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고 일하는 사람이 부지런하면 잘 자란데.
닭을 키우면 달걀이 많아 처치곤란이고,
감이며, 대추, 키위, 유자, 석류, 콩, 고추, 마늘, 벼 등 없는 게 없더라.
녹두며 결명자는 어디서 씨가 날아다니다 혼자 뿌리를 내렸는지 길에 자라고 있어도 사람들이 무관심.
즐기는 게 아니라 일을 위해 일을 하는 사람이 많은 동네라 몸이 힘들도록 고생하고 뒷수습을 못해 많이 버리기도 한다고.
어릴 때는 소가 집집마다 있었는데 이제 소를 키우는 집이 없데.
모기와 파리는 많아. 모기가 좋아지면 시골에서 살아도 되는 건가.
동네는 경운기 소리 빼면 조용하고, 공기도 좋고. 먼지가 집안으로 들어와도 시커멓지가 않더라고.
게으른 사람은 심심하고 비만이 될 듯.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할 게 없어 보여.
마늘 심는 것을 조금 도왔는데 해가 농작물엔 좋겠지만 사람은 익는다 익어. 그나마 바람이 불면 시원해.
바닥에 앉아 먹는 점심도 특별했고, 마당에서 가마에 나무를 태워 한우를 구워 먹으니 담백하고.
옛날 고추와 지금 고추는 다르데. 두꺼워서 햇볕에만 말리면 썩는다고. 100% 태양초는 거짓말이래.
건조기에 넣다가 마당에 널어 말렸다가 한다고. 색이며 냄새가 좋더라. 단 냄새가 나더라고.
이런데서 파는 고추랑 색깔이 틀려. 물론 못된 시골 사람들 일부는 파란 고추에 빨간 약을 뿌리기도 한다더라. 사람 나름.
문어도 싸고 서대도 싸고. 꽃게도 싸고. 일본 원자력이 어쩌고 저쩌고 해도 싸고 맛있으니 먹게 되더라고.
배가 들어올 때 구경했는데 망에 문어가 엄청 많더라. 직접 보는 게 가장 훌륭한 교육인 것 같아.
읍내 어떤 냉면집은 냉면이 8,000원이래. 시골 맞아? 물가가 전국 통일이 되려나.
젊은 사람이 없긴 없더라. 내가 가니 학생이냐며 묻더라고. 병원이며 약국이 여기저기 한가득.
물리치료실에 칸막이도 없다며. 아빠가 이상하다고. ^^'.
장사하는 사람은 어디나 똑같고, 농사하는 사람은 일하고 막걸리나 맥주 한 잔하며 TV로 시간을 보내는 듯.
우리보다 잘해놓고 사는 집도 많아. 대형 TV에 제습기, 가습기, 대형냉장고, 스마트폰. 자랑, 과시, 비교, 묘한 분위기가.
일 년 내내 바쁜 게 아니래. 혼자 생각에 농사는 일 년 내내 숨도 못쉬게 바쁠 줄 알았거든.
마당 있는 집에 살면 우리도 이것저것 심으면 좋겠다. 먹는 걸로. 열매 열리는 걸로만. ^^.
아파트에 1년 넘게 살아 보니 피부에 뭐가 나고 건조해서 눈 아프고. 뜬금없이 땅이 점점 그립네.
숯을 10kg 사긴 했는데 가습기 역할을 잘 하려나. 면역력이 떨어져서 피부가 그렇다고 한의사가 그러던데.
올 겨울은 진짜 진짜 진짜 국산 김치를 먹겠군. 엄마, 아빠가 심은 배추, 갓, 열무, 고추, 바다에서 잡은 멸치로 만든 액젓 오~.
땅콩이랑 가지, 호박, 박, 산에서 캔 고사리와 칡. 바다에 널린 굴, 고동. 찰옥수수, 고구마, 블루베리......
열심히 자라고 있을 고구마랑 땅콩, 블루베리 맛만 보면 되는데. 난 농사를 지을 때가 아닌가 봐. 그냥 맛있게 먹을 때.
농사 공부도 좀 해야 하나. 할 게 또 늘어나네. 정원? 식물? 동물? 집짓기? 키우기? 나도 덜 자랐는데 누굴, 뭘 키울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