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CJ우 라는 내가 처음 모의투자로 주식판에 입문했을때 가졌던 기업의 주가를 보게 되었다.

내가 처음 보유했을때 불과 2만2천원 하던 주가가 이제 4만원에 육박해있다.

불과 3 년만에..

투자의 효율성이란 생각을 해봤다.

투자의 효율이란 투자의 수익률에 대한 것이 아니라
투자에 들이는 시간에 대비한 효율로 봐야할 것 같다.
혹시 내 스스로가 주식투자로 인한 노력이 과다하여 주력사업까지 영향을 주는 사업체는 아닌가, 진로처럼 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혹, 나는 시속 220km나오는 쏘나타를 몰고 아우토반에서 시속 300km로 달리는 포르쉐를 따라잡으려고 발버둥치고 있는것은 아닌가?

벤쳐열풍때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팔짱끼고 경제지를 장식했던 기업중 생존률이 어떨까. 벤처 1세대 메디슨 사장, 국회의원을 거치고 탑텔런트와 결혼한 한컴사장, 그들은 가장 극적인 순간에 초라하게 추락해 버린것이다. 거기에 요즘 M&A시장의 대어 진로도 그렇게 몰락했다.
그때도 다이어리 만드는 양지사는 연말에 밀려오는 다이어리 주문에 몰두하고 있었고, 모나미는 한 자루에 200원짜리 볼펜을 만들언고 있었으며, 쓰리쎄븐은 손톱깎이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긴 세월동안 기업을 경영한 기업가의 인터뷰를 좋아한다. 그들의 이야기에는 피와 땀과 웃음과 눈물, 성취감이 느껴지는 이유로 말이다.  업력이 오래된 회사 사장들, 양지사나, 대한전선, 대한해운등등의 기사와 인터뷰를 보고 한가지 공통점을 느낀것이 있었다.

그들은 지키는 투자를 했고, 자기를 믿고 피같은 돈을 빌려주고, 투자했던 투자자를 배신하지 않았으며, 그 분야에서 누구도 넘볼수 없는 일가를 이뤄냈다.
투자자들은 그저 원금에 이자좀 후하게 쳐서 돌려받는정도만을 원하지만, 자신이 무리해서 능력밖인 대박 그자체가 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괜찮은 중형차 소나타인것을 만족했고 자신이 생각한 사업의 꿈을 이루었으며, 자본금 몇백만원으로 시작할때 초기, 소수의 투자자와의 약속을 지켜냈던 것이다.

사업을 시작할때의 암묵적인 약속은 시가총액 몇천억원의 회사를 키우는게 아니라 단지 실패하지 않겠다는 자신과 주변사람과의 약속과 다짐으로부터 시작됨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내가 하루 한시간 취미로 투자한 금액이 연 15%라면 여느 굴뚝기업의 연 성장률을 웃도는 것이라는것을 늘 기억하자. 늘..

몇번의 폭락장을 겪었던 기억은 확실히 약이 되는것 같다.
대세상승장에서 수익 몇백퍼센트를 넘게 올렸다며 자랑하던 소위 고수들이 얼마나 많이 주식시장에서 사라져갔는지 나는 알고있다.
대세상승장에서는 누구나 돈을 벌기 때문이고, 그정도 고수익은 그만큼 많은 위험을 무릅썼기 때문이다.

나는 주식을 주업으로 삼는 사람이 아니다.
난 주식에서 절대 성공하려고 노력하지는 않겠다.
다만 나는 주식에서 절대 망하지 않기위해 노력할 것이다.
나는 진로처럼 (주식사업)다각화에 너무 몰두하다가 직장에서 쫓겨나는 일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질좋은 기업에 투자하고 내 주업을 다 하면서 느긋하게 기다리줄 아는 초 고효율 투자자가 되고 싶다.

내일의 워렌버펫, 피터린치같은 찬란한 꿈이 아니라 당장 내일 옆집 삼촌처럼, 이웃집 아저씨처럼 주식하다 인격파탄, 집안 말아먹은 호로자식 소린 듣고싶지 않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