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을 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웃는 사람과 안 웃는 사람.

외국인이 하던 핫도그 가게를 어떤 남자 두 분이 새로 인수했는지 떡볶이를 팔고 계시더라.

궁금해서 가장 비싼 셋트를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두 청년이 웃는 얼굴이 아닌가.

넌지시 말을 건네니 자기들은 많이 벌든 아니든 즐겁게 하는 게 좋다고.

며칠 뒤.

내가 마시는 오디, 포도즙을 두 개 들고 다시 갔다.

이번에도 가장 비싼 메뉴를 주문하고.(병원에서 밀가루, 튀김 먹지 말랐는데 하필)

하나씩 드시라고.

웃은 모습이 예뻐서, 제가 먹는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드시라고.

저 좋은 것만 먹어요, 하면서.

한 분만 일하고 계시길래 다른 분은 어디 갔어요? 했더니

그렇게 바쁘지 않을 듯 싶어서 혼자 해도 괜찮으니 오지 말라고 했다고.

거기에다가 손님이 많아서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으면 더 좋았을 지 어땠을 지 모르겠지만

내 영수증이 '1'번인 것을 보니 아무래도.

그 좁은 공간에서 책을 읽고 있는 게 아닌가?

우리는 앉을 곳도 없는 좁은 가게 안에서 한참을 서서 이야기했다.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란다. 그래서 내가 강력하게 외쳤다. 남들이 뭐라든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지 말라고.

자신이 하는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고. 더 깊게 더 많이 생각하라고. 두런두런 대화하는 도중, 청년이 말했다.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라고. 그래, 그런 충격이 뭔지 알지. 오늘도 제대로 한 건 했다!)

각자 하는 일이 따로 있는 사람들 셋이 뭉쳐서 하고 있다고. 좋은 형들을 두었구나. 그것도 재산이네.

웃고 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울상보다 미소를 지을 줄 아는 사람에게 말을 걸기란 누워서 떡 먹기.

가짜 미소, 억지 미소, 꿍꿍이 미소도 있긴 하지만.

담백하고 솔직한 미소.

집에서 남편이 만들어 준 국은 국물까지 모조리 마셔도 속이 편하다.

왜? 조미료없이 물인지 국인지 모를 정도로 싱겁게 만드니까.

웃는 사람을 보면 그런 집에서 만든 밥, 반찬, 국이 생각난다.

인위로 첨가하지 않아도 그 모습 그대로 끌리는.

조금 참았다가 또 놀러 가야지.

천천히 친해지자. 아껴두었다가.

핏줄로 이어진 가족이든 아니든

좋은 사람들, 좋아서 보고 싶은 사람들.

억지없이, 의무가 아닌, 강요없이, 희생없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만났으면 좋겠다.

지금이 정말 좋다.

앞으로 더 좋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