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는 주인 놔두고 자꾸 어디로 도망가는 걸까? 협조 좀 하지.

기운도 없고 앉아 있으면 멀미하는 것처럼 속이 불편하고 어지럽고 땀이 계속 나고 잠도 거의 못 자고 입맛도 없다.

녹용 넣고 한약 먹은 게 불과 3달 전인데.

모공각화증 + 기허증 + 거미양정맥류 + ?????? =

 

아니 책을 반나절 읽는다고 이렇게 몸이 힘든 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힘들다. 한 게 뭐가 있다고.

한나절 읽은 게 몇 년 전인데 이젠 도저히 그렇게 못하는 것도 서러운데 6시간에서 더 줄이면 어쩌라고......

오래 앉아 있어서 그렇다는데. 수시로 쉬려고 일어나면 어디 정신 사나워서.

 

덥다...... 비나 펑펑 왔으면 좋겠다.

 

남편처럼 강철 체력이 이럴 땐 무척 부러워. 앞으로도 난 자주 이럴 것만 같은 느낌.

책은 밥과 같은 것인데. 하지 못하면 정신이 굶어 죽을 텐데. 책을 못 읽으니 밥맛도 덩달아 없잖아~.

이제 시작인데 자주 기운이 없어 누워 있으니 속상한 걸 넘어 화가 난다.

 

몸아,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연예인 몸매를 위해 내가 굶기를 하니 알코올이나 담배 중독도 아니고 웃기도 잘 하잖니.

한의원에 쑥뜸 뜨러 출근하다 싶이 하고, 약도 정기적으로 지어 먹고.

최소한 60세까지는 책과 함께 하고 싶다. 물론 죽을 때까지 읽을 수 있으면 더 좋고.

남편이 있을 때는 저녁 먹고 한 시간 이상 산책하는 데 혼자 있으니 바로 중지!

그것 때문에 그런 거야? 몸아 미안해. 혼자 심심해서 잘 가지 않게 되더라고.

야! 그래도 책값보다 약값이 더 들어. 그건 너무한 거 아니야.

사실 내가 겁도 많고 잘 놀래고, 긴장하고 생각이 많아. 아닌 척 해서 몰랐지?

그러니 나 좀 위해 주라. 제발 책 좀 보자. 일 주일 동안 한 권 붙잡고 읽다 눕다 읽다 눕다 이러고 있잖니.

몸, 마음아. 우리 잘 지내보자. 새끼손가락 고리 걸고 약속해~!

운동을 뭘 하나 다시 잡아서 할까? 고심해 볼게. ^^; 책만 읽으면 좋겠는데. 어렵겠지?^^'

 

남편, 그러니까 무사히 빨리 와. 출장비도 필요 없고 선물도 싫데이. 산책이나 시켜 줘. 헤헤.

오늘도 아침은 건너 띄고. 점심은 뭘 먹나...... 속이 불편하다. 다시 누워야겠다.

그대는 나보다 오래 살고 나보다 2배 더 건강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