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개 동이 넘는, 20년이 넘은, 지하철역이 새로 생길 지역 인근에 빌라를 산다고 샀었다.
세입자가 보증금을 달라고 한다. 일 년 남았지만 나가겠다고.
언성 높이며 욕 한 판 걸지게 하시더니 그러면서 충고 한 마디 해주셨다.
그 이야기가 멋져부렀다.
"뭐, 이런 집을 사가지고 이 고생을 하냐, 사려면 제대로 알아보고 사야지!"
생각해서 해주는 말인 걸까? 그러게, 왜 이 고생을 하고 있는 거지.
늘 새로운 세입자를 만난다. 이런 일이 생기면 나를 괴롭혔던 지난 세입자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작년에 몇 번씩 사람들에게 방수에 관해 이야기를 했는데도 반응이 없었다.
반응이 없을 수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세입자를 구하기 전에 자비를 들여 일부 옥상 방수를 했었다. 그걸 알까?......
꼭대기는 조심해야 한다는 걸 확실히 배웠다.
비가 그쳐서 다행이다.
방수하러 다시 가야겠다. 벽지 장판 새로하고 다시 지켜봐야겠다. 땀 한 번 제대로 흘리겠군.
<그래, 거북삼천지교다 이거야.
괴롭고 불편한 상황과 상대하기 버거운 사람들 속에서 자신을 힘들게하며 참고 살기 보다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교양있는 사람들과
쾌적한 환경 속에 살 수 있는 선택권이 내게도 있다는 것을 왜 여태 몰랐지?
알았지만 살짝 모른 척 했다. 좀 더 고생해서 돈을 벌고자.
이 상황을 다시 셋팅하고 이사를 가볼까나~. 과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