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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섬산업이 이토록 여러운 상황에 빠질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하지만 폴리에스테르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과 역량을 바탕으로 관련분야에서 하나하나 사업 범위를 넓혀온 결과 이제 구체적인 비지니스 방향을 내놓게 됐습니다".
SK케미칼 김창근 대표이사는 26일 새로운 중국 시대를 예고하는 ´중국 비즈니스 계획´을 밝히는 자리에서, 다양한 사업 부문으로의 진출 기회를 갖게 된데는 누구보다 먼저 발빠른 변화와 과감한 구조조정을 감행했던 노력이 뒷받침됐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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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케미칼 김창근 대표이사 부회장 | 이번 중국의 신규 법인 진출 내용은?
일단 본격적인 중국 시대를 열기 위해 우선 상해 오강시 스카이본(BC) 생산법인에 총 500만달러를 투자, 3천600여t 규모의 고분자량 포화폴리에스테르 수지 공장을 건설하고 생산제품을 현지 수요업계에 공급할 계획이다.
고분자량 포화폴리에스테르 수지는 가전제품용 도료의 바인더 및 IT소재용 접착제, 고기능 잉크와 접착제의 바인더, 직물 제직용 호제 등으로 사용되는데, 현재 중국에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현지 업체들의 자체기술이 전무해 시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달 중 법인설립을 완료하고 오는 12월부터 공장 건설에 들어가 내년 9월경에는 상업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생명과학의 경우 11월경 북경에 전담 법인이 설립돼 ´선플라´, ´트라스트´, ´기넥신´, ´조인스´ 등 기존 제품들을 중심으로 현지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이는 국내 제약업계 최초의 중국 마케팅 전문회사다.
중국은 세계 의약품 시장의 시장점유율이 2%에 불과하지만 급속한 경제 성장 등에 따라 앞으로 1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되는 잠재력 높은 시장이다. 처음에는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중국 현지에서 판매하는 직접 마케팅이 되겠지만 오는 2008년경에는 현지 생산시스템도 구축될 것이다.
과거 폴리에스테르에서 출발한 전통업체가 화섬이 아닌 신규 사업으로 중국에 진출한다는 점이 특이한데…
SK케미칼의 글로벌화 전략은 지난 91년 인도네시아 SK-Keris를 설립하던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70~80년대 국내 수출을 이끌었던 화섬산업이 세계시장에서 확고한 시장을 확보하고 있을 무렵, SK케미칼은 장기적인 수요 시장으로 판단되는 중국과 관세 혜택 등에서 유리한 호주 및 미국시장을 겨냥, 인도네시아 진출을 단행했다.
당시 중국 시장이 급속히 성장할 것이라는 희망에 국내 섬유 대기업들은 화섬 외에 다른 대체산업을 찾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화섬이 성숙산업 또는 사양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80년대부터 여러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해 왔다.
변화를 이끌어 내는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화섬산업 일변도의 인적자원이었다. 이에 따라 SK케미칼은 80년대부터 중앙연구소를 설립하고 정밀화학과 생명과학에 대한 연구개발에 힘을 쏟았다.
물론, 30여년간 폴리에스테르 사업을 영위해 온 만큼 업스트림, 다운스트림을 통한 관련분야로의 진출 가능성이 우선적으로 검토됐다. 생명과학 사업은 제약회사 인수를 통해 가시화됐다.
위기도 있지 않았나?
90년대 들어 국내 화섬산업은 전체적으로 큰 위기에 직면했고, 이 과정에서 SK케미칼 역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
섬유사업 하나로만 전성기를 구가하던 업체들은 2000년대 초까지 힘든 시기를 보냈다. 당시 SK케미칼 역시 3천600명에 이르던 종업원 가운데 무려 1천250명을 구조조정했고, 외환위기 이후 또다시 1천명이 회사를 떠나는 고통을 겪었다.
SK케미칼은 창립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노사분규가 없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떠나는 과정에서도 모두가 싫은 소리 없이 오히려 한 마음 한 뜻으로 회사가 잘돼야 한다는 희망을 남기고 떠났다. 지금도 가장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현재까지 SK케미칼의 해외 진출 현황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잠시 주품했던 글로벌화 전략은 2001년 SK청도유한공사 설립을 통해 다시 탄력을 받았다.
탄소섬유의 원료인 프리프레그 공장을 통해 신규 시장을 선점하고 2002년에는 유럽 시장을 겨냥한 SK-Eurpchem을 설립, 올해 6월 폴리에티렌테레프탈레이트(PET) 바틀용 칩 생산공장이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에 새로이 중국 진출을 선언한 두 개 법인이 설립되면 SK케미칼은 해외에 총 다섯개 법인과 4개 사무소(동경, 상해, 프랑크푸르트, 뉴욕)를 두고 해외사업을 전개하게 된다.
이런 투자를 통해 현재 수출중심의 중국사업 구조를 2010년까지 현지매출 2천700억원, 영업이익 430억원대의 사업구조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최근 결정된 TPA 사업 분할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SK케미칼은 지난해 말 SK제약을 흡수합병한 데 이어 올해 안에 유화사업부문을 분할, SK석유화학(가칭)을 설립할 계획이다. SK케미칼의 100% 자회사가 되는 SK석유화학은 폴리에스테르 원료인 TPA 생산을 전담하게 되며, SK케미칼은 PET 병 수지 및 정밀화학 제품, 제약부문 등을 축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SK케미칼 자체로서는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수익성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결과적으로 고수익 부문인 정밀화학과 제약 부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영업이익률이나 회사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덧붙이고 싶은 말은?
이제 국내 어느 산업이든 규모의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단계는 지난 시점에서 SK케미칼의 중국시장 비전 선포 역시 하나의 출발이라는 점에 불과하다. 아직 괄목한 만한 성과는 없지만앞으로 나아갈 사업의 방향성은 확고히 세웠다는 말이다.
개인과 개인이 경쟁하는 상황과 달리 산업사회에서의 전쟁에서는 넓고 긴 안목이 필요하다. 변화에 허둥거리고 있을 때 거시적인 시각으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힘이 가장 중요한 부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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