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이 길어.
지난 금요일에는 여자 셋이 모였었어.
상수동에 있는 파스타 집에서 양은 적지만 맛나고 친절한 식사를 하고
근처 커피숍에서 저녁 10시 반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
집, 정치, 학교, 부모, 교육, 승진 이런 저런.
정치 얘기를 하면서 우리 이러다 잡혀가는 거 아니냐고도 했고.
그 둘은 그 동안 마음이 편해졌는지 표정도 밝더라. 그래서 무척 기뻤어.
한 사람이 행복하려면 꽤 많은 고민이 필요한데
나라가, 세상이 평화로우려면 얼마나 머리 아픈 시간이 쌓여야할까.
난 생각하는 게 좋은데 아닌 사람도 가끔 있어.
그럴 때면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안타깝지만 그냥 조용히 있지.
모든 주제의 대화 상대가 되어주는 그대가, 이래서 늘 곁에 있어도 그리워.
내가 왜 열심히 사는 줄 알아?
당신이 회사에서 아부로 살아 남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래서,
더 많은 돈을 벌려고 누군가를 괴롭히는 일이 혹여 생길까봐,
둘만을 위해서만 사는 좁은 삶을 살지 말았으면 해서.
좀 있어 보이나?
우리 더 많이 보고 느끼고 배우고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 말하지 않고 있을 때도 고마워하고 있다는 것 알죠?
건강히 돌아오기를. 다음엔 절대 출장가지 못하게 더 열심히 벌어야겠다.
당장 죽는대도 웃을 수 있었으면. 아무리 생각해도 신랑이 없으면 웃기 힘들 것 같긴 한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