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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에서 보통 6시간에서 10여시간을 머문다. 각양각색의 사람들.
개인적인 이야기일텐데도 목소리 높여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터라 들으려 하지 않아도 들려 온다.
1.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해외 유학등 특정 학교를 주로 언급하며, 학력에 관한 이야기.
2. 누가 어디 동네 살고, 몇 백, 몇 천만원짜리 가방을 들고, 월급과 직업이 어떻고, 돈에 관한 이야기.
3. 친구, 연애, 결혼, 부모, 자식간의 관계, 제대로 된 관계를 원하는 혹은 지금의 상황에 대해 못마땅해하는 이야기.
4. 사기 당한, 일, 보험 가입하는, 성에 관한 이야기 기타 등등
지난 주말, 사랑하는 친구와 인사동 고궁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맞은 편에서
깔끔하고 세련되게 양복을 차려입은 아버지가 수수하게 입은 딸에게
'인문학적 교양의 수준이 있는 사람하고 결혼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들려왔다.
딸은 그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 지 투덜거렸다. 그녀가 밥 먹다 체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
아버지의 말뜻은 무엇이었을까?
교양도 어려운 데 인문학적 교양이라니. 정확히 무슨 뜻인지 물어보고 싶어 혼났다.
학력과 직업, 경제력, 집안 등 모든 것이 포함된, 겉으로 보이는 조건을 말하는 걸까.
인문학 책을 많이 읽은 + 일반 사람들이 말하는 교양이 있는 지 없는 지를 본다는 걸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 학교 이름으로 설명이 가능할까. 그럼 너무 안타까울 것 같다.
나의 매력은 무한하여 한 두 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데 말이다.
가지고 있는 돈과 주식과 부동산으로 나라는 사람의 가격을 매길 수 있을까.
그것을 잃게 되면 싸구려 인간으로 전락하는 건가.
자신도 모르면서 남을 판단하는 건 나중에 미안해 할 큰 실수가 될 수도 있다.
아버지는 딸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을 그렇게 표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근데 학력과 경제력과 인문학적 지식을 갖춘 것이 행복과 동의어일까.
오늘도 제대로 살고, 오늘보다 내일 더 열심히 살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남이 별별 자랑을 해도 즐겁다. 욕심 나지도 않고 오히려 그들이 불쌍해 마음이 짠하다.
오해를 받고 무시를 당해도 괜찮다. 가끔은 칭찬도 받고 기분 좋은 관심도 받으니까.
호기심이 생길 때마다 하나씩 하나씩 즐기며 5, 10년 열심히 하면 조금씩 실력이 쌓일 테고
스스로 인정해주고 사랑해주며 풍요로운 삶을 살면 그만이다.
세상의 기준과 상관없이 살아도 그 기준보다 많은 걸 갖게 되는 것 같다.
마음을 비우면 따라오는 것 같다. 조용히 졸졸졸, 가슴이 터질 것 같은 행복이.
커피숍에 있는 다른 모든 사람도 그녀도 한 번 사는 인생,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살았으면 좋겠다.
어떤 관계든 그 시작은 내가 누군지부터 파악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인생의 매 단계마다 끈임없는 사전 노력과 긴 시간이 필요하던데,
노력하기 싫고 기다리기 싫어서 불평불만하며 사는 것을 선택한 것일까.
돌아오는 주말은 커피숍에서 진짜 교양있는 다양한 이야기가 들렸으면 좋겠다.
돈이 없어도 당당하고 / 돈이 있다고 흉도 아니고,
학교를 다니지 않았어도 똑똑하고 / 학교를 열심히 다닌 것도 대단한 것이고,
흉보는 사람보다 칭찬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 때론 흉보는 것도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