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변기 교체했어요.
옆집 시끄러운 소리에 잠 못 자고, 꿈 때문에 설치고, 내일 그대 볼 생각에 설레 일찍 깨고.

재미있는 이야기.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셋째 여동생이 초인종을 눌러도 모른 채 낮잠에 취한 중학생이었던 나.

동생은 몇 번 누르다 화장실 상단에 조그맣게 달린 창문을 열고 그 틈으로 상체를 일단 들이밀었고,

절대 밟거나 무리한 힘을 가하면 안 되는 것이 도기임을 전혀 모르는 순진무구한 어여쁜 그 아이.

세면대를 밟은 순간, 와장창창 깨지면서 엄지손가락이 많이 베어 피가 철철 흘렀고, 병원에 가서 꿰맨 자국은 지금도 있어요.

당연히 저는 소리에 놀라 깼고, 욕실에 와서 또 놀랐죠.

왜 하필 그 날 낮잠을 잤을까, 끊임없이 자책했죠. 낮잠이 괴로워 할 일은 아닌데 말이죠.

여하튼 그 지긋지긋한 죄책감은 손가락에 남은 흉터처럼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건재합니다.

낮잠 잤다고 대번에 혼났고, 그때부터 낮에 잠을 자지 않으려 늘 긴장했지요.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데도 혼자 있다가도 졸면 자신을 괴롭히곤 했죠.

다행히 최근에는 낮잠을 가끔 자지만요. 잠에서 깨면 눈 앞에 sibling's 얼굴과 손이 보이긴 하지만.

그렇게 차근차근 스스로를 치유해야겠죠. 또 새로운 것에 상처 받아야겠고.

장자.

그렇게 자연과 어울려 나도 그대로 자연이 되어 살고 싶네요.

산과 바다와 나무와 새소리와 꽃과 식물과 맑은 공기 그리고 침묵. 좋은 사람들.

아침 새소리가 좋네요. 우리 같이 산책도 하고 맛난 것도 먹고 커피도 마셔요. 많이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