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이 끝나고 동네 커피 가게에서 커피를 마시며 누군가와 나눈 이야기.
말씀이 별로 없으신 분이라 내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지만, 일부러 더 할 수 밖에 없었지만 좋았다.
내가 아닌 '우리'를 고민하는 모습이 예뻤다.
정치를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니.
정치?
내가 나를 올바로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그런 사람만 모였을 때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는 것 아닐까.
우리 모두는 얼마나 준비한 사람일까.
나를 돌본 후에 그것이 끝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도우려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국회의원이 따로 있나. 대통령이 따로 있나. 그 사람도 그냥 사람이다.
왜 그들이 특별해야 하나. 나는 그럼 특별한가?
내가 누군가를 만날 때 당선을 위해 띠 두르고 특정 때만 나타나 인사하면 직업인인 국회의원이지만
평소에 한 사람 한 사람 스치듯 만나는 모든 사람을 늘 진심으로 대하며 인사하면 일상 속에 진짜 국회의원.
우리는 모두 정치인, 국회의원이다.
하지만 우리 중에 누가 얼마나 내 목적없이 순수하게 사람을 만나고 시간을 들이고 상대방을 위해 공을 들일까.
내 앞가림을 내가 하고, 옆 사람도 자기 앞가림을 자기가 하면 아마 많은 공무원이 저절로 사라지겠지.
필요없는 유행 지난 물건, 직업, 과정, 학교도 사람들이 찾지 않아 사라지듯이.
수많은 사람의 공통인 업무를 처리해달라고 찾는 사람이 없다면 스스로 알아서 하는 사람만 있다면 .
근저당권말소등기, 양도세 신고를 직접 한 적 있는데 공무원이 말을 못 알아 들어서 한 시간 넘게 설명했던 적 있다.
그 사람이 있어야 할 곳은 등기소가 아니라 부동산 사무실 아닐까.
동산, 부동산 등 기본 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거래를 실제로 많이 보고 배워야.
다른 사람이 아닌 나는, 내가 있어야 할 곳은 남들이 보기 좋고 부러워하고 편한 곳이어야 한다고 착각하는 건 아닐까.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고 걸맞는 장소에 존재하는 것이 곧 정치.
각자 잘하는 게 다른데 똑같은 직업, 자격증, 학교, 비슷한 길을 몰려 다니며
다른 사람이 지닌 것을 배 아파하며 누군가 돈 벌게 해줄 게, 잘 먹고 편히 살게 해줄 게라는 말을
순진하게 매번 믿고 그 사람을 나중에 욕하며 시간을 버리는 것이 제대로 자신을 다스리는 것일까.
책임은 저 사람에게 있고 혜택은 나에게?
모든 것을 개인이 떠안게 한다는 둥 그런 말도 있던데 글쎄, 그럼 개인은 뭘 떠안아야 하지.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을까.
과연 내가 내 인생도 제대로 감당 못하면서 얼마나 많은 것을 떠안고 산다고.
스마트폰에 뉴스를 검색하는 것은 찰나.
하지만 세상을 바꾸려면 한참이다.
배우자 한 사람 바꾸는 데도 10년? 평생 불가능할 수도 있는데 세상이야 말해야.
노력은 잠깐하면서 참 안 바뀐다고 말하면 당연한 것 아닌가.
그저 묵묵히 할 도리를 하는 것이, 그래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해야 하는가 고민하는 것이
이 귀한 24시간을 알뜰하게 보내는 데 적합하다. 내 기운이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그 합이 곧 분위기, 정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