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투자를 온라인상으로 너무너무 열심이 활동하다가 한 발 물러선듯 한게 한 달, 두 달쯤 되었습니다.

온라인에서 글을 안쓰고 좋아하던 뉴스 서핑도 접고,

제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면서 완벽하다고 자부하던 포트도 깨고 주식도 팔아버렸습니다.

그동안 유니퀘스트, 한농화성, 유니드, 세보엠이씨, 테크노세미켐 같은 제가 빨갛게 눈을 붉혀가며 찾아낸 회사들을 결혼자금으로 더 늘려보려고 회전률이 굉장히 높여가며 거래했었지요..

 

그리고는

여친과 돌아다니고, 티격태격하고, 평생 써본적 없는 단위를 돈을 써가며

집안에 세간살이를 들여놓았습니다. 처음 보름정도는 주식이 한개도 없는 주식계좌를 보거나 점점 메말라가는 통장잔고를 보며 아쉬워 했었습니다.

주식계좌에서 하루에 10만원 20만원씩 움직이던 것을 실제로 찾아서 써보니 20만원은 참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돈이었습니다.

 

5만원이면 그럭저럭 괜찮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두 명이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는 돈입니다.

10만원이면 용인에 있는 X버랜드에 가서 하루종일 즐기고 올 수도 있는 돈입니다.

20만원이면 제 본가가 있는 청주에 가서 누나와 매형 매제와 조카들, 어머니와 아버지를 몽땅 총 출동해서 청주 교외에 있는 별미집에 가서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는 돈입니다.

 

이제 그만 제 투자금은 별로 남지 않았습니다만

결혼을 해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전환점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번째 결혼이 가져다 주는 경제적 전환점은 장기적인 자산축적입니다.

이것은 제 투자스타일이 바뀌어야 하는 당위성 같습니다. 저는 그동안 중위험, 고수익을 추구해 왔습니다. 약간의 리스크는 입에 쓴 약정도로 여기고 리스크를 즐기기도 했습니다만 앞으로는 포커스는 지적인 만족감보다는 자산축적에 중점을 두고 보수적으로 제 혼자가 아닌 가정의 자산을 운용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두번째 결혼이 가져다 주는 경제적 전환점은 부동산에 대한 관심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집을 사든, 전세를 살던간에 어쨌든 비를 가리고, 추위를 막아줄 집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결혼준비를 시작하고서 고령화 사회에서 자산으로서의 주택시장의 변화에 대해서 관찰중에 있습니다. 언젠가 저도 주택이나 땅의 잠재적인 실수요자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저는 부동산에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청약저축도 들었지요.

 

세번째 결혼이 가져다 주는 경제적 전환점은 직업, 직장 대한 보다 현실적인 고려입니다. 회사에서 일하는것과, 기회비용등등을 따져 다른 직장에서 어떠한 경력을 쌓은 사람들과의 비교를 보다 자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고려가 현실적인 위기의식으로 발현하여 저게 어떤 분야든 대단한 동기부여를 하고 있는 중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네번째 결혼이 가져다 주는 경제적 전환점은 각자 결제활동을 하던 사람들간의 자산의 합병과 맞벌이를 하면서 오는 약간의 저축여력입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저축을 할 수 있게 되고 더 나아가 더 많은 투자자산에 눈을 돌릴 수 있게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다섯번째 결혼이 가져다 주는 경제적 전환점은 기업으로 치면 브랜드 가치, 직원들의 애사심이나 마케팅 파워같은 무형자산입니다.

상당히 많은 내수기업들이 자산가치이상으로 거래되고 있지만 여기에는 무형의 영업권이나 노하우 역량 있는 직원들이 일궈온 기업문화등이 포함된 가격이라 생각합니다. 객지 생활을 하는 제게 가정이 생기면서 생기는 심리적 안정감이나, 소속감이나 정서적인 안정등은 제게 '집을 장만하고 투자를 하라'는 피터린치의 말과 동일한 위상으로 다가옵니다.

 

제가 제 유동자산의 거의 전부를 가지고 한 달 반만에 10%를 올리고도 소갈증을 느꼈던 때를 떠올려 봅니다.

다른 사람에겐 모르지만 제겐 꽤 큰 돈이었던 그 10%의 10%를 가지고 얼마나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최고의 가치투자자는 같은 자산의 10%를 가지고도 오랜시간이 지나도 흐뭇해 할만한 최고의 효용을 올릴 수 있는 안을 선택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걸 재투자 하던, 불우이웃을 돕던, 새로운 자동차를 뽑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