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룡? 친구 이름이야? 누군지 기억하고 있나 몰라.
CD 가사집 사이에 왠 쪽지가 있더라고.
'내 오랜 친구에게
그 동안 함께 한 시간 정말 즐거웠다.
언제나 용기 잃지 않길 바래.
그리고 진심으로 졸업을 축하한다.
다음에 볼 때에도 웃는 얼굴로 서로 이야기 할 수 있길 기원한다.
-달룡-'
어제는 막내 남동생이 다녀갔어.
졸업한 지 일 년이 넘어 가고. 쉽게 말해 백수.
경제활동에 관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지.
말하지 않는 것도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이란 걸 알까.
침묵하는 것이 말을 하는 것만큼 아니 그 이상 많은 것이 전해지길, 세상을 깨닫길 바라는 마음이라는 것을 알까.
위하지 않는 것 같아 보여도 무척 아끼고 있다는 것을 알까.
물론 일상에서 고맙다, 사랑한다, 미안하다, 이쁘다, 멋지다, 미뤄선 안 되는 말도 많지.
때론 직접 나서서 해결해 주고 싶을 때 그것을 참아야 할 때도 있으니. 참는 게 어렵긴 해.
같은 가족이지만 그 안에서 전혀 다른 경험과 감정과 느낌을 가진 우리.
부모에게서 온전한 사랑을 받은 막내 아들.
학교에서는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만났고, 착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지낼 수 있었고,
군대에서도 챙겨주는 선임들을 만나 고생이 적었고, 지금도 순한 여자친구를 만나 다툼없이 지내고.
동생은 내가 생각하는 부모와 판이하게 다른 부모와 살았고
세상에 나 뿐이구나 우울할 때 그 자식은 모든 사람은 내 편이구나 했고
홀로 과거를 극복하고 현재를 즐겁게 살기 위해 지난 일을 꺼냈다 집어 넣었다 하며 이해하고 재편성하느라
스스로 묻고 답하는 긴 시간을 거친 나와는 달리 그 놈은 모든 게 괴로움없이 순탄했다. 편하게 살았다는 것을 모를 만큼.
그래서 더욱 걱정이다. 내년에도 직장을 잡지 못한다면 얼마나 괴로울까,
그것으로 인해 결혼을 하지 못한다면, 불확실한 이 상황을 잘 견딜 수 있을까?
그저 별 일 아니라고 여길 수 있을까? 크게 멀리 높이 볼 수 있을까?
여태 긍정적으로 살아 온 성격을 유지할 수 있을까?
마음 심란한 것을 즐길 수 있기를, 내 염려가 모두 쓸데없는 것이 되기를. 하루 빨리.
오빠야~ 나 마음 쓰느라 힘들었겠지?(저녁 8시부터 맥주 한 잔 하며 새벽 1시가 넘도록...... 흑흑) 종일 피곤하다.
얼마나 노력하면 진심 나누는 일이 쉽게 자동으로 될까? 더 많이 써보면 알겠지? 오늘도 잘 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