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P TV의 시장 잠재력 진단 | TOC, 경영 경제일반 2004/06/12 15:14
http://blog.naver.com/hongjig/140003227910
TV의 대형화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PDP TV의 2006년 잠재 시장 규모는 1,000만대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으로 2~3년 내에 PDP TV가 대형 TV 시장의 주력 제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Gateway, Dell, HP 등의 PC 기업들에 이어, 한때 가전 시장에서 철수했던 웨스팅하우스, 모토롤라 등의 기업들까지 속속 디지털 TV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TV 시장 러시’는 1억대가 넘는 기존 아날로그 TV를 대체할 디지털 TV의 막대한 시장 잠재력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 중에서도 High-end TV인 대형 디지털 TV 시장에 많은 기업들이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소형 TV에 비해 부가가치도 높고, 디지털 방송 보급과 함께 높은 시장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PDP TV는 거실에서 상당히 큰 공간을 차지하는 기존의 CRT 프로젝션 TV와 달리 벽 한쪽에 밀착시키거나 벽에 걸 수 있는 매력적인 폼 펙터(부피, 두께, 무게)를 지니고 있어 대형 TV 시장의 주력 제품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많은 가전 및 IT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PDP 시장의 시장 잠재력은 과연 어느 정도인가? PDP TV의 수요 확대에 따라 대형 TV 시장에서의 디스플레이간 경쟁 구도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이하에서는 PDP TV를 중심으로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대형 디지털 TV 시장을 구조적으로 조망해 보고자 한다. 
 
 
대형 TV의 급속한 보급 확대 예상 
 
디지털 방송의 보급과 함께 TV 시장에는 대형화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디지털 방송은 화질면에서 아날로그 방송보다 4배 이상 선명한데, 이러한 화질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대형 TV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Stanford Resources, TSR, Display Search 등 시장조사기관들의 실적치를 종합해 보면, 40인치 이상의 대형 TV는 2001년 320만대에서, 2003년에는 700만대로 2년 동안 연평균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전체 TV 시장의 성장률이 같은 기간 동안 연평균 5%인 점을 감안한다면 매우 높은 증가세라고 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에도 지상파 및 위성 방송을 중심으로 디지털 방송이 보급되면서 대형 TV의 수요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2002년 월드컵 특수를 기점으로 대형 TV 판매가 대폭 증가했는데, 2002년 상반기 대형 프로젝션 TV 내수는 대수 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300% 이상 증가한 15만대 수준에 달했다. 디지털 방송으로 중계되는 월드컵 축구를 보다 생생하게 즐기려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TV의 대형화는 향후 아날로그 방송 종영과 디지털 방송의 전면적 보급으로 더욱 진전될 전망이다. 미국은 2006년에, 유럽과 일본은 2010년에 각각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할 계획이다. Informa Media Group은 2010년까지 디지털 방송 수신 가구수가 4억 가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대형 TV 시장을 노린 기존 가전기업과 IT기업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대형 TV 가격이 하락하면서, 높은 가격에 의한 구매 장벽을 완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판매 등의 직접 유통을 통한 IT기업의 저가 정책이 가전기업들에게 커다란 가격 인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주요 시장기관들의 전망치를 종합해보면, 전체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대형 TV의 비중은 디지털 방송의 보급 확대와 Set 가격 하락으로 인해 2003년 4%에서 2006년 8%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TV 시장을 노리는 다양한 디스플레이 
 
40인치 이상의 대형 TV 시장은 현재 CRT 프로젝션 TV가 주도하고 있다. CRT 프로젝션 TV는 세 개의 CRT(적, 녹, 청) 광원에서 나온 빛을 고정된 스크린에 투영시켜 영상을 구현하는 TV이다. 가격이 1,400달러(42인치) 수준으로 저렴하고, 대형화가 용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밝기, 명암비 등 화질면에서 크게 뒤떨어져, 디지털 방송의 이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대형 TV로는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CRT 프로젝션 TV의 단점을 극복할 후보 제품으로 CRT TV, MD(Micro-Display) 프로젝션 TV, LCD TV, PDP TV 등이 떠오르고 있다.  
 
이들 디스플레이는 가격, 화질, 폼 펙터 등의 측면에서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선 CRT TV는 흔히 브라운관 TV로 일컬어지는 TV로 타 디스플레이에 비해 화질은 좋지만, 대형화될수록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무게 및 부피가 크게 증가하는 단점이 있다. 일례로 현재 시판되는 40인치 CRT TV의 가격은 2,500달러이고, 무게는 130Kg, 두께는 60cm에 이른다. MD 프로젝션 TV는 CRT 프로젝션 TV와 작동 원리는 유사하지만, DLP, LCD, LCoS 등의 Micro-Display를 광원으로 이용해 화질을 향상시킨 제품이다. 이밖에 10cm내외의 두께로 벽에 걸 수 있어서 폼 펙터 측면에서 우수한, 흔히 벽걸이 TV라 불리는 LCD TV, PDP TV가 있다. LCD TV는 액정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TV로, 동영상 구현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화질이 우수한 편이지만, 대형화할 경우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는 단점이 있다. 현재 42인치 LCD TV는 1만달러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PDP TV는 얇은 유리기판 사이에 혼합가스를 넣고 높은 전압을 가해서 컬러 영상을 만드는 TV이다. PDP TV의 화질은 CRT TV에 비해 다소 뒤지지만 일반 소비자가 TV를 시청하기에는 전혀 지장이 없는 수준이다. 다만 가격이 42인치 HD급의 경우 6,000달러에 이를 정도로 다소 비싼 편이다. 
 
 
PDP TV 가격 하락과 함께 급성장 
 
CRT 프로젝션 TV에 뒤이어 대형 TV 시장의 왕좌를 노리는 다양한 디스플레이 중에서는 PDP TV가 가장 빠르게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CRT 프로젝션 TV에 비해 화질 및 폼 펙터 측면에서 월등히 뛰어난 PDP TV가 가격 하락과 함께 급속히 CRT 프로젝션 TV를 대체하기 시작한 것이다. PDP TV의 중심인 PDP 모듈의 경우 모듈기업들의 끊임없는 수율 향상과 기술 발전으로 인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 2000~2003년 기간에 가격이 약 50%(42인치 SD급 기준) 정도 하락하였다. 또한 2002년 말부터 Gateway 등 IT기업의 시장 참여로 촉발된 가격 경쟁 역시 PDP TV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결과적으로 2003년 말 현재 42인치 SD급 PDP TV 가격은 수요가 확대되는 시점으로 예상했던 가격인 인치당 100달러 선을 넘어 인치당 85달러에 이르게 되었다. 이에 따라 CRT 프로젝션 TV와의 가격 차이가 2.5배 수준으로 축소되었고,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 심리는 크게 약화되었다. 그 결과 2003년 40인치 이상 대형 PDP TV 시장 규모는 140만대로 2001년 이후 2년간 연평균 180% 성장하여 CRT 프로젝션 TV의 20% 정도를 대체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현재 HD급 CRT 프로젝션 TV를 대체하고 있는 것은 SD급 PDP TV로, 이에 비해 화질이 월등히 좋은 HD급 PDP TV의 CRT 프로젝션 TV에 대한 가격차가 축소되면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대비 효용은 더욱 커져 대체 정도는 더욱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형 PDP TV 잠재 시장 규모 2006년 1,000만대 예상 
 
과연 PDP TV의 시장 잠재력은 얼마나 될 것인가? PC 산업에서 LCD 모니터의 CRT 모니터 대체 과정을 통해, 향후 PDP TV의 CRT 프로젝션 TV 대체 정도를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과거 모니터 시장은 CRT 모니터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었으나, 얇고 가벼운 폼 펙터를 장점으로 한 LCD 모니터가 가격 하락과 함께 CRT 모니터를 빠르게 대체해 왔다. 모니터 시장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15~17인치 모니터를 예로 들면, 2000년에는 LCD 모니터가 CRT 모니터에 비해 7배 정도 가격이 높았고 5%의 비중을 차지했었다. 그러나 2003년 들어 가격차가 2.5배로 좁혀지면서 LCD 모니터의 비중은 45%로 확대되었고, 2004년 1분기에는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뛰어난 폼 펙터의 프리미엄이 2.5배의 가격차에서 위력을 발휘해 LCD 모니터의 CRT 모니터 대체를 촉발시킨 것이다. LCD 모니터의 사례는 여러 면에서 PDP TV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PDP TV 역시 CRT 프로젝션 TV에 비해 얇고 가벼운 폼 펙터의 장점을 지니고 있으며, 4배(40~50인치대 기준)에 이르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Mass Market으로의 전환이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가격대와 용도는 다르지만 LCD 모니터를 이용해 PDP TV의 폼 펙터 프리미엄을 추정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LCD 모니터에서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동일한 HD급 해상도를 가진 PDP TV와 CRT 프로젝션 TV 간의 가격차가 2.5배 수준으로 축소된다면, PDP TV의 폼 펙터 프리미엄이 힘을 발휘해 CRT 프로젝션 TV의 대체가 본격화될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2.5배 수준의 가격차는 언제쯤 실현될 것인가? PDP TV 및 CRT 프로젝션 TV의 가격 하락 추이와 향후 전망을 고려할 때 2006년에 2.5배 수준의 가격 접근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PDP TV의 경우 총 제조원가의 절반을 차지하는 PDP 모듈 원가가 저전압 설계, 다면취 등을 통해 절감될 여지가 크다고 볼 때 연평균 20% 수준의 가격 하락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CRT 프로젝션은 기술 성숙도가 높아 연평균 8% 정도의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그러나 PDP TV의 대체 정도는 LCD 모니터의 45% 수준은 넘을 것으로 보인다. PDP TV는 LCD 모니터와 CRT 모니터의 경우와 달리 CRT 프로젝션 TV에 비해 폼 펙터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화질 측면에서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가격차가 2.5배로 축소되는 2006년 PDP TV의 잠재 시장 규모는 전체 대형 TV 시장의 60%에 해당하는 1,00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대수 기준으로는 60%이지만 금액 기준으로 볼 때는 75% 이상을 차지하게 되므로, PDP TV가 잠재 시장 규모를 충분히 실현한다면 대형 TV 시장을 석권하는 주력 TV가 된다고 볼 수 있다. 
 
 
MD 프로젝션 TV과 LCD TV의 위협 
 
그러나 이러한 시장 잠재력을 실현하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MD 프로젝션 TV와 LCD TV 등 경쟁 디스플레이의 위협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선 MD 프로젝션 TV의 화질 개선 및 가격 인하가 진전되면서, MD 프로젝션 TV가 CRT 프로젝션 TV에서 PDP TV로 대체되는 과정에 존재하는 중간 제품이라는 기존의 통념이 불식되고 있다. 1,000:1 수준의 명암비(Contrast)를 2,500:1로 개선시킨 제품이 출시되고 있으며, 가격도 2002년보다 20% 가량 인하된 3,0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Suppli는 가격대비 화질면에서의 강점을 근거로 MD 프로젝션 TV의 시장 전망을 2006년 330만대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MD 프로젝션 TV 관련 기업들의 야심찬 가격 인하 계획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TI(Texas Instruments)사는 DLP 칩의 가격 인하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를 통해 2004년 현재 3,000달러 정도의 가격이 2006년에는 대당 1,00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 장담하고 있다.  
 
LCD TV 역시 30인치대 TV시장 진입에 이어, 40인치대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TFT-LCD 업계는 대형 TV 시장을 겨냥한 6세대, 7세대 생산 라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TFT-LCD의 경우 기판 크기를 늘려가면서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대폭 향상시켜 왔음을 감안할 때, 6세대 및 7세대 라인을 통한 양산이 본격화될 경우 LCD는 40인치 이상의 대형 TV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가격 경쟁력 확보가 잠재 시장 실현의 Key 
 
PDP TV가 경쟁 디스플레이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대형 TV 시장에서 잠재 수요를 충분히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가격 경쟁력의 확보가 시급하다. 화질 차원에서 MD 프로젝션 TV, LCD TV 등 개별 디스플레이별로 약점이 존재하고 있으나,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관련 기업들의 노력이 적극적으로 전개되면서 향후 화질 격차가 사실상 없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설령 수치적으로 어느 한쪽이 우위를 가질지라도 이러한 수치는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될 뿐 일반 소비자들이 TV 시청 중에 느끼는 정도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PDP TV는 폼 펙터가 같은 LCD TV보다는 낮은 가격대를, 폼 펙터 측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지닌 MD 프로젝션 TV와는 2.5배 이하의 가격대를 유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06년 인치당 25달러라는 공격적인 목표 가격을 내세운 MD 프로젝션 TV 진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치당 가격을 현재 142달러에서 3년 내에 60달러(42인치 HD급 기준) 이하로 하락시켜야 할 것이다.  
 
PDP TV는 MD 프로젝션 TV에 비해 국내 산업에 미치는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크므로 중요성이 큰 시장이라 할 수 있다. PDP TV 원가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PDP 모듈은 국내 기업에 의해 생산되고 있으나, MD 프로젝션 TV 원가의 50% 정도에 달하는 DLP, LCoS 등 Micro-Display 광학 엔진은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기업들이 PDP TV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시장을 확대한다는 것은 기업 및 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차세대 성장동력의 확보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