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회사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또다시 두문불출 모습을 보이기 힘들 가능성이 높아서 잠깐이나마 쉬는 틈을 타서 제가 좋아하는 아이투자에 글도 한 개 올려봅니다.

어떤분은 조직의 경쟁력이니, 개인의 경쟁력, 관리의 우수성등으로 기업의 질을 평가하시더군요.

 제 직업이 IT엔지니어이다보니 업력이 10년넘은 회사부터 10명규모의 구멍가게 회사까지 참으로 많은 회사의 인사담당, 그리고 사장과 만나게 됩니다.

제 사회초년기에 IT붐이 있었는데 정말 많은 면접을 보았고, 몇일동안 다니다가 분위기가 아니다 싶어 나온경우가 많았습니다. IT엔지니어중 SI업체에 소속되어 돌아다니는 프로그래머의 경우에는 자기 경력관리를 스스로 챙겨야 하기 때문에 이직률이 상당히 높고, 면접을 볼때 빠른 판단으로 자기가 일할 수 있는 회사인지 아닌지를 파악해야 하는점도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기업탐방과도 닮았습니다.

그때 회사를 파악하는 감이라든지 느낌이 주식투자를 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되었던걸로 생각합니다.

 

기업이 초기에는 사장의 능력에 따라 무럭무럭 크게 됩니다만 어느 시점부터 개인의 이해와 조직의 이해를 조직하고 조절하는데 한계를 드러나면서 기업의 위기가 닥치게 됩니다.

기업이 조직관리라는게 100명이 넘어가면 개인의 능력치를 대개가 벗어나게 됩니다. 보통 개인사업의 경우는 총무,경리 부서에서 월급주고 조직관리는 사장 개인의 역량으로 하게 마련입니다. 게다가 창업초기의 멤버들은 사장과 밀접한 친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고, 영입한 사람들도 여러 좋은 조건으로 영입한 대리, 과장급 실무관리자층과 싼 인건비로 데려온 신입사원등으로 시작하게 되겠지요

그러다가 영업수요가 충분해지고 인원을 더 보강한다음 첫번째 위기에 봉착하게 됩니다. 영입한 인력과 기존의 창립멤버와의 불화입니다.

보통 창립멤버보다 더 뛰어난 인력을 영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급여의 불균형, 논공행상등의 불만이 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회사가 엎어지는 일은 아주 흔합니다.  이 과정을 슬기롭게 극복하려면 인사분야에서 교육훈련과 성과보상체제를 잘 만들어야 합니다.

 

이 단계를 잘 극복하고 넘어가면 소기업에서 중간규모로 넘어가게 됩니다.

회사가 커지면서 기업내의 조직원끼리 서로 모르는사람도 생기게 되고 이부서 저부서 마구 채용을 하다보니 개인의 실적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게 됩니다.

이러다보니 일하는사람에겐 계속 일이 몰리고, 일없이 타인에게 뭍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됩니다.  이정도 규모의 회사에서는 개인의 실적평가를 해야할 시점이겠지요. 시스템적으로 개인의 성과를 관리하기 시작합니다.

계속 일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고 평가시스템이 이뤄지지 않으면 회사에서 가장 능력있는 실무층이 회사밖으로 이탈하게 됩니다. 보통 이 단계까지 올라가지도 못하는 회사가 허다하지만 이 단계에서 초기 멤버는 거의 나가게 됩니다.

 

윗 단계를 슬기롭게 극복한 회사는 회사의 청년기를 잘 보낸것입니다.

이제 노년의 조직입니다. 이제 회사는 안정된 매출과 저조한 성장세를 보일것입니다.  이제 시장점유율도 어느정도 안정된것 같으면서, 공격적이고 진취적인 내부 분위기는 한풀 꺾이게 됩니다.

초년기에 들어온 멤버들이 중간관리자로 성장했고 회사내부의 조직문화도 관습적으로 되풀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영자는 안타깝지만 이때에는 토사구팽, 사람을 잘라야 할 단계입니다.

경영자는 원칙과 기준을 확실히 세우고 가장 가까운 공신부터 먼 실무자급까지 회사의 평균 기대수준에 못미치는 실무자급까지 인원물갈이를 하게 됩니다.

이와 동시에 직원들에 대한 복지수준을 강화하고 엘리트들에겐 파격적인 당근을 제시하고 업무강도를 높여서 내부에 축적된 역량을 지닌 직원들의 동요와 이탈을 막습니다.

조직은 긴장하게 되고 살아남기 위해 일하게 됩니다.....

 

기업의 규모에 따라 경영자는 알맞은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위에서 3단계는 GE의 젝웰치 스타일입니다. 한국 대기업의 일반적인 구조조정 기술이 되었죠.

적당한때에 적당한 조직관리 정책을 펼치지 못하면 시장도, 기술도 모두 경쟁사에 빼앗길 수 있습니다.

 

기업이 어떤 꿈과 철학에 의해 사람을 다루는가는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철학과 비전에 공명하는 사람만이 진심으로 기업의 비전에 동의하고 자신의 열정을 바칠것이기 때문입니다.

X이론이 있고 Y이론이 있지만 꿈을 제시하는 기업은 주주나 기업 직원들에게 모두 좋은 채찍과 당근을 제공하기 마련입니다.

사람들은 현실적이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꿈과 미래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