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장소에서, 친분이 아닌 일로 만나는 거니까.
살갑게 대해도 진심으로 진실을 말해도 그대로 전달되긴 어려우니까.
내게도 요령이 부족할테고, 그들에게도 여유가 부족할테고.
내가 생각하는 진실과 그들이 생각하는 진실이 다르니.
자꾸 무기력해진다. 기운이 없다.
아침 겸 점심을 오후 3시에 먹으며 왜 그리 서러운지.
그리고나선 당분간 쉬는 거다.
낯선 사람도 만나지 말고, 일을 만들지도 말고, 예의를 심하게 차리지도 말고.
익숙하고 편하고 좋은 내 사람들을 만나 그 동안 너무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놓아야지.
나만 세상 사는 게 힘든 건 아니니까.
그저 침묵으로 단단해지는 수 밖에. 입 다물기가 어렵긴 하다만.
떠든다고 달라질 것도 없고.
나쁜 소문은 빨리 퍼지고 좋은 일은 잘 퍼지지 않는다고.
그 반대인 세상이 오려면 수 세기가 걸릴까.
그냥 단순하고 편하게 살면 안되냐고. 그래도 그건 싫다.
복잡한 걸 이해하고나서 단순해지는 경지에 이르고 싶다. 언젠가는.
여전히 궁금한 게, 답을 내리지 못한 게 많다. 묻어두고 넘어가는 건 못 참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