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사지를 받는다.

고객인 내가 일정을 변경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나보고 바꿔 줄 수 있냐고 전화가 온다.

그것도 삼 세 번 중 두 번이나.

한 번은 이해했다.

중복해서 예약을 잡았던지, 마사지 선생님의 사정, 또는 갖다 붙일 수 있는 무수히 많은 어떤 이유들로.

두 번? 이해해 줄 수 있었다.

하지만 놔 두는 것보다 어느 누구도 불편함이 없는 게 낫겠어서.

두 번째 전화. 다른 날, 다른 시간으로 변경해 줄 수 있겠냐고.

흔쾌히 괜찮다고 했다. 애쓰시라고 말하고 긴 말하지 않고 끊었다.

 

그리고 그 날.

마사지를 다 받고 나서.

다음 예약을 잡으며.

웃으면서 한 마디 했다.

"실장님, 언제든 바꿔 줄 수 있어요. 다만 한 번 바꿀 때마다 한 번씩 무료로 추가해 주시는 거죠?, 제 얼굴 오래 보고 좋죠 뭐"

"아? 네......오래 보면 좋죠 저도. 신경 바짝 써야 겠네요."

 

그럼 여태 신경을 어디 다른 데 쓰고 계셨나.

컴퓨터가 아닌 공책에 적는 것은 그렇다 치자.

내가 봐도 정신없던데.

 

사장이 직원들을 우습게 대하는 듯.

마사지 2시간 하면 쉬어야 할 텐데.

쉬는 꼴을 못 본단다.

점심 시간도 예약을 잡았으면 압박, 눈치를 준다고.

그렇다고 똑같이 한다는 건......

일하는 게 느슨하고 체계가 없다.

12월부터 다녔는데 바닥이 늘 먼지덩어리가 가득한 상태로 똑같은.

4월에 드디어 바닥을 쓸더라.

아, 청소하는 분도 따로 없고, 직원들도 자기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

마사지 선생님이 사장, 직장에 대한 푸념을 가감없이 모두 나에게 얘기하더라.

그것도 조심하는 게 좋을 텐데.

그래서 자꾸 마사지 선생님이 달랐구나.

 

손발을 맞추는 게 왜 그리 어려울까.

서로에게 갑, 을 말고 그냥 '우리'로 지내기 힘든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