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도 남편과 산책을 하고 있었다.
술에 취한 남자 두 사람이 길에 주저 앉았다.
한 사람은 인사불성이고 한 사람은 그 인사불성인 사람을 잠들지 말라며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저 앞에 서서 이쪽을 바라보는 개가 우리 시야에 들어왔다. 다리가 길고 날씬하며 덩치는 큰 편인.
슬슬 취객들 근처로 다가오더니 덜 취한 사람 주위를 맴돌았다.
남자가 개에게 장난을 치며 쓰다듬었고, 물어 봐! 물어 보라며 본인의 목을 들이대는 게 아닌가.
그러더니, 순간. 개가 입을 크게 벌려 목을 물었다. 남자는 깜짝 놀라 개의 머리를 잡고 떼어 내려고 힘을 썼다.
그러면 그럴수록 더 깊게 개의 이빨은 박혔고, 우리는 너무 무서워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걷다가 뒤를 돌아보니, 개가, 그 자리에서 우리를 보고 있는 게 아닌가.
갑자기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작은 가게가 보였다. 가게로 들어가야 해 반드시......
꿈 몇 개를 더 꾸고. 새벽 1시, 3시, 몇 번을 더 깼다.
인간의 생존방식은 뭘까. 사람의 본능은 어디까지일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어디까지 날카로워야 할까.
누군가를 물어 죽여야만 내가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가만히 주인 옆에 서 있던 허스키는 갑작스런 핏불테리어의 공격에도 똑같이 공격하지 않고 얌전했다.
핏불테리어 주인은 개를 떼어 내며 허스키 주인에게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핏불테리어는 왜 목을 물려고 덤빈 것일까. 제대로 물리면 죽을 수도 있다던데. 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