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존님:

 

이 기회에 다시 한 번 지난 3개월간의 투자일기를 다시 복습하고, 그리고 또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역시 힘든 일이 있어야 생각해보게 되는군요.

 

1.왜 내수주가 떨어져야 할까. 그것도 F&F가 9%에 가깝게? 여성 캐주얼이 지난 3월에 전년비 16% 판매증가 되었다는데.

 

답) 순전히 심리적 요소. 그런데 주가는 심리적 요소 x 실리적 요소 의 공식으로 결정된답니다.

 

내수경기가 미국주가가 떨어지는 것에 비례해서 나빠질까요? 아니...

공시가 뜨면 갑자기 그 종목이 상한가까지 치고 오르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주인과 강아지의 이야기가 다시 떠오르는데..

이런 건 그냥 강아지가 바깥 경치를 보고, 혹은 지나가는 암강아지를 보고 흥분해서 주인을 이리저리 벗어난 현상.

 

 

2.IT는 다시 불경기를 몰고 올만큼 현재 상황이 나쁠까?

 

답) 아닐 것 같네요. 삼성전자가 사상최고 순익을 낸 것이 3개월전인데?  LCD는 6개월 후에는 엄청나게 이익을 내기 시작할텐데? 미국시장도 마찬가지. 애플과 인텔의 실적은 아주 좋단다. 다만 자기들이 원하는만큼 좋지는 않아서 그렇게 떨어졌단다.

 

 

3.그런데 왜 이렇게 난리일까?

 

답) 연애 해 본 사람들 잘 알자나...

아무런 일도 아닌 것으로 (지나가는 여자를 한 번 쳐다봤다는 이유로, 깜박 기념일을 챙기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니면 그냥 여친이 심란한 날인데 그것도 모르고 약간 짜증냈다는 이유로) 대판 싸우고 헤어지네 마네 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잖니.

 

 

4.그럼 어떻게 할까?

 

갑자기 이유도 없는데 여친이 짜증낼 때는 대들면 상황이 더 악화되지.

일단 조용히 자리를 피하고 여친의 심란한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자중하고 있다가

끝난 후에 아무 일 없는 척 하고 장미꽃 여러 송이를 선물하고

아웃백에 데리고 가서 맛있는 것 사주고 따뜻하고 다정하게 대해주면 모든 것은 해결….

 

 

5.구체적으로 어떻게?

 

ㄱ.이번 울증은 2개월짜리로 예측 되니깐 그동안 여친 성격 건드리지 말구..

ㄴ.7월 말이 되면 조용히 내수가 아무 말도 없이 살아나 있을 거야..

유가는 언제 그랬냐는 듯 모두들 유가가 얼마인지도 잊어버리고 있을 거고, 수출은 10% 증가율을 유지한대.   

ㄷ.지금 문제가 되는 삼전의 1분기 부진, GM의 부진 이런 것들 그때는 다 잊어버리고 2분기 실적가지고 궁시렁 궁시렁 하고 있단 말야...

 2분기가 바닥이네 아니네 하다가, 인플레가 어떻고 하다가…

 

 

6.그래서 주가는 어떻게 될 것 같은데?

 

850까지는 내려갈 것 같은데… 아니 820일 수도 있고... 

여친이 그냥 이번엔 심란한 게 쪼금 심한 듯..

그런데 어쨌든 2달 후엔 그냥 괜찮아 질거야..

7월부터는 다시 다정하게 대해주기 시작할 것 같은데.

 

왜냐고?

 

아…

 

뭐.. 한 두 번 그 여자 겪어봤나?  그냥 이유없이 그렇지 뭐. 

이유를 알 필요있어?  

작년 4월까지는 그렇게 잘 지내다가 금방 토라지고 8월부터는 다시 그냥 잘해줬잖아. 아마 올해 12월이면 같이 여행도 갈 수 있을거야…

 

 

7.근데 여자들은 왜 그렇게 변덕을 부리는 거야?

 

하하.. 그건 진화에 의해 여성들이 가지게 된 비장의 무기지…

그래야만 남자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항상 기분 상하게 안 하려고 신경쓰잖아…

 

(주가가 오르락 내리락 해야 돈 마니 가진, 100 조씩 가진 허생 같은 장사꾼들이 재산을 두 배 세 배로 늘리는 거죠… 그런데 그 사람들은 주가가 1000 이상 오르는 거 별로 안 좋아할 것 같네요. 그리고 가치투자 같은 거 앞 집 강아지처럼 생각할 지도.. )

 

 

8.근데 정말 맨날 이렇게 당해야 되니?

 

아니.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우리가 제대로 된 주식시장을 가진지 20년 밖에 안됐잖아. 지금 달라지고 있는 것 보라구. 조세회피펀드 조사하는데 미국상공회의소가 항의한다고 열 팔팔 내다가 꼬리 내리는 것 좀 봐.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거든. 그래서 점점 미국의 경제식민지에서 벗어나고 있지.

 

왜 영국의 Financial Times 에서 한국을 그렇게 까는 것 같니?

 

지들 맘대로 안되니까 열받아서 그런거지.

 

이제 우리 주순이도 20살이 넘어가니까 철이 점점 들거야.. 다만 우리가 그 성격을 좀 더 잘 파악하고 같이 있을 때 충실한 시간을 보내면 짜증내는 일도 적어질 걸.

 

3년 뒤에는 우리 소득이 2만 달러가 된단다.

그리고 3년 후엔 현대차가 도요다 다음의 세계 2위 업체가 되어있을 거래.

3년 뒤엔 우리 나라 조선업이 연간 순익 10조를 내고 있을 거야.

3년 뒤에는 중국, 한국, 대만, 일본을 합친 동북아 시장이 세계 최대의 시장이 되어있을 거야. 그리고 55인치 LCD가 200만원에 날개돋힌 듯 팔리고 있을 거야. 

 

 

미국..?  

 

쪼그라 들어서 부시는 우리나라 투자 유치할려고 맨날 서울에 왔다 갔다 하고 있을거고.

 

 

우리?

 

아.. 2005년 4월에는 정말 놀랬어.. 그때 주식 다 팔아버리지 않고 끝까지 가지고 있던 거 정말 잘했지.. 근데 야.. 어떻게 3년 동안에 주가가 3000 까지 오르냐…?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