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의 주식투자 바이블-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이라는 책에는 참으로 특이한 인물이 하나 나온다.
그의 이름은 패트리지라는 노인이었는데 객장의 사람들은 그를 칠면조라고 불렀다.
그가 걷는 모습이 칠면조 비슷하게 뒤뚱거리며 걸었나보다. 그가 나이가 많이 들었고 객장에 항상 출근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에게 투자에 대한 고민도 털어놓고 나름대로 수집한 비밀정보도 주고 하였다.
그런데 그 칠면조 영감은 무슨 이야기를 듣던 그가 하는 말은 대부분 몇 마디에 불과했다.

“지금은 강세장이라네. 자네도 알잖나?”

하루는 엘머라는 청년이 자신의 브로커에게 얻은 정보로 3일만에 24달러나 벌어 차익을 실현했다는 이야기를 주위사람들에게 떠벌이다가 성이 차지 않았는지 칠면조영감에게 다가와 확인했다.

“패트리지씨, 아직 그 주식 보유하고 계시죠?”

“물론 가지고 있네. 물론이고 말고!”

칠면조 영감은 감사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 “잘 됐군요. 그 브로커 친구가 곧 조정이 있을 거라는데 그만 파시고 단기 바닥에서 재매수하시죠. 전 방금 그 주식을 모두 처분했어요.”

“아니지! 안 돼! 난 그 주식을 절대 팔 수 없다네!”

칠면조 영감은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어댔다.

“뭐라고요? 왜죠?”
“나는 매도할 수 없네!”
“제가 그 주식을 사라고 비밀정보를 드렸죠?”
“물론 자네가 그랬지. 그 점에 대해서는 선생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네. 하지만...”
“잠깐만요! 제가 말하죠. 그 회사의 주가는 열흘 만에 7달러나 상승했죠? 그렇지 않나요?”
“물론이지. 그리고 나는 자네에게 매우 감사하고 있다네. 하지만 그 주식을 매도한다는 건 생각조차할 수 없는 일이라네.”
“매도할 수 없다니요?”

엘머는 칠면조 영감을 이상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네. 나는 매도할 수 없다네.”
“왜죠?”
“왜냐하면 지금이 강세장이기 때문이지!”

노인은 마치 길고 상세한 설명을 하듯이 말했다.

“그렇군요.”
“그 정도는 저도 알아요.

다만 그 주식을 차익실현하고 조정을 받고나서 다시 매수하자는 거죠.

그렇게 하는 것이 비용을 좀더 줄일 수 있잖습니까?”

“젊은이. 친애하는 젊은이. 만일 내가 지금 그 주식을 매도한다면 내 포지션을 잃어버리게 되네. 그러면 나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게 된다네.”

엘머는 여전히 칠면조 영감이 무슨 소릴 하는지 알아듣지 못하고 옆에 있던 내게 말했다.

“자네는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나?”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엘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클라이맥스 모터스에 관한 비밀정보를 그에게 말해줬지. 그는 5백주를 매수했고, 주당 7달러의 이익을 보고 있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차익을 실현한 후 저가에 재매수하라고 말했다네. 지금 그 주식은 과열상태란 말야. 그런데 내가 그 말을 하자 그가 뭐라고 했는지 아나? 지금 그 주식을 매도한다면 자신의 직업을 잃게 된다는군. 이 점에 대해 뭐 좀 아는 바가 있나?”

“이보게, 나는 내 직업을 잃게 된다고는 말하지 않았다네. 나는 포지션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네.”

<월스트리트의 주식투자 바이블>에서 발췌

기회는 여러 종류가 있다.
그리고 그 기회를 잡는 법도 여러 가지이다.
타이밍을 잘 맞춰 기회의 시작을 잡는 법도 있고
중간이라도 기회임을 알아차리고 편승하는 법도 있다.
마찬가지로 기회임을 알아차리고 기회를 잡아 묵혀두는 법도 있다.
아무리 기회를 잘 잡아도 금방 놓아버린다면
그것은 진정 기회를 잡은 것이 아니며
아무리 기회를 잘 잡아도 적당히 이익만을 낸다면
그건 진정 기회를 잘 잡은 것이 아니다.
제시 리버모어가 추세매매법을 정립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 유명한 투자자도 아니고, 경제 이론가도 아니고
증권사 객장에서 만난 ‘칠면조 영감’의 “지금은 강세장이라네”라는 말이었다.

“지금은 강세장이라네. 자네도 알잖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