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남편은 숨소리도 들리지 않게 푹 자는 중.
홍대, 상수로 해서 4시부터 10시까지 경매 물건을 보며 돌았다.
서울 구경은 끝도 없다.
집에 와서 제주도 귤로 만든 막걸리 한 잔씩 했다.
나무가 많은 아파트라 바퀴벌레가 무척 많다.
오늘 저녁은 안심하고 잘 수 있겠다.
샤시에 구멍을 모조리 막았으니.
우리가 너희들 영역을 침범한 걸까.
그래도 어울려 살긴 싫은데 어쩌지.
이 집을 월세를 주고 한 번 더 고생을 할까 고민 중.
올해도 시간은 흘러 벌써 4월 하순.
소액 소송의 피고인인 난 벌써 3차 변론기일 준비.
6월 5일. 우리 결혼기념일 하루 전. 법원에 또 가야 한다.
사람이 사람을 벌하는 것. 옳은 걸까.
죄는 미워도 사람은 예뻐해야겠지.
악한 감정이 기운을 더 소모한다. 난 힘들어서 미워하지 못하겠다.
막내 동생은 어버이날이라고 시골에 내려간다.
나? 별로 그러고 싶지 않은데.
알콩달콩 아들과 엄마, 아빠
딸은 없는 자식. 그래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자식을 8명 낳고, 너는 이것을 잘하는 구나, 너는 저것을 잘하는 구나.
칭찬하며, 부족한 점을 지적하지 않는 부모가 있다고 한다.
그 자식들은 또 자식을 낳아 그 부모를 닮았다.
그렇게 한 사람의 영향력은 엄청나다.
어느 누구의 흉도 보지 않아 주위의 적이 없단다.
나는 언제쯤 적당한 수다 속에 흉도 단점 지적도 없는 알찬 이야기를 가볍게 술술 할 수 있을까.
집을 하나 더 살까. 전세 가격에 조금만 보태서.
자야겠다. 남편, 좋은 꿈 꾸세요. 잘 자요......
