계의 발전과 미국의 방해공작
그간 서해교전, 금강산에서 일어난 남한관광객억류등 남북간에 결정적인 타격이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 빈번하게 벌어졌지만 남북한간의 정경분리, 민간교류증대등의 영향으로 인해 교역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남북 도로연결과 철도연결이 이뤄졌으며 개성공단이 열렸다. 이제 남한과 북한의 협력과 교류가 궤도에 올라 거스를 수 없는 '장강의 물결'로 바뀌어가는 동시에 남한과 북한사이에 자국의 심장부에 항공기테러를 맞은 미국의 딴지걸기가 시작되었다.
미국의 테러범인 잡기는 카스피해 연안의 석유패권에 얼키고 설켜있는 아프가니스탄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이라크를 초토화시키고 아예 점령한다음 세계의 차기 경제심장 동아시아로 향하는 수순으로 보인다. 중동은 20세기 경제의 축이 되어버린 원유와 관련한 문제로 상대적으로 '만만한' 국가들이고 초대형 이권이 걸려있기 때문에 대량살상무기 핑계가 제대로 정당성을 얻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도 엉거주춤한 문제로 반군(독립군)을 소탕하고 있는 중이라 하겠다.
동아시아는 미국의 팽창주의, 제국주의를 지속시킬 미래의 경제패권의 열쇠 대부분을 쥐고 있는 5개국이 모여있는 곳이다. 중국, 일본, 러시아, 남한과 북한 그리고 태평양건너의 미국. 이 5개국의 움직임에 따라서 미국은 태평양 건너의 아시아 국가들이 자기네들끼리 잘먹고 잘사는 와중에 섬으로 고립될 우려도 있고해서 일본과 북한과 한국과 중국을 모두 이간질시켜 묶어서 패키지로 한중일 경제협력체의 결성을 미친듯이 저지중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매파정부와 북한의 대립
중국의 부상과 러시아의 재기, 남북한의 통일, 일본의 동아시아에서의 고립등 미국은 지금 동아시아의 지위격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것이 실질적인 미국의 위협인 것이다. 원래 미국의 계획은 남한은 미국의 전략에 변수로 취급되지 않는 수준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적어도 김대중 정부이전에는 그랬다. 미국이 결심하면 남한의 언론은 시꺼먼 활자로 미국의 논조를 그대로 받아적었고, 국민들은 미군들을 보며 감사의 눈물을 흘렸을 정도이니 말이다. (지금도 말기암환자 수준이 많다)
북한과 남한은 순조로운 대화를 지속하며 개성공단의 성공과 동시이 남한의 투자가 물밀듯이 밀려들어가 중국으로 갈 공장들의 북한 설립으로 북한의 경제는 고성장을 거듭하다가 개혁과 개방으로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안정이 이뤄지는 찰라에 미국의 KEDO에서 합의된 전력생산용 중유공급 중단, 북미대화단절과 핵폭로등등으로 북한 걷어차기와 헤드락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미국이 다만 북한을 잘못본것은 한민족 특유의 깡다구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원죄가 있는거 아니겠는가.(남한에서 미국앞에선 이런 깡다구를 부릴 기회가 먹고사니즘으로 많이 약화되긴했다)
남한도 미국이 이정도 강공으로 나오면 전같으면 살벌한 북한 규탄대회가 벌어지고 싸늘하게 남북관계가 얼어붙어서 협력이니 나발이니 하는 말은 쑥 들어가야 정상인데 그렇지가 않다. 미국이 원하는 미국과 일본을 묶고 남한을 중국과 묶인 북한앞의 총알받이로 내놓는 군기동화전략도 남한이 반대중이고 남북관계는 어려운 와중에도 개성공단을 간신히 돌리고, 금강산관광을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지경'이니 미국이 미칠지경이 되는건 당연하다 하겠다.
어쨌거나 악이 받힌 북한은 가뜩이나 먹고살기 힘들어 짜증나 죽겠지만 그래도 50년동안 헝그리 정신으로 온갖 지하벙커니 미사일개발이니 했던 존심을 되살려 미국에 대들고 있는 중이다. 참고로 북한은 미국이 한입으로 덥썩 물정도로 약체는 아니다. 적어도 북한땅에 미군이 들어가려면 서울은 불바다가 되고 일본도 핵한두방 맞고, 미국도 북한제 대륙간 탄도탄(터지는지 안터지는지 상관없다)의 악몽에 시달리게 된다. 중국도 자동개입이 되면서 세계는 전쟁으로 휘말리게 되는 건 자동수순이 될 것은 자명하다.
북한과 미국은 지구상의 인구10분의 1과 미국의 경제파멸을 놓고 치킨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신냉전전략
미국의 국가 경쟁력은 차츰 떨어져가고 있고 이의 증거는 가공할만한 규모의 쌍동이 적자, 미국의 2대 자동차기업이 몽땅 투기등급으로 변신하는 마력을 선보이는 중이다. 미국의 잉여자본은 해외로 나가서 투자하고 투자한 기업들은 미국에 수출하고 해당 교역국은 미국의 채권을 사고 미국의 무한한 화폐발행능력을 십성으로 이용중이지만 화폐의 교환가치는 재화보다 화폐가 많아지는 순간부터 화폐는 그냥 종이로 화하는데 얼마의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들도 알긴 아는것 같다.
미국의 세계 기축통화체제는 중국의 경제가 지금보다 서너배 성장하는 순간 무너지게 된다. 생각보다 빠른 중국경제의 부상은 미국에게는 악몽이 되는 것이다. 그 파급효과는 당연히 달러자산과 위안화의 교체를 넘어 미국채권값이 정크본드로 변신하고 나아가 미국의 파산까지 갈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고와 세계 외환보유고는 대개가 미국의 채권들인데, 이게 한꺼번에 미국으로 들어오면 미국내의 모든 자산을 팔아도 그 빚을 감당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미국은 이 등가물로 원유를 선택했다 보아도 무리가 없다. 미국이 중동 산유국의 결제자금을 달러에서 바꾸지 못하게 하는 이상 미국의 달러는 현재의 가치를 간신히라도 유지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타개책은 혁신과 체질개선보다는 쉬운길을(지네들이 보긴 쉽겠지) 택한 것이다. 떠오르는 세계의 경제심장 중국의 견제이다.
러시아의 다음타자로 중국을 적으로 규정하는 신 냉전전략을 진행중으로 보인다. 이번엔 중국과 군비경쟁을 해보겠단 이야기다. 한참 쑥 들어갔던 MD도 다시 하겠다고 하고 소규모 전술핵도 하겠다고 한다. 근데 미국은 한참 냉전으로 으르렁대던 80년대와 영 다르다.
그리하여 반둥에서 뭉쳤던 왕년의 제3세계는 다시 폭정의 원조기지 미국에게 이를 부득부득 갈고 있고, 미국의 국가체제또한 예전의 합리성과 기회의 땅이라는 메리트 보다는 테러에 당한다음 외상후 스트레스성 장애에 시달리고 있는중이다.
미국의 신경질적인 사이코대통령 부시는 레이건시대의 영화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대가 그렇게 바뀌었는데.
이미 성장이 끝난 성숙기의 미국의 채권을 누가 더 사줄것인가...
북한과의 전쟁, 간뎅이가 부은넘은 누구인가
북한과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면 중국이 개입하게 되고 일본은 북한이 공언한대로 가장 먼저 핵을 맞는 나라가 될 것이다. 남한은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불바다가 되고 미국으로 대륙간 탄도탈 몇개가 날아갈 수 있다. 미국의 전략폭격기는 평양, 개성, 함흥, 원산, 연변등 주요 전략적 요충지를 타격하고 일본, 한국, 중국과 연동된 세계 금융시장은 911테러가 귀여울정도의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이 이정도 충격을 감당할 수 있는가? 미국은 자국 국민의 피해가 없는 전쟁을 계속 해왔다 베트남전, 이라크, 보스니아등 미국의 전쟁은 남의땅 남의 나라 강건너 불지르기 였었다. 미국의 본토를 핵으로 공격당한다는 것은 세계의 안전자산의 안식처였던 미국경제가 박살나는 단초가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미국은 만약 9월쯤 개전한다면 사막전 정글전보다 차원이 높은 산악게릴라전을 해야하고 겨울이 다가오기 전에 점령을 마쳐야 한다. 다시 말해서 한국군을 투입할 수 없다면 이 전쟁은 불가라는 것이다. 2차대전에서 얼어죽은 독일군을 기억하라.
미국이 드넓은 평원이나 사막에서 전차와 미사일을가지고 정밀폭격을 자랑하지만 북한같은 험준한 산준령 사이에 있는 지하벙커를 무슨수로 요격할 수 있을것인가?
단언하건데 미국과 북한의 전쟁이 일어난다면 미국은 쉽게 이기지 못한다. 북한이 개피를 본다면 미국이 쌍코피저도는 터질것이고 한국군도 미국에게 덩달아 끌려가 진짜 개피를 보게 된다.
남한은 절대 북한의 전쟁에 찬성할 수 없고 남한에서 정신 똑바로 박힌 인간은 북한과 미국과의 전쟁을 이야기해서조차 안되는 것이다.(여기서 개지랄 떠는 지만원군을 펫보이같은 핵에 둘둘 말아서 태양계 밖으로 던저버리자.)
다시 북핵문제로
북한은 러시아에서 많이 배워서 그런지 러시아의 인형 마뜨료쉬까처럼 핵뚜껑을 계속 열어젖히고 있다. 뚜껑이 몇개 남은거 같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북한은 더이상 뚜껑을 열면 더이상 보여줄게 없는 상태가 되고 흥행에는 실패하게 된다. 조용필은 마지막에 나오는게 쇼비즈니스의 정석이라지만 조용필이 안나오거나 조영필이 나오면 김새버리는것 아닌가. 북한은 남한과 중국을 지켜보며 흥행에 성공하게 해달라고 눈치를 주는 중이다. 북한이 미국과 피말리는 심리전 와중에도 남한과 가끔 친한척 해주는것만 봐도 마지막 마뜨료쉬까뚜껑을 본의아니게 열어버리는 사태를 바라지 않고 있는것으로 해석하고 싶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배운 벼랑끝 전술을 북한에게 써먹고 있다. 배울걸 배워야지 명색에 세계의 경찰이라는 미국이 북한과 협상하다 보니 벼랑끝 전술을 함께 구사하는 걸보면 여느 코미디 못지않다. 누군가 부시에게 친한사람이 있다면 얘기해주기 바란다. "그건 쪽팔린 짓이야" 여하튼 북한에게 선제공격이니 UN 안보리회부를 외치면서 북한을 코너로 몰아가고 있다. 미제 마뜨료쉬까도 꽤 겹수가 많은 모양이다.
우리의 관심사는 한결같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수 있을까? 북한이 마뜨료쉬까를 어느정도 더 열어버릴까.
필자는 이제 북한의 마뜨료쉬까도, 미국의 마뜨료쉬까도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본다. 누구든 한두꺼풀만 더 젖혀버리면 알맹이가 나오게 되고 그건 바로 돌이킬 수 없는 전쟁이 되는것이기 때문이다. (난 이 예측불허의 꼴통들 주변에 그래도 좀 머리 돌아가는 똘똘한 놈들이 있다는 가정하에 이 글을 쓰고 있다)
미국은 남북한간의 긴장상태를 동아시아 전체의 긴장상태로 확대, 재생산하고 지속시키는게 일련의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깽판의 수위를 높이지 않으면 미국도 수위를 높이지 않는다. 북한이 가만히 있으면 북한을 자극하는게 반복되는 중인것이다. 대만을 시켜 중국을 견제하고 일본이라는 개를 풀어 북한과 남한을 윽박지르고 북한을 자극시켜 남한을 중국에 대항하는 미국에 여전히 충성스런 속국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것이다.
우리가 북한입장에 들 수 밖에 없는 사정은 간단하다. 우리의 생사가 달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만일 미국편을 들어 북한이 공격받으면 남한도 동시에 전란에 휩싸이게 되기때문이다. 미국에 있어서 북한공격은 옵션중 하나이지만 북한은 죽거나 살거나 하는 명확한 입장이니 말이다. 게다가 남한은 중국과 함께 북한을 물질적으로 돕는 나라이다. 남한이 지원을 끊으면 북한의 올 농사와 외화벌이가 망하게 된다. 북한은 이미 남한에게 의존해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두가지 능력을 미국이 확인하는 순간 남한에 있는 미국의 핵과 북한에 있는 핵은 균형을 이루게 된다. 북한의 발사체능력은 이미 알래스카에 떨어진 대포동이 확인해주었다. 이제 북한이 실제로 터뜨릴만한 핵을 가지고 있는지가 문제이다. 북한이 핵실험에 성공한다면 미국의 북한에 대한 초월적 우위는 약화되게 되고 미국은 불만스러운듯이 공격운운하다 북한의 핵 갯수를 줄이거나 해외수출을 금지하기 위한 약속을 받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이제 한겹이 남았다. 북한의 핵실험이 이뤄지고 북한이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하면 미국은 북한의 깡다구에 진저리를 치게 될 것이다. "우리는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성공시켰으며 우리는 자위적 핵무장을 완성시켰다. 미국은 우리 조선에 대한 적대행위를 중단하지 않는한 파멸은 중단할 수 없을것이다." 북한은 미국에게 맞는순간 일본과 미국을 동시공격하게 된다. 미국이 이 패를 받을 것인가는 부시의 꼴통지수가 어느정도일지에 달린 문제이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부시와 그 똘똘한 친구들이 자기가 사는나라가 온통 방사능에 뒤덮이는걸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결론
결국 미국-북한은 몰라도 남-북 두 나라는 협상테이블에 앉을 수 밖에 없고 이를 통해 미국과 북한 두 나라는 아주 어색한 게임비 정산을 하게 될 것이다. 다만 이 두나라의 막가파식 쌩쑈 게임비는 남한이 뒤집어 쓸 것이다. 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